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

빈 집

네다 2014. 3. 23. 18:54
728x90

 

 

빈 집

기형도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 밖을 떠돌던 겨울 안개들아

아무 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엾은 내 사랑 빈 집에 갇혔네.

'감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별의 고백  (0) 2014.03.23
흐르는 거리  (0) 2014.03.23
여승  (0) 2014.03.23
함부로 애틋하게  (0) 2014.03.23
봄 날  (0) 2014.0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