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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140704 스웨덴 스톡홀름 - 국회, 시청사

네다 2014. 7. 11.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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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704 맑음
스톡홀름

클라라교회 - 왕궁 근위대교대식 - 국회 투어 - 시청 투어 - 오페라극장 - 시립박물관 - 감라스탄 - 국회의원회관 - 시청 정원

 

코번트리-런던 개트윅Gatwick. 0200 셔틀버스인데 0100에 도착했다. 때마침 오는 버스기사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태워달라고 했더니 타란다. 감사합니다 하고 낼름 탔다. 

 

0415경 개트윅에 도착해서 셀프체크인을 마치고 복도에서 기다렸다. 음식을 살까말까 고민하다가 게이트 들어갈때 사야지 하고 있었다. 0535에 게이트 넘버가 뜨고 94 게이트 들어가는 길에 음식을 사려고 했는데, 코스타가 안보였다. 거의 끝쪽 게이트에 가야 있는 것 같았다. 다시 복도로 돌아와서 스미스에서 샌드위치, 커피, 초콜렛을 샀는데 7파운드가 넘게 나왔다. 스웨덴 물가를 벌써 체감하고 있다. 비행기는 0620 출발했고 비행시간은 2시간정도 되는 것 같았다. 옆에 아무도 앉지 않았다. 

 

0935경 알란다Arlanda 공항에 내렸다. 인테리어가 나무로 많이 되어있었다. 수속은 빨리 끝났다. 알란다 익스프레스(왕복 490크로나)를 타고 시내로 나왔다. 나오는 길까지 잘 몰랐는데 시내 도착하니 남자들 평균키가 커져있었다. 다행히 숙소 시티롯지호스텔City Lodge Hostel을 빨리 찾았다. 리셉션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저널리스트처럼 보이는 어떤 남자가 나가면서 '나가서 뭐든지 일을 좀 찾아봐야겠다' 고 한다. 스톡홀름 언론사에 취직하려고 하나보다. 베드린넨과 타월을 사고 침대를 확인했다. 침대 2층이어서 싫었지만 어차피 잠만 잘거니까 하고 위로를 했다. 짐을 정리하고 밖으로 나왔다. 벌써 11시가 넘었다.


근위대 교대식 보기전에 시청Stadthuset이든 국회Rikstagshuset든 보려고 했는데 실패다. 클라라교회Klara Kyrka에 들어가서 사진을 찍고 있으니 어떤 할머니가 와서 설명까지 하시는 바람에 시간이 더 늦어졌다. 할머니는 성당에서 빈민들을 많이 돕고 있고, 일주일에 한번씩은 집창촌에 가서 봉사도 하신다고 했다. 오늘 저녁에 노숙자들을 위한 성가공연과 저녁이 준비되어 있으니 오라고 하셨다. 매일 매시각마다 성경을 읽는 자원자들 리스트도 보여주셨다. 할머니께서 영어로된 성경을 주겠다고 찾으셨는데 성경은 없고 '구도자' 교리서만 있어서 거기에 싸인을 받아왔다.

교회에서 나와서 바로 왕궁으로 갔다. 벌써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었다. 그늘진 자리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12시가 넘어도 식을 안한다. 1215가 되어서야 안내방송을 시작한다. 자기를 Lieutenant Commander 라고 소개하신 분이 안내방송을 하셨다. LC이면 중령인것 같은데 목소리는 할아버지인줄 알았다. 스웨덴 왕궁, 근위대, 해군 안내까지 마치고, 왕궁 콜렉션도 구경하러 오라고 하면서 끝마쳤다. 그리고서도 또 시간이 지나서야 근위대가 밴드를 앞세우고 들어왔다. 예의 로얄블루 유니폼과 번쩍번쩍 빛나는 예모가 아니라 아니라 남색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영국에 비교할 생각은 애초에 없었지만 그래도 많이 작았다. 별로 볼것도 없고 시간도 되고 해서 1230경 국회로 이동했다.

 

국회 앞에 아무도 없었는데 서성거리고 있으니 경비원이 나오길래 투어하냐고 물어봤는데 그렇단다. 사진 좀 찍다가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시간이 되자 투어스티커를 나눠준다. 지름 약 3cm정도의 분홍색으로 받았다. 지하로 들어가니 락커가 있어서 짐을 넣었다. 10크로나를 넣는 락커가 있었는데 동전이 없어서 우물쭈물 하니 경비원이 동전 안넣는 락커에 넣으라고 알려줬다. 가이드는 남자 1명, 여자 1명 그리고 경비원 1명이었다. 투어객은 영국인 노부부 1쌍, 호주인 노부부 1쌍, 독일 아이들 3명, 스웨덴 아저씨 1명과 나였다.

