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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2.29 비 흐림
이탈리아 베네치아
이날 원래 1700 에 페니체 극장 Teatro la Fenice 에서 하는 송년음악회를 예매해 놓았었다. 그래서 아울렛 갔다가 1500 버스 타고 돌아오면 딱 맞았었는데, 감사하게도 아침의 삽질로 인하여 관광일정으로 바뀌고 말았다.
1200 날씨도 꾸무럭꾸무럭거리고 다리도 매우 아파 관광의욕이 떨어지는 관계로 앉아서 쉴데를 찾았으나, 밥을 사먹음으로써 자릿세를 상납하지 않고는 엉덩이 붙일 자리를 한뼘도 주지 않는 베네치아의 인정 덕분에 계속 정처없이 헤맸다. 좀 배가 고프겠지만 페니체 극장에 들어가서 뭉개고 있다가 5시 되면 공연을 보려고 입장을 시도해보았지만, 개표소 직원이 딱 잘라서 5시!! 라고 했다. 나는 너무 당황해서 온니 빠이브 오 클락?! 이라고 했다. 무슨 의미로 그랬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역시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뒷걸음질 쳐서 극장 문 밖으로 나왔다.
춥고 배도 고프고 하니 식당에 들어가서 점심이라도 먹으면 좋으련만, 딱히 당기는 것도 없는 마당에, 커피 세트에 8유로나 주고 먹을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러다 생각한 것이 산마르코 광장의 간이벤치(벤치도 아니고 그냥 철봉 위에 나무 합판 깔아놓은 것)가 생각나서, 괜히 또 들떠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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