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조선일보Books] 품위 있는 사회

네다 2008. 10. 3.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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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Books | 연합뉴스 2008.09.30 17:27
"사람을 모욕하지 않아야 품위 있는 사회"
아비샤이 마갈릿 교수 ’품위 있는 사회’ 출간
신성림 옮김. 308쪽. 1만5천원.

 

“품위 있는 사회란 어떤 사회인가? 제도가 사람들을 모욕하지 않는 사회다.”(15쪽)

 

예루살렘 히브리대학 철학과 명예교수인 아비샤이 마갈릿은 팔레스타인이나 공산권 국가에서 이스라엘로 옮겨온 이민자들과의 대화를 통해 사람들의 삶에서 명예와 모욕이 핵심적 의미임을 확신하게 되면서 ’품위 있는 사회’라는 개념을 만들어냈다.

 

최근 국내 번역 출간된 그의 저서 ’품위 있는 사회’(동녘 펴냄)는 제도를 통해 구성원을 존중하는 사회를 설명한 책이다.

저자가 말하는 품위 있는 사회는 “개인 간의 관계와 관련된 미시 윤리적 개념의 ’문명화된 사회’와 는 달리 전체 사회구조와 관련된 거시 윤리적 개념”이다.

 

이러려면 인간의 존엄성이 제도를 통해 존중받는 사회여야 한다. 또한 품위 있는 사회는 “구성원들이 자기가 모욕당했다고 간주할 만한 근거가 있는 조건에 맞서 싸우는 사회”이다.

 

따라서 “한 사회의 제도가 그 영향권에 있는 사람들에게 자신이 모욕당했다고 간주할 타당한 이유를 제공하지 않을 때” 그 사회가 바로 품위 있는 사회다.

 

그렇다면, 인간으로서 존중받지 못하며 가장 최악의 모욕을 받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저자는 자신이 사는 사회의 구성원이 아닌 사람들, 그 사회에 소속되지 않은 사람들이 당하는 모욕인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 가장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은 멕시코 불법 이민자들이다.

“그들은 근로허가증이 없어서 비밀리에 그들을 고용하는 사람들의 비굴한 노예 아니면 기껏해야 농노가 된다. 이런 멕시코인들은 미국 사회의 일원이 아니다. 미국 시민이 아니기 때문에 미국 사회에서 가장 혜택을 받지 못한 사람들을 고려할 때 아예 고려 대상에서 제외된다.”(285쪽)

 

저자의 표현을 빌리자면 이들은 명예를 훼손당한 이등 시민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자신이 속한 사회에서 제도에 의해 어떤 모욕도 당하지 않고 존중받으면서 살 수 있는 품위 있는 사회가 가능하기는 한 걸까?

 

저자는 이 책에서 자신이 다룬 주요 개념들이 모두 ’감성의 용어’라면서 “우리는 이 용어들이 반드시 의미를 갖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말로 책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