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

<1987>

네다 2018. 1. 20.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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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
감독  장준환
출연  김윤석, 하정우, 김희준, 박희순, 유해진, 김태리, 강동원, 여진구

박종철과 이한열이 살아있다면 지금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김정남은 개헌 이후 김대중과 등지고 김영삼을 택했다. 
김대중은 서울대라는 성골이 아니었다. 노무현은 비정상적으로 자라난 돌연변이 에일리언이었다.  
김문수 이재오는 변절했다. 추미애 이정희도 결국에는 변절자다.

유시민 역시 예수가 죽고 나서야 그를 세번이나 부인한 것을 피흘리며 깨달은 베드로밖에 되지 않는다.
박종철과 이한열도 아마 김영삼을 택했을 수 있다. 30년 뒤에 그들은 다른 자리에 서 있을 수도 있다.
민주화는 달성되었다. 우리가 이룬 민주주의는 어떤 모습인가.
시민들도 더 이상 경찰에게 불심검문 당할까, 삼청교육대에 들어갈까, 고문당할까 두려워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평범한 사람이 예고도 없이 차 안에서 자살을 당해도 진상조차 밝혀지지 않는 세상,
국가경제에 기여했다는 이유로 쉽게 집행유예되고 더 쉽게 사면되는 세상,
인간답게 일하고 살 권리조차 박탈하고 취업조차 힘들게 하여 목소리를 낼 기운조차 없게 만드는 세상,
모든 것이 막후의 어떤 집단에 의해 인도되고 조종되는 세상,
이것이 우리가 꿈꿔왔던 민주주의인가. 혹은 그들이 꿈꿔왔던 민주주의인가.


정치적 균열은 동과 서로, 사용자와 근로자로, 윗세대와 아랫세대로 나뉘어져 있다고 한다.
하지만 종국에 분리되는 지점은 피라미드 꼭대기 기득권과 아랫부분 서민들간의 간격이다.    

인간은 나약할 뿐이다.
경위(박희순)와 교도관(유해진)은 모두 배후집단을 배신한다. 가족들을 지키기 위해서이다.
자기 한 몸만 있으면 한없이 무모하고 강해지는 인간이 가장 약해지는 순간은 가족 앞에서이다.
민주화를 위해 싸우던 세력이든 그것과 반대해서 억압하던 세력이든 가족이라는 약점 앞에서 신념따위는 내버린다.
악한 것이 아니다. 조종하는 세력도, 조종당하는 세력도, 인간은 결국 모두 나약할 뿐이다.
그 전까지 강한 것은 자신들이 진정한 애국자라고 믿어버리는 어리석은 몽매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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