 

1. 본회의장
1971년 국회가 양원제에서 단원제로 개편된 이후, 스웨덴 국회는 인근 중앙은행 건물 7층에 본회의장을 설립하고 두 건물을 구름다리로 연결했다. 최근에 다시 만들어서 그런지 거창하지 않고 간소했다. 투표결과를 나타내는 전광판은 자리 모양을 그대로 본따서 만들었다. 스웨덴 국회는 현재 349명, 8개 정당이 원내에 진출해있고 4개 정당(중도 107, 자유 24, 중앙 23, 기독민주 19) 이 보수연합정권을 구성하고 있다. 적록연합(사회민주 112, 녹색 25, 좌파 19)이 뒤를 잇고, 극우로 분리되는 스웨덴 민주당이 20석으로 독자활동하고 있다.  최소 4%를 차지해야 원내로 진입할 수 있다. 선거주기는 4년이며 2014년 9월 선거가 예정되어 있다. 스웨덴 정치체제는 기본적으로 입헌군주-의원내각-단원제이다.
행정부 청사는 운하를 사이에 두고 국회와 마주보고 있다. 아침에 가장 먼저 불을 밝히는 곳은 왕궁, 그다음이 국회, 그리고 정부청사라고 한다. 본회의장은 신청사 가장 꼭대기 7층에 위치해 있다. 신청사에서는 리다홀멘섬에 있는 국회의원 사무실들이 보인다. 국회는 6월을 제외하고 매주 화, 목요일 개원하기 때문에 의원들은 스톡홀름에 있어야 한다. 주말동안 가족들이 남아있는 지역구에 가는 사람도 있다. 

 

2. 재정위원회 회의장

원래 도서실로 쓰이던 곳이라 책들이 많이 남아있었다. 재정위원회는 의장 1명외 각 정당에서 모인 8명의 위원들이 속해있다. 재정위원회는 여타 위원회에 대하여 우월한 권한을 갖고 있지 않다.

 

3. 구청사

중앙복도를 지나 구 본회의장구청사는 1897-1905년간 건축가 아론 요한슨Aron Johanson의 설계에 따라 신고전주의 양식으로 건설되었다. 건물 전면은 바로크 복고풍으로 장식되어 있다. 구청사에는 상원, 하원 2개의 회의장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그리고 두 회의장 사이에 중앙홀이 자리잡고 있는데, 이 홀은 지금도 국회 주요 행사시에 활용된다. 우리 국회의 중앙홀보다 규모는 작지만 대리석바닥과 계단이 아름답게 장식되어 있었다. 

우리는 상원 회의장만 방문했는데, 원통형 구조의 홀에 붉은 천으로 씌워진 의자와 책상들이 부채꼴 모양으로 빼곡히 들어차있었다. 천장에는 8개의 벽화가 남아있었는데, 의장석 위에는 연기가 나는 봉화 그림이 그려져있어 민중의 소리를 대변하는 국회의 역할을 설명하는 듯 했다. 

4. 여성복도
스웨덴에서 처음으로 여성이 투표권을 행사한 해는 1921년인데, 21세 이상 여성들에게 투표권이 주어졌다. 그 해에 남성보다 더 많은 여성들이 투표를 했는데, 이는 남성들이 군복무를 했어야 했기 때문에 여성유권자수가 남성유권자수를 초과했던 것이다. 1921년 이후, 최초의 여성 상원의원 케르스틴 헤셀그렌Kerstin Hesselgren이 나왔고, 이후 여성 장관 카린 코크린드베르그Karin Koch-Linberg, 그리고 1958년 최초의 여성 총리대행 울라 린드스트룀Ulla Lindstroem 이 배출되었다. 여성복도에는 최초의 여성 국회의원, 여성 장관, 여성 대변인의 사진이 걸려있었다. 

마지막에는 거울이 걸려있었는데, 최초의 여성총리를 꿈꾸는 여학생들을 위한 것이리라.

