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조선일보Books] 글로벌리스트 외

네다 2008. 6. 7. 01:35
728x90

북스조선 | 이동우 북세미나닷컴 대표 www.bookseminar.net
다시 글로벌을 이야기하다

 

이 칼럼을 처음 시작할 무렵 처음으로 이야기 주제로 들고 나왔던 것은 “글로벌”에 대한 것이었다. 그만큼 글로벌에 대한 주제는 우리의 남은 “필살기”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만약 내가 책을 쓴다면 그것도 역시 구태의연하게 들릴지는 몰라도 “글로벌”일 것이라는 생각이다. 돌이켜 보자. 글로벌 전략이 중요하다고 정부, 기관, 기업, 학교 등이 그렇게 외쳐댔지만 얼마나 글로벌화가 되었는가. 자칫 글로벌리제이션과 영어 점수를 아직도 혼동하고 계신 것은 아닌가. 다시 글로벌의 주제로 들어가 본다.
 
글로벌리스트 김순덕 지음 | 민음사 펴냄


이런 제목의 책은 한번쯤 나오지 않을까 했었는데, 드디어 나왔다. 이 책을 보고 이어령 전 문화부장관은 “한마디로 속 시원한 글이다. 곁눈질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현실과 미래를 정시하는 그 당당한 시선. 비굴한 지성들을 부끄럽게 하는 책이다.” 라고 말했다고 하는데 도대체 어떤 내용이 있길래 그런 것일까.

 

이 책은 2001년 9·11 테러와 중국의 12·11 WTO 가입을 기점으로 세계의 패러다임이 달라졌다는 대전제를 시작으로 해서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 9·11은 북핵을 핵심 이슈로 등장시키면서 북미간 중재자로 떠오른 중국을 미국과 동등한 위치에 올려놓았고 12·11 역시 중국을 글로벌리제이션의 최대 수혜자로 만들면서 세계 경제 지형을 뒤엎었다는 것이다. 9·11 이후에도 세계 경제는 ‘골디락스’를 누리며 호황을 누려 왔는데, 갑자기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에 이어 경제가 급속히 흔들리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더 이상 과거의 경제 논리로는 오늘을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 아닐까.

 

이렇게 달라진 정치경제 논리가 우리 삶에 어떤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지 깨닫고 있어야만 21세기 경쟁 사회를 제대로 준비할 수 있는 글로벌리스트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글로벌 경제 상황과 정치 상황을 제시하면서 글로벌리스트가 되는 것만이 살아남는 길이라고 강조하고 있는 책이다. 실감이 나는가? 아니, 너무 어렵다고 생각하는가. 다시 이야기해보자.

 

우선 9·11 사태가 미국의 정치와 외교 및 안보 정책은 물론 국제 관계와 한반도의 주변 질서, 종교와 문명에 대한 패러다임을 흔들었다면, 12·11은 중국을 세계 무대의 주역으로 등장시키면서 세계 경제와 노동, 교육과 복지제도, 심지어 노후 문제까지 송두리째 뒤엎어 버렸다는 것이다. 중국이 세계 시장에 뛰어들면서 세계의 노동인구가 별안간 근 곱절인 30억으로 뛰어올랐다는 점은 기억할 만한 점이라고 하는데, 생산의 3요소인 토지, 노동, 자본 가운데 노동의 공급이 두배가 되면 공급이 늘어난 만큼 노동의 값은 내려간다는 것. 반면 거꾸로 희소해진 자본의 가치는 그만큼 뛰어오다는 것이다. 중국이 출현하면서 대두된 글로벌 경제 이슈가 바로 오프쇼링인데, 더러는 아웃소싱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간단히 말해 본토의 일자리가 해외로 마구 나가는 현상을 말한다. 그런데 오프쇼링은 처음에는 박스에 넣을 수 있는 산업에만 존재했지만 이제는 컴퓨터가 있는 곳이라면 어느 곳이든지 옮길 수 있는 산업이 되었으니 제2의 산업혁명이라고 해야할 것이다. 예를 들어 인텔 연구소는 2007년 우리나라를 떠났지만 마이크로소프트는 8000명을 고용하는 R&D센터를 세우겠다며 상하이와 베이징에 부지를 계약했고 IBM은 IBM의 미래가 여기 있다고 찬사를 늘어놓은 곳이 바로 인도의 방갈로르였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저자는 어떻게 하라는 것이냐고? 저자는 전통경제학으로도 도저히 설명히 되지 않는 이 시대를 살아나가기 위해 유연성flexibility 과 적응력adaptability 그리고 경쟁력competitiveness을 키울 것을 주장하고 있는데, 이름하여 FAC이다. 유연성에 대해서는 CECD가 성장을 위한 전략을 제시할 때 가장 우선하는 원칙이라고 하는데, 해고와 고용이 쉬워져야 한다는 노동 시장의 유연성과 기업에서 뭐든 자유롭게 생산해 팔 수 있는 규제를 없애도록 생산 시장의 유연성이 확보되어야 한다는 것.

