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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하루 종일 카불에 관한 한편의 시가 머리에 떠돌더구나.
사이브에타브리지라는 시인이 심각하게 17세기에 썼던 시다.
'지붕 위에서 희미하게 반짝이는 달들을 셀 수도 없었죠.
벽 뒤에 숨은 천개의 찬란한 태양들을 셀 수도 없다네.'
2.
마리암이 반쯤 미소를 지었다.
"좋은 말이네."
"그래요."
"하지만 오래는 못 있어."
"딱 한 잔만 마셔요."
그들은 밖에 있는 의자에 앉아 손으로 할와를 집어 먹었다. 그들은 차이를 두 잔째 마셨다.
라일라가 한 잔 더 마시겠느냐고 묻자, 마리암은 그러겠다고 했다.
멀리서 총성이 들렸다.
그들은 구름이 달 위로 지나가고 그 계절의 마지막 개똥벌레들이 어둠 속에서 밝은 노란색 호를 그리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3.
아지자와 타리크의 관계는 이상하다. 거의 불안할 정도다.
벌써 그들은 말을 하지 않아도 서로의 마음을 안다.
아지자는 그가 달라고 하기도 전에 물건들을 건네준다.
밥을 먹을 때도 두 사람 사이에는 은밀한 미소가 오간다.
서로에게 낯선 사람이 아니라 오랫동안 헤어졌다 만난 벗 같다.
천개의 찬란한 태양
할레드 호세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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