5. 신청사 지하

다시 신청사로 돌아와 지하로 내려갔다. 신청사가 과거 은행일 때 사용하던 부스를 그대로 남겨 국회직원들이 사용할 수 있는 우체국, 은행 등으로 리모델링했다. 옛날에 쓰던 공중전화부스를 그대로 남겨놨는데 지금은 그냥 장식용으로 사용하는 것 같다. 이곳 천장에 특이한데, 원래는 반원통형 지붕으로 되어있고 양끝에 벽화가 들어가 있었는데 리모델링을 하면서 반원통을 막고 양끝 벽화를 내려서 천장처럼 만들어놨다.투어를 마치고 스티커를 떼어서 락커룸 벽에 붙이고 나왔다.

 

국회를 나와 바로 스톡홀름 시청사로 향했다. 시청사 투어는 100크로나가 들었고, 1500 투어를 잡을 수 있었다. 스톡홀름 시청사는 라그나 오스트베르그Ragnar Ostberg의 ㅁ자 설계에 따라 1923년 건축되었으며, 총 800만개의 벽돌이 사용되었다. 창문은 고딕양식, 내부 연회장은 비잔틴 양식의 금장식으로 마감되어 있다. 

1923년은 구스타프 바사왕이 덴마크로부터 독립을 달성하고 스톡홀름에 입성한 해였다. 건물 남동쪽 바다를 면한 동에는 106m의 종탑이 서있고, 첨탑 위에는 스웨덴왕실 문장 3개의 황금색 왕관 모형이 붙어있다. 건설할때 베네치아 산마르코광장을 염두에 두었는지 모르겠지만 그보다는 더 정숙하고 얌전한 분위기였다.

1. 블루홀
벽돌을 쌓아올리고 청색으로 칠하려 했으나 건축가 마음이 바뀌어서 그냥 붉은 벽돌로 놔두었다. 이탈리아 건축 양식을 본따 원래 천장 없이 파티오로 만들려고 했으나 스웨덴 기후상 눈이 많이 와서 천장을 만들수밖에 없었다. 바닥에 열선을 까는 방식, 유리천장을 만드는 방식도 고려했으나 기술부족으로 실행하지 못했다. 대신 벽 가장 윗부분을 창문으로 처리하여 여전히 햇빛이 들어오게 했다. 지상층에서 1층을 들어올리는 기둥은 각기 다른 모양으로 장식되어 있는데 다양한 건축양식을 보여주고 싶은 건축가의 의도라고 한다. 1층에서 블루홀에 음악을 들려주는 파이프오르간은 10,270개로서 스칸디나비아반도에서 가장 큰 오르간이다. 
이 방은 1년에 100번 가까이 열리는 시청 주요행사에 활용되고, 가장 주요하게는 매년 12.10. 노벨상 시상자들을 위한 연회장으로 사용된다. 연회장이 좁지는 않으나 약 1천여명에 가까운 하객이 초청되기 때문에 각자 60평방센티미터의 공간밖에 차지할 수 없다. VIP는 70평방센티미터이다. 어맛 평등해라. 연회가 시작될때 음식은 거의 모든 하객들에게 동시에 나온다. 이를 위하여 수백명의 웨이터들이 대기하고, 음식은 윗층에서 준비되어 신속하게 내려온다.  

2. 시의회 본회의장
바이킹 범선을 거꾸로 엎어놓은 모양의 천장, 높고 긴 창문을 덮고 있는 육중한 붉은 커튼, 의장석 윗부분 지붕이 인상적이다. 천장 가장 윗부분 그러니까 범선 바닥은 전통에 따라 하늘색으로 칠했다. 매 격주 월요일 저녁에 회의가 개최되며, 약 200여명의 일반인들이 상단에서 참관할 수 있다. 스톡홀름은 시장이 없고, 시의회 의장과 재정담당관이 이원집정으로 운영하고 있다. 시의회는 총 101명이며, 국회와 마찬가지로 8개의 정당이 원내입성해 있다. 시의회에는 여성대 남성 비율이 55:45 정도로 오히려 여성이 많은 편이며, 의장도 여성이다.

 

3. 세인트 조지 왕자의 시계와 결혼식장
스웨덴의 세인트 조지 왕자가 덴마크의 상징인 용과 맞서 싸우는 작품이다. 덴마크와 비슷한 설화가 전해져 내려오는데 내용은 정반대다. 매시 정각에 외부로 인형들이 돌아나가 밖에서 볼 수 있다. 이 곳 천장은 100개의 타원으로 조각되어 있는데 예전에 시의원이 100명이던 시절이 만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시의원은 101명이다. 왕자의 시계를 지나면 시민들이 이용 가능한 결혼식장이 있다. 매달 4커플이 결혼할 수 있기 때문에 인기가 매우 많으며 약 4개월전부터 예약을 받는다고 한다.

