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소화
강세화
한창 나이에 죽은 친구 생각이 나면
소백산 구인사 큰 법당 내려오는 계단 가에
애절한 사랑을 변변히 내색도 못하고
안타까운 마음으로 피어있는 꽃을 보러가자
남몰래 만났다가 아쉽게 헤어지고
가까이 아득히 생생한 기척을 좇으며
한 생애 넘보다 주저앉은 형국으로
뚝 떨어져 빤하게 승천하는 꽃이여
별나게 곰곰이 그리움이 앞서서
대낮을 골라 보란 듯이 지면서
훨씬 가까이 잇대고 싶은 사람을 위하여
나도 어쩌면 이쯤에서 그러고만 싶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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