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리 4부작 잃어버린 아이 이야기Storia della bambina perduta 엘레나 페란테Elena Ferrante / 김지우 한길사 238 내가 묻자 릴라는 헐떡이면서 자동차의 경계가 해체되었다고 했다. 운전석에 앉아 있던 마르첼로도 경계가 해체되어 자동차와 마르첼로가 본래 틀과 몸에서 쏟아져 나와 그 금속성 액체와 살이 뒤섞여버리고 말았다는 것이다. 그때 릴라는 분명 '경계의 해체'라는 표현을 썼다. 릴라가 그 표현을 쓴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릴라는 힘겹게 그 말의 뜻을 설명했다. 릴라는 내가 '경계의 해체'가 무엇인지 이해해주기를 바랐다. 그것이 얼마나 두려운 것인지 알아주기를 바랐다. 릴라는 숨을 헐떡이면서 내 손을 더 세게 쥐었다. 릴라는 사물과 사람의 경계는 섬세해서 무명실처럼 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