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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석화된 애덤 스미스를 되살린다
'애덤 스미스, 경제학의 탄생' 출간
이경남 옮김. 216쪽. 1만3천원.
’경제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애덤 스미스(1723~1790)를 이야기할 때는 으레 저서 ’국부론’과 ’보이지 않는 손’(the invisible hand)이란 표현이 등장한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손’은 국부론에 딱 한 번 등장할 뿐이며 그의 모든 저작을 통틀어도 세 번 등장하는 표현인데도 그에게는 항상 ’보이지 않는 손’이라는 수식어가 그의 모든 것을 대표하는 듯 따라다닌다.
스미스의 평전으로는 국내에서 처음 출간된 ’애덤 스미스, 경제학의 탄생’(청림출판 펴냄)은 ’보이지 않는 손’에 갇혀 있는 화석화된 스미스의 진짜 모습을 복원하기 위해 스미스의 출생부터 죽음까지 그의 일생을 따라나선다.
영국의 소설가이자 비평가인 제임스 버컨은 경제학자로서의 스미스 외에 ’도덕감정론’을 쓴 도덕철학자로서, 대학교수로서, 대학총장으로서 애덤 스미스의 행보를 고스란히 소개하면서 국부론을 쓰기까지 스미스의 사상이 어떻게 형성되고 발전해 왔는지를 분석한다.
책을 쓰기 위해 25년간 스미스에 대한 조사연구를 수행한 저자는 스미스가 평생 동안 인간의 이타성에 관한 연구를 계속했고 이를 통해 사회와의 유대관계, 도덕성에 관한 철학을 정립했으며 국부론도 이러한 연구의 산물이었다고 설명한다.
’국부론’은 개인의 이기심을 강조하고 경제적 효율성을 옹호한 책으로만 비치고 있지만 사실은 평범한 대다수의 복지에 대한 식견과 도덕성 없는 부자, 시장에 대한 그의 경계가 함께 담겨있다고 이야기한다.
사상 뿐 아니라 ’인간’ 스미스의 모습도 만날 수 있다. 평생 결혼하지 않은 채 어머니와 함께 지냈고 우울증에 시달렸으며 철학자 데이비드 흄과 우정을 나눴던 이야기부터 수줍음을 타고 혼잣말을 하며 뻐드렁니에 고개를 흔드는 버릇까지 평범한 생활인으로서의 스미스의 모습도 일화와 함께 묘사된다.
저자는 “스미스는 결코 교조적인 자유무역주의자가 아니었다”면서 “이 책은 경제학자들에 의해 신비화되고 정치가들에 의해 단순화된 스미스의 허상을 걷어내고 대중적 관점에서 그의 진면목을 다시 보게 하려는 의도로 쓰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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