4. 왕자의 방(1층 회랑)
노벨상 연회등 주요 행사때 길다란 연회상이 차려지고, 사람들은 창문밖 리다퓌르덴Riddarfiaerden이 보이는 쪽에 앉거나 창문을 등지고 앉는다. 리다퓌르덴의 모습은 매우 아름답기 때문에, 이를 등지고 앉아 밥을 먹는 사람들에게 매우 불공평하다. 하여, 이 방을 주문한 오이겐Eugen 왕자가 반대편 사람들이 스톡홀름 바다의 모습을 못보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여 그 풍경을 프레스코화로 그리도록 하였다. 방 중간에 있는 각지고 둥근 쌍쌍의 기둥들은 남자와 여자를 상징한다. 어떤이들은 각진것이 남자, 둥근것이 여자라고도 하고 또 어떤이들은 그 반대라고도 한다. 여자들이 생각이 복잡하기 때문이다.

5. 골든홀Gyllene Salen
화가 아이너 포세스Einer Forseth에 의해 1800만개의 황금-유리 모자이크 조각을 사용하여 방 전체가 황금으로 장식되었다. 황금 10kg이라는 양으로 의외로 적게 들었는데 그 비결은 유리판을 납작하게 만들어 거기에 금박을 씌운 것이다. 골든홀을 장식하는데 적어도 6개월이 필요하였는데, 담당팀에게 주어진 시간은 겨우 2개월이라서 실수가 많이 나왔다. 그 중 하나로 정문 위에 그려진 시청 꼭대기에 원래 3개였어야 할 왕관이 2개밖에 없다. 또 그 위에 세인트 에릭 왕이 말을 타고 있는데 뒤늦게 천장몰딩이 내려오게 구조를 짜는 바람에 머리가 잘렸다. 실제로도 그 왕은 머리가 잘렸다고 한다. 블루홀쪽 벽에는 7가지 덕이 그려져 있고, 그 반대편에는 스웨덴의 역사적인 작가, 과학자들이 새겨져 있다. 정면제단 알타에는 말라렌Malaren 호수의 여왕이 그려져 있는데 뱀 모양의 머리카락 때문에 메두사같이 보인다고 한다. 하지만 사실은 바다의 물결을 표현한 것이다. 여왕의 왼쪽 그러니까 서편에는 에펠탑, 노트르담 성당 등이, 동편에는 동양적인 산수, 코끼리, 터키국기 등이 새겨져 동서양의 중심에 있는 스톡홀름을 표현하였다. 스톡홀름이 서양과 동양의 중심이라는 자부심을 내비친 것이다. 그런데 실제로 스웨덴은 그냥 북쪽이잖아;; 노벨상 수상자들은 블루홀에서 연회를 마치고 골든홀에서 무도회를 갖는다.

6. 골든홀(1층) - 블루홀(지상층) 계단
건축가의 아내가 드레스를 입고 수백번에 걸쳐 오르내리면서 실험한 결과 여성이 드레스를 입고 넘어지지 않고 가장 편하게, 그리고 가장 우아하게 오르내릴 수 있는 층계의 높이를 만들어냈다. 실제 노벨상 연회가 열릴때는 계단에서 보이는 벽면에 별을 붙여넣어 노벨상 수상자가 영광스럽게 걸을 수 있도록 한다.

시청사 투어를 마치고 기념품점으로 나오는 복도에는 노벨상 연회시 사용하는 식기들을 전시해 놓고 있어 부러움을 자아낸다. 민트색으로 장식된 식기들은 고고하고 우아한 기품을 뿜어낸다. 기념품점에는 스웨덴의 마스코트 달라호스Dala Horse를 아기자기하게 색칠해서 만든 기념품들이 많이 있다. 귀엽고 깜찍해서 '줏어'오고 싶었지만 딱히 용처가 없다는 것이 함정이다. 그래서 과연 쓸지는 모르겠지만 혹시 몰라 하는 마음에 티테이블타월(170크로나)을 주워왔다.

