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네다 2014. 10. 27. 07:34
728x90

정치가 교육에 개입하지 않아야 한다는 주장은 흠이 없는가. 민주주의 국가라는 울타리 속에서 교육이 자유롭다고 해서 진정으로 자유로운 것인가.

민주주의 사회에서 애초에 정치적 중립이라는 개념과 실제가 가능한가. 민주주의와 사회주의를 가로지르는 밧줄 위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립인가. 민주주의라는 거대한 틀 속에서 보수적 민주와 진보적 민주의 중용을 지키는 것이 중립인가. 자유민주주의와 사회민주주의의 모호한 경계 속에서 사위를 주시하며 흔들리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 중립인가. 현 상황을 유지하려고 하는 것이 보수이고 현 상황을 바꾸려고 하는 것이 진보라면, 중립은 그 어느 가운데에 있어야 하는가. 아무것도 말하지 않고 아무것도 행동하지 않는다면 보수가 될 뿐인데, 애초에 어떻게 중립의 실제가 가능한가.

교육이 정치적 중립을 지키기 위해서 교육내용에 아무 이데올로기를 담지 않아야 하는가. 아무 가치를 담지 않아야 하는가. 그렇다면 그 교육은 사실전달만 하는 뉴스 기사꼭지와 무슨 차이가 있는가. 교사의 이념은 애초에 민주주의 내에서 형성되었는데 교사의 강의가 어떻게 이념 중립적일 수 있는가. 교육으로 인하여 학생들의 사고에, 나아가 정치에, 영향을 미치지 않아야 한다면 헌법을 벗어나서 그 이유는 무엇인가.

중립이라는 개념은 한낱 말장난에 불과하다. 진정으로 가치중립적인 교육을 원한다면 모든 것을 가르치고 모든 것을 이해시키고 그 안에 낚싯대를 드리워 학생들이 건져내게 해야 한다. 학교는 파시즘부터 코뮤니즘까지 모든 스펙트럼을 전달하되, 어떤 선택을 할지는 학생들에게 맡겨야 한다. 파시즘이 우생학과 결합되었을때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 자유시장 자본주의에서 코뮤니즘이 어떤 영향력을 가졌었는지, 민주주의가 어떻게 우민주의로 변해가는지 모두 가르쳐야 한다. 진화론이 창조론에 우월적 지위를 갖는 절대진리이기 때문에, 창조론을 가르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은 그릇되었다. 진화론과 창조론을 모두, 꼼꼼하게 가르쳐야 한다. 하나부터 열까지 빠짐없이 가르치고 그들로 하여금 고민하고 골치아프게 해야한다. 학생들을 아프게 해야한다. 아프지 않은 청춘은 성장하지 않는다.   

'기록' 카테고리의 다른 글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  (0) 2014.12.20
어디까지 가봤나  (0) 2014.10.29
영국 동전 뒷면  (0) 2014.06.20
지방근무의 실태  (0) 2014.06.09
기초자치단체 의회의 문제점  (0) 2014.06.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