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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기도
이은환
거리마다 불빛 다시 환해 오겠구나
그 길로 각자의 하루 서먹하게 저물겠구나
밥과
지향과
그리고 다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연민들이
각기 다른 이름으로 마감을 하고
더러는 취객이 되어 후미진 골목을 찾아 들겠구나
버려진 말들인데
다시금 불빛으로 켜지는 저녁,
한 때는 눈에 익숙했을 풍경을
이렇게 잊고도 사는 것이다
목숨이란 더러 물리적인 것에 기대기도 한다
거기에 잠시 마음은 없어도 좋다는 말
그러나 이런 저녁을
신께선
오래 버려두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