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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131221 이탈리아 로마 - 로마 도착

네다 2014. 1. 16.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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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2.21 맑음

이탈리아 로마

 

런던 스탄스테드 - 로마 치암피노 - 로마 고려민박 - 콜로세움 - 포로로마노 - 캄피돌리오언덕 - 비토리오 엠마누엘레 2세 기념관 - 트레비분수 - 스페인광장

 

0635 코번트리 풀메도 스테이션 Pool Meadow Station 에서 런던 스탄스테드 공항 London Stansted 가는 내쇼날익스프레스 버스 777번 탑승.예매+표 출력하면 29.5 파운드이지만, 현장에서 구매하면 31.7 파운드인데다가 거스름돈도 안 돌려주기 때문에 35 파운드를 그냥 날렸다. 777번이 런던 루톤 공항이랑 스탄스테드를 다 정차하기 때문에 중간에 루톤에서 옆자리 아가씨에게 여기가 스탄스테드냐고 물어봤다가 신생아 대접 받았다.

 

스탄스테드 공항에 갔더니 사람들이 줄을 길게 서 있었다. 나는 사전에 짐무게를 추가하고 발권도 해서, 바로 엑스레이 심사장으로 들어갔다. 엑스레이 심사 아저씨가 랩톱? 아이패드? 물어보길래, 자랑스럽게 카메라!! 디에스엘알!! 이라고 소리쳤는데, 댓츠 화인 이란다. 입국경험을 살려 카메라 엑스레이 검사 대비해서 일부러 따로 가져왔는데, 농락당한 기분이었다. 살펴봤는데, 공항마다 항공사마다 다른 것 같다.

 

파리 샤를드골 Paris Charles De Gaulle + 플라이비 Flybe 탑승 = 카메라 꺼냄
런던 스탄스테드 London Stansted + 라이언에어 Ryanair 탑승 = 카메라 안꺼냄
리옹 쌩떽쥐베리 Lyon Saint Exupery + 플라이비 Flybe 탑승 = 카메라 꺼냄

카메라 검사는 플라이비에 적용되는건가. 내 자리는 A-B-C 중에 전생에 덕을 많이 쌓은 사람에게 배정된다는 행운의 B석이었는데, 공교롭게도 A석 승객분이 화장실 간사이 창밖을 볼 틈이 주어졌다.

 

런던 스탄스테드London Stansted 1300 출발 - 로마 치암피노 Rome Chiampino 1630 도착 

 

밥도 안주고 과자도 안주는 잔혹하고 파란만장한 여정 끝에 로마 치암피노 공항에 도착했다. 로마 치암피노 공항에 내려서 테라비전 Terravision 버스표 창구를 찾았는데(내가 나름 꼼꼼하게 준비했지ㅋㅋ) 매표원이 표를 팔지 않는다. 나가서 사란다. 눈을 찡긋하면서. 나도 같이 찡긋해줬다. 학생할인 해주는 것도 아니면서 캐늠시키. 밖으로 나와보니 주차장이 있고, 버스들이 줄지어 서있다. 뭐가 무슨 버스인지 모르겠는데, 사람들이 많이 몰려있는 곳에 갔더니 테라비전 표를 한장씩 들고있다. 일련의 아줌마아저씨들이 구석쪽 칸으로 가서 줄을 서다가 다시 나와서 사람들이 많은 곳으로 다시 온다. 나도 따라갔다가 다시 왔다. 그 사람들이 나를 흘끗흘끗 보는데, 그 사람들 손에는 표가 있고, 내 손에는 없다. 게중 한 아주머니에게 얼떨결에 소리쳤다. 테 테 테라비젼 버스?! 가히 듣기평가에 천재적일만한 아주머니께서 내 말의 의미를 이해하셨는지 두 유 해브 티켓? 이러신다. 내가 티켓이 없다고 티켓을 사야한다고 말하자, 나를 어떤 흑청년에게 데려다 주신다. 청년이 익숙하다는 듯 원 티켓? 하고 말하길래, 나는 고개를 세차게 끄덕이면서 돈을 꺼냈다. 4유로 란다. 인터넷 예매는 4유로이고, 현장구매는 6유로인줄 알고 있었는데, 로마 도착 첫날부터 기분이 째졌다. 절도와 사기가 횡행하는 도시에서 돈이 굳었다니!! 냉큼 4유로 티켓을 들고 좋아라 사람 무더기 속에 파묻혔다.

