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

<관상>

네다 2018. 1. 6.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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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상

감독  한재림

출연  송강호, 이정재, 백윤식, 김혜수, 조정석

 

파도만 읽어서는 소용이 없다. 바다를 보아야 한다.

 

개인의 팔자가 왕후장상의 팔자더라도 내란이 벌어지는 곳에서 태어나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얼굴에 쓰여 있는 것은 작은 너울일 뿐이다. 더 큰 굴곡은 시대와 함께 가는 것이다.

 

수양대군에게 몰살된 김종서 이하 대신들과 단종이 특별히 불쌍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숙청은 어느 시대 어느 나라에서나 있어왔던 일이다. 숙청이 두렵다면 스스로 매우 적극적으로 놓아버리면 된다.

단종과 김종서는 수양을 이길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정치싸움에서 세력이 약해서 패한 것일 뿐이다.

단종과 김종서가 빨리 쉽게 수양에게 권력을 양도했다면 사육신이고 생육신이고 수많은 인명은 살아났을 수도 있다.

그것을 절대적인 불행이라고, 역사에 쓰일 수 없는 내용이라고 생각한 단종이 잘못이다.

패륜은 맞지만 정도正道가 아닌 것은 아니다.

 

단종을 폐위시키고 죽음에 이르게한 세조를 패륜의 상징으로 못박은 것은 역시 유교 성리학이다.

어떠한 무능도 가족의 의리, 충효 앞에서는 용서된다. 그렇게 해야만 적자 중심의 가부장제가 유지되기 때문이다.

사주팔자에 따라 정해진 서열에 안주하고 불평불만은 속으로 삭히는 조직은 건강하다고 할 수 없다.

각자 알아서 깜냥에 맞게 잘 살면 되는 것이다. 단종이 그만한 통찰이 있었다면 강한 수양과의 마찰 대신 오히려 미래의 기회를 엿보았을 것이다.

 

우연히 얼굴에 박은 점 세개 때문에 수양이 진짜로 반역을 일으켰다는 것을 반전으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사람의 운명은 자신이 의지를 가지고 선택하기 전까지는 얼굴의 무늬 하나로 바뀌지는 않는다.

내경이 그냥 얼굴을 잘못 읽은 것이다. 자기 아들 진영의 운을 잘못 읽은 것처럼.

 

스토리와 상관 없는 사족이 너무 많다.

없어도 되는 인물들을 꾸역꾸역 끼워넣은 것이 기획사의 압력인지 감독의 욕심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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