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

저녁 기도

네다 2014. 3. 20.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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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기도

이은환

 

거리마다 불빛 다시 환해 오겠구나

그 길로 각자의 하루 서먹하게 저물겠구나

밥과

지향과

그리고 다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연민들이

각기 다른 이름으로 마감을 하고

더러는 취객이 되어 후미진 골목을 찾아 들겠구나

버려진 말들인데

다시금 불빛으로 켜지는 저녁,

한 때는 눈에 익숙했을 풍경을

이렇게 잊고도 사는 것이다

목숨이란 더러 물리적인 것에 기대기도 한다

거기에 잠시 마음은 없어도 좋다는 말

그러나 이런 저녁을

신께선

오래 버려두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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