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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131231 이탈리아 밀라노 - 산타마리아델라그라찌에 성당, 최후의 만찬

네다 2014. 2. 7.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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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2.31 청명한 맑음
이탈리아 밀라노

산타마리아델라그라찌에 성당Basilica di Santa Maria della Grazie
최후의 만찬Cenacolo Vinciano

두오모 관람을 마치고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최후의 만찬(체나콜로 빈치아노 Cenacolo Vinciano)를 관람하기 위하여 산타마리아델라그라찌에 성당 Basilica di Santa Maria della Grazie 으로 이동했다. 두오모 역에서 까도르나 Cadorna 역으로 갔다. 여행자들의 경로가 어찌나 똑같은지, 밀라노 중앙역 지하철역에서는 노선도에서 중앙역과 두오모 역이, 두오모 역의 노선도에는 두오모 역과 까도르나 역만 하얗게 바래져 있었다. 글씨가 안보일 지경이었다ㅋ

까도르나 역에 도착해서 밖으로 나오니 오거리와 광장이 보였다. 지하철 역을 등지고 2시방향이 예수 까두치 도로 Via Giosue Carducci 이다. 도로를 타고 200미터 정도 내려가면 사거리가 나오면서 마젠타 거리 Corso Magenta 에 다다른다. 우회전해서 300미터 정도 걸어가면 산타마리아델라그라찌에 성당이 나온다. 마젠타 사거리에 성당 푯말이 있으니 길 잃어버릴 일은 없다. 까라도소 도로 Via Caradosso 를 면하고 있는 쪽은 산타마리아델라그라찌에 성당이고, 성당 안으로 들어가서 본당 정문으로 나오면 오른쪽에 성당에 부속되어 있는 수도원, 그리고 그 안에 최후의 만찬이 그려진 식당이 있다. 

 

나는 1300 타임을 예약했다. 최후의 만찬은 인터넷 예약이 되지 않았다. 한달전부터 시도해봤지만 되지 않았다. 떨리는 마음으로 전화예약을 시도했다. 직원분이 많이 겪어본 일인듯 천천히 차분하고 친절하게 예약해주셨다. 많은 블로그에서 알려주듯이 이름을 말할때는 에이 뽀 알파, 비 뽀 베타, 씨 뽀 찰리 라고 했다. 8유로 날리지, 라고 생각했는데, 신기하게 확인 메일이 왔다. 메일을 출력해서 가져왔다. 관람료 6.5 유로 + 예약비 1.5 유로.

 

성당 관람을 마치고 나온 시각이 약 1200 였다. 배도 출출하고 뭐 먹을데 없을까 하고 둘러보는데, 성당 바로 건너편에 <카페 오톨리나 르 그라찌에Cafe Ottolina le Grazie>가 있었다. 유명한 성당 바로 앞이니 바가지에다가 비싸겠지 하고 다른 데를 찾아보았지만 아무것도 없었다. 할수 없이 카페에 들어갔는데, 크라상이 의외로 싸서(1.8유로 였던 것 같다)카운터 아저씨에게 크라상 2개를 달라!! 고 했더니, 아저씨가 네가 꺼내와 라고 말하셨다. 버터크라상과 초코크라상을 하나씩 들고 다시 아저씨한테 가서 카페라떼 1잔을 시키겠다!! 고 했더니, 아저씨가 심드렁한 표정으로 키친에 가서 시켜 라고 말하셨다. 키친에 가서 카페라떼를 받아 쭈뼛거리며 아저씨를 다시 쳐다보면서 안에 들어가서 먹어도 되냐는 눈짓을 보냈더니, 아저씨가 역시나 심드렁한 표정으로 들어가서 먹어 라는 듯한 눈짓을 주셨다. '일단 먹여놓고 20유로 부르면 어떻게 하지' 하는 두려움이 앞섰다. 베네치아 박물관 카페에서 샌드위치 1개와 카페라떼 1잔에 자릿세가 더해지니 10유로라는 기적이 일어나지 않았는가. 여기는 더 유명한 성당 앞이니 20유로도 거뜬했다. 하지만 20유로 낼때 내더라도 편하게 먹고 보자 라는 심정으로 자리를 잡고, 화장실도 다녀오고, 빵도 맛있게, 커피도 맛있게 먹었다. 여기 빵과 커피는 여느 다른 카페에 비해 뒤쳐지지 않았다. 물론 이탈리아 어느 카페나 커피 빵이 맛있기는 하지만, 여기 크라상은 정말 맛있었다. 커피 빵 같은 간단한 요깃거리부터, 피자 파스타 같은 식사도 되는 것 같았다. 손님 대부분이 최후의 만찬 관람객들이라서 그런지 일본인들이 많은 것 같았다. 커피 크라상을 맛있게 먹고 마음의 준비를 끝낸뒤 카운터에 가서 '전 크라상 2개와 카페라떼 1잔을 먹었습니다' 고해성사 하는 느낌으로 말했다. 그러자 아저씨는 말씀하셨다. '6.5유로' 순간 내 귀를 의심했지만, 아저씨가 잘못 계산하셨더라도 다시 계산할 틈을 주지 않기 위해 '그라찌에!!' 외치면서 동전 6.5유로를 재빨리 얹어놓고 나왔다. 나오면서 '이게 그라찌에의 진실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감사의 마음이 들게 하는 카페였다. 그렇게 관람시간 약 20여분 전에 다시 최후의 만찬 전시관으로 왔다.

