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

정치와 교육

네다 2013. 5. 16.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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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일이다. 학부모에게 물어봐도, 청소부에게 물어봐도, 식당 아주머니에게 물어봐도 교육을 제대로 세워달라는 요구가 많다. 각자 하는 일이 다르고 관심거리가 다르고 생활이 다른데 왜 교육만 찾고 있는가.

 

정치구조가 잘못되었기 때문이다.

 

유럽은 코포라티즘 덕분에, 사회 전계층의 사람들의 목소리가 정치와 정책에 반영된다. 청소부로부터 공장 노동자로부터도 정치인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청소부의 목소리도, 공장 노동자의 목소리도 다 반영할 수 있는 것이다. 자기가 직접 겪어 봤기 때문에 진정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주장할 수 있고 또 다른 정치인들도 그것을 인정해준다.

하지만 우리나라 정치는 지역에 기반을 둔 정치구도이다. 그것도 완벽하게 지역이라고 말할 수 없는 것이, 제일 잘난사람만이 정치를 할 수 있다. 꼭 정치인에 한정하지 않더라도 판검사 의사는 제일 공부 잘하고 똑똑한 사람만 할 수 있다. 그리고 그들이 사회를 움직이는 권력집단이다. 어떻게 해서든 그 권력집단에 들어가지 않고서는 자기의 주장을 펼칠수도 행복해질수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청소부 아저씨의 소원은 자기 자식이 공부를 잘해서 권력집단에 들어가는 것이다. 청소부라는 직업은 결코 대물림될 수 없는 직업인 것이다. 힘든 직업은 아무도 대변해주지 않고, 힘든 채로 내버려두고 있으며, 사회에서 가장 도태된 사람들만이 결국 힘든 직업을 선택하게 된다. 그리고 그들은 더더욱 그 직업을 개선하지 못하고 상황은 더 악화된다.

 

왜 사회가 이렇게 돌아가는데 아무도 나서지 않는가. 우리 전체 구조를 바꾸는 것보다 공부를 잘해서 권력집단에 들어가는 것이 훨씬 쉽기 때문이다. 그리고 갈수록 구조를 바꾸는 것이 불가능해진다. 그리고 갈수록 권력집단에 들어가는 것도 쉽지 않아진다. 얼마전까지 개천에서 난 용이 개천으로 돌아가는 상황이었다면, 이제는 개천에서는 용은 커녕 이무기 조차 나지 못한다. 이것이 양극화, 계급화의 결과이다. 어떤 사람들은 교육이 잘못되어서 나라가 잘못되었다고 하지만 그 반대이다. 정치가 잘못되어서, 정치가 제대로 목소리를 반영하지 않기에, 정치가 생활을 개선시키지 못하기에, 교육이, 우리 삶이, 점점 잘못된 길로 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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