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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오스트리아> 140728 독일 뮌헨/퓌센 - 노이슈반슈타인성

네다 2014. 9. 3.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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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728 맑음
뮌헨

0653 뮌헨 - 0855 퓌센
0653 뮌헨 중앙역에서 Kemten행 열차 탑승. 퓌센 직행은 2시간만에 한번씩 있는데 보통 짝수 시 53분에는 환승열차, 홀수 시 53분에는 직행열차가 있는듯하다. 인터넷으로 기차시간표를 확인할 수 있다. Buchloe에서 환승해서 0855경 퓌센에 도착. 기차역에서 나와 바로 뒤로 돌아가면 버스정류장이 있다. 78번 버스를 타고 호헨슈방가우Hohenschbangau 정류장에 내리면 호헨슈방가우성과 노이슈반슈타인성Schloss Neuschwanstein 입장권을 끊는 매표소가 있다. 0930에 매표소에 도착했는데도 벌써 줄이 길다. 30분 기다려서 표를 끊었다. 호헨슈방가우성은 들르지 않고 노이슈반슈타인성만 보기로 했다(12유로) 가장 빠른 한국어 오디오 투어는 1130. 사전에 인터넷 예매하고 왔으면 좋았을텐데 일정이 어찌될지 몰라서 안하고 왔더니 고생했다.

 

매표소 뒤쪽에는 호헨슈방가우성이 있고, 노이슈반슈타인성은 훨씬 높은 산 중턱에 있기 때문에 비싼 마차를 타고 가거나, 나름 저렴한 셔틀버스를 타고 가거나, 일부러 체력을 소모하러 걸어가는 방법이 있다. 가난하고 체력도 저질인 나는 당연히 셔틀버스를 타러 정류장을 찾는데, 역시나 또 줄을 잘못 서서 마차줄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셔틀버스 정류장은 마차를 기다리는 줄(기념품상점들 앞에 있음)에서 조금 더 왼쪽으로 올라가야 된다. 정류장에서 표를 판다. 편도 1.5 왕복 2.6유로. 1,2,5센트 동전은 안 받는 것 같다. 버스가 한대 왔는데 줄이 길어서 중간에 잘렸다. 다음 버스를 타야 한다. 그래도 다행히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있다. 표끊을때 1시간 반이면 너무 오래 기다려야 하는 것 아닌가 했는데 막상 성까지 올라가고 성 외관 구경하고 하면 금방 간다. 다음 버스가 와서 버스를 타고 마리엔다리Marien Bruecke 정류장까지 올라갔다. 마리엔다리 정류장에서 내리면 노이슈반슈타인성으로 가는 아랫길, 마리엔다리로 가는 윗길 표지판이 있다. 노이슈반슈타인성은 계곡 가운데 우뚝 서 있는 외관이 유명한 성이므로 당연히 외관을 꼭 봐야한다. 내부입장을 하지 않아도 버스타고 와서 외관은 볼 수 있다. 그리고 그 유명한 외관을 볼 수 있는 장소가 마리엔다리이다. 마리엔다리로 가는 길은 약 5분정도의 숲속 산책로이다. 마리엔다리에 도착했더니 이미 많은 중국 관광객들과 미국 관광객들ㅠㅠ께서 자리를 잡고 계셨다. 

노이슈반슈타인성의 외관은 사진에서 보던 바와 같이 아름답다. 
영창피아노 광고에서 나올법한 청명한 하늘, 짙푸른 숲과 나무들, 청량한 계곡 물소리를 배경으로 돋보이는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우뚝 솟은 흰색 건물을 남색 기와지붕으로 단정하게 정리하여 내리눌렀다. 지붕과 건물에 간간히 첨탑을 붙여 귀여우면서 아기자기한 맛을 낸다. 하지만 이 모든 아름다움에는 비운의 사자왕 루드비히 2세의 슬픈 열정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것 같다.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것을 목표로 하는 디즈니가 노이슈반슈타인성을 로고의 모델로 삼은 것은 아이러니할 수도 있다. 우울함과 청년적 절망의 상징인 루드비히 2세의 감성이 디즈니 로고에 담겨있다는 것을 아이들에게 설명하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다.

 

마리엔다리에 관광객들이 많아서 호젓하게 성을 관람하기는 힘들다. 다들 인증샷을 남기느라 셀카봉을 들고 있거나 친지들과 함께 와서 왁자지껄 단체샷을 찍는다. 여느 관광객들처럼 나도 사진을 찍고 바로 내려왔다. 고등학교때부터 근거없는 로맨틱한 기대를 품고있던 곳인데 이렇게 관광객들이 바글바글 올라와서 북적이는 것을 보면 한껏 풀이 죽는다. 언제부터 이렇게 관광객이 많아졌을까.

마리엔다리에서 내려와서 성으로 가는길이 가깝지 않다. 20-30분 정도는 산책로를 걸어야 한다. 시간이 많이 남는다고 좋아라 낭비했더니 막판 오르막길에 가서는 거의 경보 수준으로 헉헉거리며 올라갔다. 그래도 가는 길에 호헨슈방가우성과 멀리 호수가 보여서 지루하지는 않다. 성에 도착하면 은행대기시스템처럼 대기시간에 맞춰 전광판에 번호가 뜬다. 주변을 어슬렁거리기도 하고 계단에 앉아서 좀 쉬기도 하다가, 시간이 뜨자 줄을 서서 입장했다. 가이드수신기를 받고 들어가면 약 2개층을 계단으로 바로 걸어올라가야 한다. 이제 막 산행을 마쳤는데 또 계단이라니. 그래도 군주의 거처 입구에 도착하면 피로가 사라진다. 내부는 화려하지 않지만 세련되고 정성스럽게 장식했다. 천장 및 벽화는 1869-1880년에 걸쳐 건설했으니 중세 낭만주의 풍의 외관과는 대조되게, 수세식화장실, 중앙난방, 전화 등 최신문명의 이기도 갖추어 놓았다. 트리스탄과 이졸데 전설, 바그너 테마를 중심으로 크리스티안 얀크의 지휘하에 완성된 은은하고 잔잔한 그림이 천장과 벽을 수놓고 있다. 특히 음악 및 무용공연을 위하여 정성스럽게 꾸민 대연회장이 한번도 쓰인적 없다는 사실이 마음을 서글프게 한다.

 

성 관람을 마치고 다시 버스를 타고 내려와 매표소 근처 식당에서 커리부어스트와 커피(4.5유로)를 먹었는데, 이름있는 식당의 특별한 음식이 아니었어도 꿀맛이었다. 하지만 시내에 돌아와서 그 가격이 매우 비싼 것이라는 것을 알았을때는 갑자기 기분이 상했다. 그래도 10년 넘게 로망을 갖고있던 장소에 들렀다는 사실만으로도 왠지 인생의 숙제 하나를 푼 기분이다. 보람이 느껴진다.



노이슈반슈타인성Schloss Neuschwanstein
Neuschwanstein Strasse 20, 87645 Schwangau / +498362930830
http://www.neuschwanstein.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