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결같이 흘러가는 시간The Steady Running of the Hour
저스틴 고Justin Go / 김목인
시공사
315
"메르시(고마워)"
"메 에쿠테-무아(하지만 내 말 잘 들어)"
미레유가 날 돌아보는데, 얼굴이 무척 가까이에 있다.
"나는 그저 네가 다른 어떤 것을 찾다가 발견한 그 무엇이 아니야."
405
"우리가 그래프턴 가문과 런던의 절반에다 내가 임신을 했다고 얘기하는 동안 넌 조용히 앉아만 있었지. 찰스와 내가 아이를 준비를 하고 이 집을 마련하기 위해 천국과 지상을 오가는 동안, 넌 별말 없이 여기까지 죽 따라왔지. 하지만 일단 스웨덴에 오고 나니까 - 일단 우리가 되돌아가기에 너무 늦었다는 걸 알게 되니까 - 이제는 못하겠다니. 넌 누가 뭔가를 기대하면 그걸 주는 걸 못 견뎌해-"
"나는 이걸 선택한 적이 없어. 아빠가 강요했지."
"그건 네가 평범한 선택들을 외면해왔기 때문이야. 너는 불가능한 것들만 원했지. 그게 안 보이니? 전 세계가 한 가지를 원하면 너는 그 이유 때문에 다른 것들을 택했을걸. 애슐리 같은 사람이 너를 사랑한다면 너는 좋겠지. 그는 영국에 일주일 밖에 안 있을거고. 그 다음부터 네가 매일 편지를 쓰며 그에게 온갖 종류의 얘기를 하면, 그는 프랑스에 있는 내내 네 생각을 할 테니까. 넌 그와 곧장 잠자리를 가지고-"
"그만해."
"그랬잖아. 아니야? 하지만 넌 그의 곁에 있는 걸 참을 수 없었겠지. 왜냐 너무 힘이 들었으니까."
"언니는 이해 못 해. 난 그저 우리 둘만의 삶을 꾸려가려고 그를 구하고 싶었던 거라고."
엘리노어가 코웃음을 친다. "나에게도 네가 아는 것 이상의 이해력이 있어. 네가 읽은 책들을 나라고 안 읽었을 것 같니? 그것도 네가 내 책장에서 빌려가기 몇 년 전에 읽었다고. 너는 찰스가 군대에 가고 싶어서 갔고, 난 그가 멀리 팔레스타인에 가 있길 바라서 보냈다고 생각하니? 나도 원하지 않았어. 하지만 어른이 된다는 것의 일부는 책임을 받아들일 만큼 충분히 다른 사람들을 돌보는 것야. 모든 게 그다지 완벽하지 않을 때에도 말이야. 그럴 때 더더욱 그래야 하는 거고."
424
그녀가 그 당시 이것을 알아차렸던라면 그를 훨씬 더 사랑할 수 있었을지 모른다고 생각해본다. 어떻게 그 완벽한 휴지기를 만끽할 수 있었단 말인가. 그녀의 인생이 되었을지도 모를. 수 십 년 잿더미 속 일주일이라는 그 어른거리는 보석을. 그러나 그녀는 그것이 젊음이었고, 그것이 사랑이었다고 생각했다. 그것을 그렇게 만든 건 눈이 멀어서였다. 그녀는 애슐리든 그 누구와든 다시는 그 불꽃을 만나지 않을 것이며, 그 불꽃의 속편을 찾아다니느라 자신의 인생을 허비하지 않기로 했다. 속편 같은 건 없었다. 그래서 그것이 더 특별했었던 것이다. 강렬한 감정은 이제 그녀의 과거 속에 갇혔다. 눈부신 대양에 머뭇대며 첫발을 내밀거나, 첫발을 담글 때의 감정처럼, 만일 그녀가 미래에 뭔가를 추구한다면, 뭔가 다른 것을 추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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