 

얼마 지나지 않아 테라비젼 버스가 와서 사람들을 실었다. 공교롭게 내 앞앞 사람에서 줄이 끊겼다. 조금만 새치기 했으면 나도 타는건데. 그렇게 20분이 흘렀다. 버스가 오지 않았다. 30분이 흘렀다. 버스가 오지 않았다. 옆 칸에는 다른 회사 버스가 들고나면서 사람들을 실어날랐다. 나보다 늦게 나온 사람들도 빈 버스 표를 냉큼 사서 타고 갔다. 내 뒤에 있던 어린언니 한분은 새로 빈 버스 표를 사서 타고 가면서 테라비전 표를 던져버렸다. 나는 4유로 표를 보면서 오늘 밤을 새더라도 반드시 테라비젼을 타겠다고 각오했다. 그리고 줄선지 40분째, 버스가 왔다. 사람들이 워킹데드 같이 우적우적 모여들었다. 나는 기득권도 있었고, 표 판 흑청년과 안면도 있었고, 아무튼 이래저래 내 자리를 빼앗길수 없다고 다짐하고 굳건하게 지키고 있었다. 검표하는 아저씨가 표를 자르면서 캐리어는 트렁크에 넣고 오라고 했다. 나는 재빨리 캐리어를 아무렇게나 트렁크에 던져버리고 버스 계단을 올라 착석했다. 그리고 의기양양하게 내 뒤로 타는 사람들을 흘끗흘끗 쳐다보았다. 얼마후 사람들이 빼곡히 들어차고 우리는 로마 시내로 출발했다. 아직 타지 못한 사람들에게 심심한 위로를 남겼다.

 

버스는 20분 정도 지나자 로마 시내에 들어온 것처럼 보였다. 차가 밀렸기때문에 확신할 수 있었다. 사실 원래 차는 공항을 나오자부터 밀리고 있었는데, 시내는 단계가 달랐다. 여긴 던전이었다. 다행히 차고가 높은 버스를 타서 다행이었다. 한편으로는 다행이지 않았다. 깜빡이도 없이 끼어들어오는 승용차와 길도 모르면서 주말에 차 끌고 나온 인간들을 돈 주고 관람하는 기분이었다. 보너스로 이유없이 대책없이 달려드는 무단횡단자들이 있었다. 차라리 잠이 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눈뜨면 코베어 간다는 로마에서 그럴순 없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왠지 잠들었다가 눈을 뜨면 태평양 참치잡이 원양어선에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버스는 40분을 시내에서 돌아다닌후에 승객들을 떼르미니 역Termini Station에 내려줬다. 짜증도 다 사라지고 감사하는 마음이 먼저 들었다. 하차 정류장에 있던 테라비젼 직원들에게 쌩큐!! 라고 소리쳤다.

 

내린 곳은 떼르미니역 1번 출구였으니, 24번 출구까지 안전하고 온전하게 생존해서 가야했다. 작업조끼와 허리색을 다시 확인하고, 기차역 안으로 돌진했다. 캐리어를 끌고 있지만 눈은 정면 목표지점을 향해 경보를 시전했다. 우물쭈물하고 있다가는 소매치기들의 좋은 표적이 된다고 들었다. 나는 명확한 목적지와 루트를 가지고 있으니, 너희들 따위에게 당할수 없어!! 라는 심정으로 24번 플랫폼까지 당차게 걸어갔다. 중간에 18번쯤에서 플랫폼이 끊기고 공사중이었지만, 나는 계속 대차게 주변을 헤매다가 결국 24번으로 가는 길을 찾아서 모카 Moka 커피숍에 도착했다. 커피숍을 관통해서 밖으로 나와 기차역 처마 밑에서 벽을 등지고, 고려민박 사장님께 전화를 드렸다. 너무나 감사하게도 사장님께서 거기 기다리고 있으라고 마중 나오시겠다고 했다. 짧은 거리이지만 직접 나오시는게 안심 되신다고 하셨다. 그리고 8분 정도, 나를 노렸는지 어쨌는지 모르겠는 주변 청년들을 노려보며 기싸움을 했다. 내 주머니를 주섬주섬 챙기면서. 그 사람들은 나를 집시로 생각했을 수도 있겠다.

 

고려민박에 들어서서 옷을 정리하고 저녁을 먹고, 야경투어를 나섰다. 숙소도 깨끗하고, 밥도 맛있고, 야경까지 보여주셔서 무척 감사했다. 야경투어 중에 들른 파씨에서 사장님께서 젤라또를 사주셔서 맛있게 먹었다. 콜로세움-포로로마노-캄피돌리오언덕-베네치아 광장-트레비분수-스페인계단까지 다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