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네다 2008. 7. 18.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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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김지운

출연  송강호, 이병헌, 정우성

 

"뭐 되는 일이 없어."

"빨리 말해. 자야되니까."

 

한 가지에 사로잡히면 무서워지는 법이다.

다른 사람은 물건으로 보이고,

다른 물건은 눈에 들어오지 않고,

종국에는 자신을 파괴하기도 한다.

창이가 자신의 손가락과

태구에게 매달렸던 것처럼.

 

자유롭게 살면 외로워지는 법이다.

도원의 넋두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잠들었던 태구가

창이의 손가락을 먹고도 무심하게 살았던 태구가

사실은 가장 외로운 놈 아니었을까.

그래서 할매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았을까.

 

끝끝내 말하지 않았던 아니, 영화에서 말해주지 않았던

도원의 소원은 무엇이었을까.

모험도 길어지면 지루해지는 법이다.

인간은 언젠가 돌아갈 곳을 찾는 짐승이다.

고향에 돌아가서 평화롭게 살고 싶어했던 태구나,

복수든 죽음이든 끝장을 보려했던 창이나,

의지와는 상관없이 항상 누군가를 쫓을 수밖에 없었던 도원이나

결국은 종결을 바라고 있던 것은 아니었을까.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원의 소원은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어쩌면 놈들이란 다 그런 법이다.

벌판을 마냥 뛰어노는 게 좋은 것이다.

아무 정처없이 그때그때 입에 풀칠해가면서 마냥 헤매는 게 좋은 것이다.

재미있으니까.

 

가끔은 영화도 그런 게 좋은 법이다.

멋있고, 폼잡고, 소란스러운.

그냥 재미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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