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G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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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다 2014. 4. 10.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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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4.6 흐림

맨체스터 대성당

맨체스터는 애매한 도시이다. 갈 곳이 많기도 하고, 적기도 하다. 축구광에게는 구장빼고는 딱히 볼것 없는 도시일 수도 있고, 아무거나 줏어먹는 여행자에겐 일주일도 부족한 도시일 수도 있다. 산업혁명의 근원, 핵심. 오래된 펍들과 새로운 식당들. 영국에서 제일 오래된 도서관 체섬도서관Chetham's Library과 도시의 휴양지 피카딜리 가든Piccadiliy Garden. 갈곳도 많고 볼것도 많지만, 시간이 없어 교회Cathedral 만 보기로 했다.

올드트래포드에서 다시 트램을 타고(2.8파운드) 슈드힐Shudehill 정류장에 내렸다. 피카딜리가든 쯤에서 내려도 되지만, 원래 체섬도서관을 보고 밑으로 내려가려는 계획에서 슈드힐로 갔다. 시간에 쫓겨 결과적으로 체섬도서관은 못봤지만, 슈드힐이든 피카딜리가든이든 거리는 걸어갈만한 거리인 것 같다. 맨체스터의 트램은 1회권을 사면 90분간 사용 가능하다. 일일권이 얼마인지 모르겠지만, 시내는 걸어서 거의 구경 가능하니, 1회권을 사서 가장 먼거리만 90분내에 이동하고 나머지는 발로 이동해도 될 것 같다.

슈드힐에서 내려서 내리막길로 곧장 내려갔다. 중간에 상호명이 기억나지 않는 서점에 들러 길을 물었는데, 밖에 나와 다시 보니 1파운드=1유로로 쳐준단다. 그렇게 안 보였는데, 인자하신 주인아저씨인 것 같았다. 내리막길을 계속 내려가다 보면 삼각기둥 모양의 세계축구박물관World Football Museum이 보이고 그 왼쪽으로 교회가 보인다. 교회 입구를 찾을 수 없어, 계단을 타고 밑으로 내려갔는데 알고봤더니 정반대 쪽으로 돌아갔으면 쉽게 금방 입구를 찾을 수 있었던 것이었다!!

맨체스터 교회Cathedral and Collegiate Church of St Mary, St Denys and St George 는 리버풀에 비해 규모도 작고 많이 초라하다. 1421-1882년간 건설되었다.

교회를 보고 다시 왔던길을 되돌아와 트램을 타고 피카딜리Manchester Piccadily 역으로 향했다. 기차시간이 1407 이라서 촉박했다. 점심을 사고 기차에 타서, 어느샌가 모르게 금방 먹어치웠다. 그리고 푹자고 버밍엄 뉴스트릿Birmingham New Street 역에 도착했다. 코번트리 오는 기차가 갑자기 밀려서 20분 정도 기다려서 바글바글대는 사람들과 같이 탔다. 기차가 북적여서 1등석에 앉았는데, 철로 위에서 신호를 기다리느라 또 1시간이 걸렸다. 멀고 힘든 귀가 길이었다.

이번 여행에서 공공재가 많은 도시는 얼마나 살기 좋은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주말이면 펍에서 맥주를 마시며 관람할 축구야구 팀이 있고, 그 팀 팬클럽 하나쯤에 가입되어 있고, 저녁밥 먹고 츄리닝 차림으로 나가서 뛸 공원이 있고, 늦은 밤 잠이 안올때 문득 찾아가 헤엄칠 수영장이 있는. 종교가 있든없든 한번쯤 편안해지려 찾을 수 있는 종교시설이 가까이 있고, 집 가까이에 사치품이 아니라 생활용품을 파는 편리한 마트가 있고, 도시 어디든지 데려다줄 대중교통이 있고, 사실은 대중교통도 필요 없는 잘 가꾸어진 도보가 있는. 매일 걷는 길이라도 문득문득 올려다보면 오래된것과 새것의 조화때문에 감탄하게 되고, 여기서 살고 있다는 데에 새삼 감사해지는. 돈이 넘친다면야 타워팰리스에 들어가면 되지만, 부자동네가 아니더라도 가능한 이야기이다. 적절한 도시계획과 그에 부응하는 시민의식이 공존한다면 가능한 이야기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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