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

생각이 나서

네다 2014. 3. 23.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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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나서

황경신

 

생각이 나서,

 

난 이 말을 참 좋아해요.

 

왜 전화했어? 용건이 뭐야? 왜 주는 건데?

이렇게 물어보는데

 

-생각이 나서 전화했어.

-오늘은 세 번 생각이 나서 문자 보내요.

-네 생각이 나서 샀어.

이런 대답이 돌아오면

 

따뜻하고 부드러워져요,

갑자기, 온 세상이.

 

수가 몰래 놓고 간 딸기맛 비타민C,

여리가 주고 간 헤어 에센스와 색색 가지 초들,

양이 갑자기 싸 들고 온 밑반찬들,

티가 보내준 앨범과 사진,

누군가가 슬쩍 밀어놓고 간 마음 한 조각,

 

그렇게 작고 예쁜 것들을 생각하면

나날이 크리스마스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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