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
적멸
정한용
스무 해 전에 보낸 편지에
스무 해 지나 메일로 답이 왔다
알 수 없는 일, 겨우겨우
가는 목숨을 어찌어찌 이어오던 난 화분에
꽃이 달렸다
모든 목숨은 물 같은 그리움이거나
빈집을 흐르는 울림이거나
상처의 흔적이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