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

문라이트

네다 2017. 3. 11.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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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라이트Moonlight


감독  배리 젱킨스

출연  트레반트 로즈, 벤 윈첼, 마리아 벨로, 메허샬레하쉬바즈 엘리, 나오미 해리스


70-80년대 마약전쟁의 중심인 마이애미에서 태어난 흑인 어린이 "리틀" "블랙" 샤이론의 성장을 다룬다.

흑인+어린이+성 정체성+마약이라는 소재는 2시간 짜리로 다룰 것은 아닌 것 같지만 감독은 여기에 더해서 대사를 최소화 하고 영상은 초근접으로 찍어 너무나 극적인 영화를 완성했다. 더구나 리틀/샤이론/블랙 매 섹션은 겨우 한두 에피소드로 채워지다가 불친절하게 뚝 끊기는 방식으로 편집되어 긴 여운, 간결함, 개운함, 찝찝함, 감질맛 등 수많은 형언할 수 없는 감정을 뒤엉키게 한다.


영화는 인종적-성적-자아 정체성을 찾아가는 한 인간의 모습을 좇아간다.

후안은 어린 친구 리틀에게 이렇게 말한다. '흑인들은 어디에나 있어'


청소년기의 샤이론은 오랜 친구 케빈의 정사장면을 꿈꾼다. 그 다음날 그는 케빈이 사는 바닷가 마을을 찾는다. 때마침 케빈이 나와 둘은 백사장에서 시간을 죽인다. '너무 많이 울어서 내가 눈물이 된 것 같아' 의미없는 철학적인 이야기로 변죽을 울리는 둘은 서로에게 흐르는 감정을 깨닫는다.


성인이 된 블랙은 근 10년만에 자신의 '불알' 친구 케빈의 전화를 받는다. 그날밤 그는 케빈 꿈을 꾸며 몽정한다. 블랙은 수백킬로미터를 달려 케빈을 찾아간다. 케빈을 만나기 직전 블랙은 긴장하면서 머리를 매만지고 장신구를 확인하는 등 '남자'로서의 멋있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치장한다. 10년만에 첫사랑을 만나는 그의 모습이 귀엽다. 케빈은 10년전과 똑같지만 한편으로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 있다. 그는 이제 전부인과 딸을 두고, 별 볼일 없는 식당에서 평범한 일을 하는 성인이 되어 있다. 블랙은 여전히 린치와 따돌림과 적들로 둘러싸인 소년의 삶을 살고 있는데 말이다. 케빈의 집으로 간 둘 사이에 숨 막히는 정적과 긴장이 흐르고 케빈이 묻는다. '샤이론 넌 누구냐' '난 나야' 하지만 이 말은 블랙이 묻고 싶었던 것일게다. '난 여전히 우리가 사랑을 나누었던 10대에 머물러 있는데 케빈, 넌 변했구나' '이게 평범한 인간의 삶이야'


블랙은 사랑이 아니었던 케빈에게 자신의 경험을 고백하고 케빈은 블랙을 쓰다듬어준다. 사랑도 인간애도 아닌 우정이다. 왜 '아가씨'는 아카데미, 오스카 노미네이트가 안되는데 '문라이트'는 수상을 하는지 이해가 되는 장면이다.


마지막 장면은 원작의 말을 시각화한 장면인 '달빛 아래에선 검은 아이도 푸르게 보인다' 이다.


문라이트의 골든글로브 작품상과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을 축하한다. 이 영화나 '귀향'과 같이 차별과 개별적 역사에 기반을 둔 소재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소재는 아니지만 잘만 만든다면 시상식의 주인공이 될 가능성은 더 높은 것 같다.


흑인들은 유쾌하다. 말하는 것만으로도 노래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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