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

나의 나

네다 2014. 3. 20.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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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나

이시영

 

여기에 앉아있는 나를

나의 전부로 보지마.

 

나는 저녁이면 돌아가

단란한 밥상머리에

앉을 수 있는 나일 수도 있고

 

여름이면 타클라마칸 사막으로 날아가

몇 날 며칠을 광포한 모래 바람과 싸울 수 있는

나일 수도 있고

 

비내리면 가야산 해인사 뒤쪽

납작 바위에 붙어앉아

밤새 사랑을 나누다가

새벽녘 솔바람 소리 속으로

나 아닌 내가 되어 허청허청 돌아올 수도 있어

 

여기에 이렇듯 얌전히 앉아있는 나를

나의 전부로 보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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