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은 거짓말을 낳는단다, 얘야. 그러니 거짓말은 처음부터 해선 안되는 거란다."
안되는 게 어딨니?!
이 정도 기절할 만한 상황대처능력과 순발력이라면 가벼운 거짓말 따위는 코미디의 재료가 되고 만다.
시작부터 '메리'와 '바바라'가 분주하게 뛰어다니면서 시작한 연극은 2시간 내내 무대를 소란스럽게 뛰어다니면서 관객의 흥을 돋군다. 거기에 장단 맞춰 급박하게 흘러가는 스토리는 조금이라도 한눈 팔다가는 혼란의 소용돌이에 빠져버리게 만드는 긴장감을 부여하면서 관객들을 연극에 몰입하게 만든다. 첫부분부터 약간은 충격적인 사건(두집살림-_-^)으로 시작하는 스토리는 점점 시간이 가면 갈수록 사소한 거짓말에 보태지는 심각한 거짓말(호모, 로프티, 암코양이)들로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묘한 재미를 부여하면서 한줄 한줄의 대사에서 순간적인 폭소를 자아낸다.
라이어(원제 Run for Your WIfe)는 1983년 샤프테스베리극장에서 코미디 극단 창단 공연으로 올려진 후 8년 반동안 끊임없는 호응 속에 장기공연되었고, 40개국의 언어로 번역되어 세계각국에서 공연되는 연극이다. 소심하고 거절 못하는 성격의 택시기사 '존 스미스'가 두집살림을 하던 중 우연히 자신의 정체가 탄로날 위기에 처하고 그는 자기 집 윗층에 사는 '스탠리 가드너'와 협력하여 이 일을 가볍게 해결하려고 하지만 일은 더욱더 꼬여가기만 한다는 내용이다. 어찌보면 황당무계한 내용이지만 교묘하게 짜여진 대본 덕분에 실제같지 않은 상황에서 오히려 역설적으로 현실감과 통쾌함을 이끌어낼 수 있는 것 같다. 특히 '존'과 '스탠리'가 스트리트햄 집과 윔블던 집에 나뉘어진 채 전화를 둘러싸고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는 장면, 마지막 '존'이 자신은 호모였다고 거짓말한 후 '스탠리', '트로우튼' 형사와 '포터하우스' 형사가 스트리트햄 집에 모이는 장면은 정말 압권이었다.
배우들도 다들 얼굴 빨개지고 손 빨개지고 몸 빨개질 때까지 너무 열심히 해주셨다. 특히 '스탠리'역의 배우 분은 죽도록 맞았는데 연기 최고였던 것 같다. '바바라'역의 배우 분이 예쁘셨고, '트로우튼' 형사역의 배우 분이 멋있으셨다. 그 밖에 연극시작 전 안내해주신 분은 오다기리조를 닮았다.
라이어 2, 3탄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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