시청사 투어를 마치고 부두(이건 해변이라고 하기도 뭐하고 항구라 하기도 뭐하다. 모래도 없고 정박시설도 없는데 물은 바닷물이다. 외스터말름Oestermalm쪽은 그나마 정박시설이 있으니 항구라고 할만한데 시청-국회쪽은 정말 뭐라 부르기가 뭐하다.)를 따라 걸으니 오페라극장Opera이 나왔다. 예정에 없었으나, 들어가서 입장료가 있냐고 물어보니 사실 지금은 극장 문을 닫았고, 1층 홀이 매우 아름다우니 가서 구경해보라고 한다. 상냥해'ㅅ' 계단과 복도에 깔려진 벨벳레드카펫이 고급스럽다. 시청-국회와는 달리 프랑스-이탈리아에서나 볼 법한 화려하고 정교한 인테리어 장식이 극장의 오랜 역사와 스톡홀름인들의 예술적 심미를 말해준다. 1층에는 레스토랑이 운영중이라서 웨이터들이 서빙을 다니는데, 식당 밖 복도 홀은 개방되어 있어 누구나 들어가서 황금 샹들리에과 거울로 장식된 방을 구경할 수 있다. 사실 이런 공간을 개방하지 않는 것도 낭비다. 아, 레스토랑에서 밥 먹고 싶다.

오페라를 나와 시립도서관Stadtbibliotek을 찾아갔다. 처음에 국립도서관Kungliga Bibliotek이 있는 쿵리가훔레고르덴공원Kungligahumgaorden에 가서 헤매다가 벤치에 앉아있는 훈남 둘에게 시립도서관을 물어서 겨우 찾아갔다. 연인은 아닌 것 같아 보였는데, 그렇게 잘생기면 친구끼리 사귈맛 나겠다. 아무튼 시립도서관이 있는 공원은 옵저바토리룬덴Observatorielunden이라고 따로 있었는데, 바보같이 한 공원 안에 시립도서관, 국립도서관 같이 있는 줄 알고 공원을 잘못 찾아갔던 것이다. 한 20분 걸려 햇빛 쨍쨍나는 거리를 걸어 겨우겨우 시립도서관에 도착해서 들어갔더니 역시나 온 보람이 있다. 사진으로 보이던 장면이 눈 앞에 펼쳐져서 감격스러웠다. 3층부터 시작해서 사진을 찍으면서 내려왔다. 1층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데 웬 흑인 한명이 말을 걸었다. 이 도서관이 유명해서 와봤다, 서재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최고의 구성이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다시 좀 둘러보다가 밖으로 나왔다.

1928년 군나르 아스플룬드Erik Gunnar Asplund의 설계에 따라 신고전주의, 모더니즘 양식으로 건축된 스톡홀름 시립도서관은 특유의 원통형 서고로 유명하다. 3층 높이의 원통형 메인홀을 책장이 빼곡히 둘러싸고 있고, 책들이 빽빽히 꽂혀있다. 한마디로 책들로 둘러싸여 있다는 것인데,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최고의 공간임에 틀림없다.

오는길에 빵집을 본것같아서 가서 빵을 사먹을까 했는데 에스프레소 하우스 벽에 커피슬러시 광고 포스터가 보이길래 참지 못하고 들어가서 시켰다. 라지사이즈 49크로나면 8-9천원정도 되는건데 비싸긴 비싸다. 그래도 맛은 있다. 커피를 빨면서 시가지쪽으로 내려오면서 이곳저곳 성당을 둘러봤다. 성베드로성당St Peter Kyrka에 갔는데 성당 정원에 묘비들이 많이 있었다. 어떤 아저씨가 올로프 폼Olof Palme (팔메 노노) 묘비를 아냐고 묻길래 모르겠다고 하고 조금 둘러보는데 바로 그 묘비를 찾았다. 손짓을 하여 아저씨를 불렀더니, 아저씨가 올로프 폼은 사회민주당 출신 스웨덴의 총리였는데 1986년 암살당했다고 한다. 내가 누구한테 맞았냐고 물었더니 안 밝혀졌단다. 올로프 폼은 서구 제국주의 관점에서 벗어나 제3세계 국가 경제 및 산업발전에 기여한 역할로 높게 평가되는데, 한가지로 그는 쿠바혁명 이후 그 나라를 방문한 최초의 서구 정부수반이다. 종종 제국주의적이고 권위주의적인 정권을 날카롭게 비판해왔는데, 스페인 프랑코 정권Francisco Franco, 체코슬로바키아의 후삭Gustav Husak 등이 비판의 대상이었다. 그의 암살은 스웨덴 근현대사상 최초의 정치인 암살, 구스타프 3세Gustav III 이후 최초의 정부수반 암살이었다. 스티그 라르손은 밀레니엄 3부작에서 올로프 폼의 러시아 연계성을 (부정적으로) 묘사하고 있지만, 이는 허구로 보인다.

