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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나서
황경신
생각이 나서,
난 이 말을 참 좋아해요.
왜 전화했어? 용건이 뭐야? 왜 주는 건데?
이렇게 물어보는데
-생각이 나서 전화했어.
-오늘은 세 번 생각이 나서 문자 보내요.
-네 생각이 나서 샀어.
이런 대답이 돌아오면
따뜻하고 부드러워져요,
갑자기, 온 세상이.
수가 몰래 놓고 간 딸기맛 비타민C,
여리가 주고 간 헤어 에센스와 색색 가지 초들,
양이 갑자기 싸 들고 온 밑반찬들,
티가 보내준 앨범과 사진,
누군가가 슬쩍 밀어놓고 간 마음 한 조각,
그렇게 작고 예쁜 것들을 생각하면
나날이 크리스마스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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