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

20분

네다 2014. 6. 8.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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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분

고두현


아침 출근길에

붐비는 지하철

막히는 도로에서 짜증낼 때

20분만 먼저 나섰어도

날마다 후회하지만

하루에 20분 앞당기는 일이

어디 그리 쉽던가요


가장 더운 여름날 저녁

시간에 쫓기는 사람들과

사람에 쫓기는 자동차들이

노랗게 달궈놓은 길 옆에 앉아

꽃 피는 모습 들여다보면


어스름 달빛에 찾아올

박각시나방 기다리며

봉오리 벙그는데 17분

꽃잎 활짝 피는데 3분


날마다 허비한 20분이

달맞이꽃에게는 한 생이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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