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

네다 2012. 3. 13.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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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窓

류인서

 

사월에서 오월로 가는 길목에 작은 창이 나 있다

그 창가에 붉은빛이 서로 다른 꼬마장미 몇 분(盆), 얼룩고양이

타오르는 숲길 하나가 지금 창밖을 지나간다

침목처럼 가로누운 나무 그림자들

길 가장자리 밝은 그늘에 어느 날의 당신이 의자를 놓고 앉아 있다

아무것도 보고 있지 않은 사월과 오월 사이 당신의 숨은 눈, 그 눈 속으로

그림자의 침묵을 밟고 당신을 태운 기차가 지나간다

 

 

 

* 류인서

경북 영천 출생

2001년 <시와 시학> 등단

시집 <그는 늘 왼쪽에 앉는다> <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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