성당 문은 잠겨있어서 바로 밖으로 나와서 대로쪽으로 가고 있는데, 뒤에서 누군가 뭐라고 한다. 돌아봤더니 또 다른 아저씨가 비닐봉지를 들고 접근한다. '스톡홀름에 오늘 도착해서 좀 둘러봤는데 너무 좋다, 환상적인 곳이다' 하면서 말을 텄더니 겨울에 얼어죽을 것 같단다. 이야기를 나누어보니 이란-이라크 전쟁때 피난와서 이곳에 정착했단다. 걸프전쯤인 것 같다. 다행히 누나가 있어서 정착했는데 누나는 작년에 암으로 사망했단다. 유감이라고 했다. 아저씨는 엔지니어링을 전공하고 지금 에릭슨Ericsson의 시스템디자이너로 있다. 돈을 많이 벌고 아이들은 지금 외가에 가서 수요일까지 자유란다. 자신은 굉장히 오픈마인드이고 외국인에게 친절하단다. 흔한 작업멘트에 짜증이 났지만 친절하게 대해주셔서 뭐라고 할 수가 없었다. 더 보고 싶은 것 없냐고 묻길래, 계획한 것은 대충 다 봤고 그냥 걸어다닐 계획이라고 했다. 아저씨가 나의 선호에 맞춰 자기가 찾아서 보여주고 싶단다. 나는 스톡홀름 시민들이 주말에 뭐하고 지내는지 궁금하다고 했다. 그랬더니 자기가 지금 햄스터 먹이를 사러 가는데 같이 가려냐고 하길래 좋다고 했다. 마트에 들어갔는데 햄스터 먹이가 없어서 그냥 나왔다. 그리고는  시내에 있는 NK백화점과 아흘렌Ahlen 백화점을 보았다. 그리고서는 아저씨가 감라스탄Gamla Stan 구시가지에 가봤냐고 묻길래 아직 안가봤다고 했더니 어떻게 그럴수가 있냐면서 안내해주셨다. 

노르말름Normalm에서 항구쪽으로 내려와 쿵스트래드고르덴Kungstraedgaorden 공원에서 하는 거리공연을 스쳐지나 스트룀브론Stroembron 다리를 건너 슐루센Slussen까지 접근했다. 가면서 건너편 솁스홀멘Skeppsholmen 섬에 박물관이 많다는 것과 놀이공원이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 이곳 항구에서 헬싱키나 탈린에 가는 페리가 많이 출발하며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다고 한다. 주말을 이용해서 헬싱키에 놀러가는 가족도 많다고 한다. 항구가 보이는 대로변은 과거 귀족들, 부자들의 저택이 많이 들어섰지만 지금 그 건물들은 거의 대부분 호텔로 사용되거나 또 다른 부자들에게 팔린 것 같았다.


드디어 감라스탄에 도착했다. 예의 구시가지들처럼 넓지 않은 골목길에 돌로 포장된 바닥이 정겨웠다. 음식점, 기념품점들이 많이 있었고 젤라또가게들도 많이 있었다. 여름이라 그런지 젤라또를 많이 먹는 것 같았다. 아저씨께서 젤라또를 사주셔서 맛있게 먹었다. 특이하게 복숭아에 할라피뇨를 넣은 젤라또가 있었다. 젤라또를 먹으면서 국회쪽으로 다시 내려와 신시가지로 올라왔다. 걷는 내내 아저씨가 자기는 스웨덴에서 상위 1%의 소득을 벌며 세금으로 50%를 떼여서 짜증난다고 했다. 나는 당신이 능력이 있어서 당신 자식들뿐 아니라 미래 스웨덴의 동냥이 될 다른 아이들까지 교육시키는 것이니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드로팅가탄Drottingatan 거리를 걸어와 아흘렌백화점이 보이는 곳에서 내가 숙소로 다시 돌아가서 쉬어야겠다고 했더니 아저씨가 하고싶은대로 하란다. 그러면서 원하면 자기 집에 가서 쉴수도 있다고 했다. 나는 노땡큐라고 수백번 말하고 아저씨의 이메일을 받고서는 도망치듯 헤어졌다.