 

우선 정부부터 유연해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는데, 전통이 강한 프랑스도 변화하고 있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적응력은 덴마크나 네덜란드, 스웨덴 등 북유럽에선 노동 시장의 유연성에다 고용 안정성을 가미한 유연안정성 즉 적응력이라는 새로운 정책을 만들어서 주목받고 있다고 하는데, 변해가는 세상에서 반드시 가져야 할 요소라는 것이다. 그래서 결국 경쟁력을 가지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국가도 회사도 개인도 변해가는 세상에서 가져야 할 것은 오직 경쟁력이라는 것
 
하버드 스타일 강인선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글로벌 이라는 주제로 이야기할 때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사실 유학이고 미국이며, 하버드 대학이다. 가능하면, 아니 갈 수 있다면 최선을 다해서 문을 두드리고 열심히 공부해서 졸업하고 싶은 대학일지 모른다. 그 대학에서는 어떤 생존 비법을 가르치는지, 어떤 네트워크를 만날 수 있는지, 졸업하고 나면 전세계를 호령하며 달려나갈 수 있는지.. 많은 것들이 기대감을 갖게 한다. ‘하버드’라는 이름 때문이다. 하지만 글로벌이라는 망망대해 앞에서 하버드라는 이름은 바다로 향하는 하나의 항구일 뿐이다. 항구가 크건 작건 바다로 향하는 항구는 많다. 하지만 전세계를 호령하는 수많은 글로벌리스트 중에서 하버드를 졸업한 이들은 셀 수 없이 많다는 점을 빼놓아서는 안된다.

 

그렇다면 글로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어도 하버드를 졸업하진 않아도 어깨 넘어 하버드를 파악할 필요는 있다. 꽤나 많이 팔린 책이다. 우선 제목부터 많이 팔릴 것 같아 보인다. 이 책은 조선일보 강인선 논설위원이 쓴 책인데, 사례 중심으로 풀어 쓴 시원한 글들이 글로벌 감각을 갖게 하는 하버드 대학을 둘러싼 이야기로 흥미진진하게 전개된다. 사실 이 책은 시내 서점에서도 학습서 쪽에서 찾을 수 있었지만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나에게도 흥미로운 사실들을 던져주고 있어서 재미있게 본 책이다. 세계 최대의 글로벌 네트워크라고 말하는 하버드 대학과 HBS의 분위기를 한껏 느껴볼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다.
 
Why MBA 정병찬 지음 | JCMBA컨설팅출판국 펴냄


이 책이 시작하게 된 것은 MBA를 지원하는 지원자들을 관찰해 본 결과 커리어 목표가 대부분 없다는 패턴이 있었다는 것이다. MBA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보통 GMAT 점수를 확보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데 보통 700점 이상이 되면 상위권 MBA에 지원할 수 있다고 한다. 이때부터는 지원전략과 함께 에세이를 쓴다. 바로 이 부분을 작성하면서 그동안 목표 없이 달려온 커리어가 문제가 된다는 것인데, 이 책은 무작정 커리어 목표를 만들라는 것으로 책의 내용이 끝나지는 않는다.

 

2003년 이후 MBA 지원자들은 더욱 많이 늘어났지만 내가 MBA를 왜 가야 하는지에 대한 목표를 분명히 하고 어떤 학교 지원하면서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그리고 내가 만든 커리어 목표를 어떻게 학교와 매칭시켜 에세이를 작성해야 하는지 등을 실제 MBA 스쿨 담당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서 밝히고 있다. 하지만 분명히 해둘 것은 MBA를 나왔다고 글로벌리스트가 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이 책은 JCMBA를 운영하고 있는 정병찬 대표가 쓴 책이다. JCMBA는 MBA를 가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이미 잘 알려진 MBA 컨설팅 회사. JCMBA가 만들어진지 거의 10년이 다 되어가는데, 10년 동안 MBA를 지원하는 지원자들과 MBA 지원에 대해서 고민한 흔적이 많이 보이는 책이다. 정 대표는 MBA 지원하는 사람들 중에 대부분이 GMAT 점수를 만들어 놓고도 내가 왜 MBA를 가야 하는지, 돌아와서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를 모른다는 것이 너무 안타깝기 때문에 이런 책을 쓰고 싶었다고 말한다. 그래서 이 책은 MBA를 준비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는 내용들로 가득하다.

'독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조선일보Books] 첫경험  (0) 2008.06.07
[조선일보Books] 도살장  (0) 2008.06.07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0) 2008.05.28
천개의 찬란한 태양  (0) 2008.05.18
즐거운 나의 집  (0) 2008.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