 

전시관 입구에서 예약메일 출력본을 보여주니 티켓으로 교환해 주면서 안에 들어가서 기다리라고 한다. 안에 들어가보니 이미 사람들이 많이 기다리고 있다. 한자리 남아있길래 냉큼 가서 앉았다. 양옆으로는 일본인인 것 같았다. 일본어로 된 여행책자를 갖고 왔는데, 신기하게 그 여행책자에 최후의 만찬에 대한 설명이 몇 페이지 있는 것처럼 보였다. 심지어 그림에 나온 인물들까지 설명해 놓은 것처럼 보였다. 다빈치 덕후 책자 같았다. 우리나라 책도 저렇게 되어 있으려나. 이상한 생각을 하며 기다리다보니 1시 8분전이 되었다. 표 검사를 했다. 표에 바코드가 있으니 잘 찍힐수 있게 대주면 된다. 그리고서는 1차 대기실로 들어갔다. 대기실은 관람객들을 유리로 된 밀폐실에 모아놓은 곳이다. 그리고서 조금 있다가 2차 대기실로 들어갔다. 2차 대기실에서는 전시실 안쪽이 보인다. 그림이 보이는 것은 아니고 이전 차수 관람객들이 보인다. 그들은 앞뒤로 왔다갔다 하는 것 같았다. 전시실이 꽤 넓은 것 같았다. 그리고 1시가 되자, 전시실로 들어갔다.

 

처음엔 아무 말 없이 문이 열리길래 뭔가 했는데 들어가서 오른쪽을 보니 뙇. 최후의 만찬이었다. 짐작대로 전시실은 꽤 넓었다. 한 20-30 평은 되어 보였다. 그리고 벽화도 한개가 아니었다. 입구에서 오른쪽은 최후의 만찬, 왼쪽은 예수님 처형 장면이 그려져 있다. 예수님과 같은날 처형된 두명의 도둑 그림이다. 전시실은 간접조명을 활용하고 있었고, 최후의 만찬 앞쪽으로 울타리가 쳐져 있고, 그 앞에 벤치가 여섯개 놓여져 있었다. 최후의 만찬 입체감을 잘 느끼기 위해 그림에서 조금 떨어져서, 거의 전시실 한 가운데에서 그림을 보았다. 전시실의 천장과 벽이 맞닿는 모서리가 그림 속으로 뚫고 들어가면서 식당이 확장되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저쪽에서는 예수님과 제자들이 식사를 하고 있고, 그 뒤로 창문이 있다. 식탁이 계속 차려져 있었다면 내가 창문이 있는 식당에서 예수님과 열두제자와 같이 밥을 먹는 느낌이었으리라. 그림을 자세히 보기 위해서 가까이 갔다. 식탁보가 접힌 것이 그대로 보였다. 제자들의 얼굴은 시간의 풍화작용으로 곳곳에 흐릿해진 곳도 있었으나, 각자의 표정만은 생생했다. 책에서 잘 보이지 않았던 바르톨로뮤와 도마의 표정도 잘 전해졌다. 사진촬영은 금지되어 있다.

15분은 꽤 긴 시간이었다. 멀리서도 가까이서도 충분히 감동을 느낄 만했다. 종료시간이 되자 아쉬움 없이 나왔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최후의 만찬 관람티켓 

http://www.vivaticket.it/index.php?nvpg[evento]&id_show=63954&idt=744

 

 

까라도소 거리에서 바라보는 산타마리아델라그라찌에 성당.

 

까라도소 거리쪽에서 입장하면 중앙정원부터 나온다.

 

 

 

 

 

 

 

 

 

본당 입장.

 

 

 

 

 

 

 

 

 

 

 

 

 

 

 

 

 

 

 

 

 

 

제단과 궁륭은 비교적 간결하다. 네 귀 부분의 그림이 희미하다.

 

 

 

 

 

 

 

 

 

 

 

 

본당 정문으로 나와서, 오른쪽 연노랑 건물이&nbsp;최후의 만찬이 그려져 있는 식당, 전시관이다.

 

 

 

 

 

 

산타마리아델라그라찌에 성당 가는 길에 본 아트리움. 청명한 청록빛이 예쁘다.

 

 

 

 

최후의만찬 전시관 입구.

 

 

 

 

 

최후의 만찬 입장권.

 

 

 

 

넘나 맛있는 빵과 커피가 넘나 저렴했던 가성비 카페 오톨리나 르 그라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