다시 센트랄브론Centralbron 다리를 타고 리다홀멘Riddarholmen 섬으로 건너갔다. 국회의원 사무실들이 모여있는 일종의 의원회관 같은 건물들이 단지를 이루고 있었다. 게중에는 분홍색 벽으로 칠해진 건물도 있다(분홍색 건물은 나치 게슈타포와 관련있다는 설이 있다). 멀리서도 눈에 띄는 높은 첨탑과 건물 꼭대기의 돔이 인상적인 리다홀름스키르칸Riddarholms Kyrkan 교회에 들어가보고 싶었는데 웬 밴드와 디자이너같은 사람들이 나오면서 no entrance 라고 하길래 못들어갔다. 주변을 서성대고 있으니 교회 뒤에서 갑자기 열기구가 떠오른다.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 사진을 찍으면서 계속 구경했다. 재밌겠다'ㅂ'

 

다시 감라스탄을 밟고 국회를 통과해 숙소에 돌아갔다. 샤워룸이 형편없었다. 옷가지들을 둘 수 있는 선반 하나도 없고 문열고 들어가면 덜렁 샤워기만 있었다. 불안했지만 잠바와 운동화는 밖에다 두고 세면도구와 갈아입을 옷을 들고 들어갔다. 제대로 할 생각도 없었지만 너무 정신없이 대충 씻고 나왔다. 화장실에서 레깅스를 신었다. 다행히 드라이기가 있었다. 침대로 돌아와서 짐을 정리하고 책을 좀 읽다가 잠들었다. 중간에 잠에서 깼는데 어떤 년놈들이 섹스하는 소리가 들렸다. 잠시후 스탭이 들어와서 쫓아냈다. 에휴.

 

 

 

 

클라라 교회

 

 

 

왕궁 근위대 교대식

 

 

 

 

 

 

국회 재정위원회 회의실

 

 

 

 

 

 

 

 

 

국회 구청사 중앙 복도

 

 

국회 본회의장 천장

 

 

 

 

국회 본회의장 의자

 

 

 

 

 

 

국회 여성복도

 

 

국회 신청사 지하

 

 

 

 

 

 

 

 

 

 

 

 

 

 

 

 

 

 

 

 

 

 

 

 

 

 

 

스톡홀름 시청사 앞

 

 

 

스톡홀름 시청사

 

 

 

 

 

 

 

 

 

 

 

시청사 블루홀

 

 

 

 

 

 

 

 

 

 

 

 

 

 

 

 

 

 

 

 

 

 

 

 

 

 

 

 

 

 

 

 

 

 

 

 

 

 

 

 

 

시청사 본회의장

 

 

 

 

 

 

 

 

 

 

 

 

 

 

 

 

 

 

 

 

 

 

 

 

 

 

 

 

 

 

 

 

 

 

 

 

 

 

 

 

시청사 101홀. 결혼식장으로 쓰인다.

 

 

 

 

 

 

 

 

 

 

 

 

 

 

시청사 왕자의 방. 육각기둥과 원기둥이 열을 이루고 있다.

 

 

 

 

 

 

 

 

 

 

 

 

 

 

 

 

 

 

 

 

 

 

 

 

 

 

시청사 골든홀

 

 

 

 

 

 

 

 

 

 

 

 

 

 

 

왕 머리가 잘렸다. 실제로도 머리가 잘려 죽었다.

 

 

 

 

 

 

 

 

 

 

 

 

 

 

 

 

 

 

 

 

 

 

 

 

 

 

시청사 골든홀-블루홀을 잇는 계단. 노벨상 수상자들이 내려온다.

 

 

 

 

 

 

 

 

 

 

노벨상 기념만찬 식기구

 

 

 

 

 

 

 

 

 

 

 

 

 

 

 

 

 

 

 

 

 

 

 

 

 

 

 

 

 

 

 

 

 

 

 

 

 

 

 

 

 

 

 

 

 

 

오페라극장 계단

 

 

 

 

오페라극장 샹들리에

 

 

 

 

 

 

 

 

 

 

 

시립도서관. 원통 안 책장에 들어온 느낌이다.

 

 

 

 

 

 

올로프폼 (전)총리 묘비. 다분히 모던하다.

 

 

감라스탄 구시가지

 

리다홀멘 의원실 건물. 이런 파격적인 핑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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