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라멘만땅

네다 2007. 10. 22. 20:51
728x90

[출처] 조인스마이프라이데이myfriday.joins.com

 

일본 라면 맛의 진수를 맛보다 <라멘만땅>
 
서울에서 제대로 된 일본 정통 라면집이라면 이태원의 '에이타로'과 홍대 앞의 '하까다분코'가 손꼽힌다. 여기에 삿포로·도쿄·후쿠오카 등 일본 각 지역의 대표적인 라멘을 아우르는 '라멘만땅' 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몇 년 전, 한국 땅에 일본 생 라멘이 상륙했다. 처음에는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지금도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우리가 즐겨 먹는 인스턴트라면과는 달리 즉석에서 뽑아낸 면에 기름을 사용하지 않아 ‘웰빙’, ‘저칼로리’ 유행에 딱 맞아 떨어진 덕분이다. 분말수프와 건더기수프, 여기에 입맛에 맞게 계란과 김치 등을 첨가하는 것이 고작인 우리네 라면을 생각하면 오산이다.

일본식 라멘은 고기, 채소, 해산물 등 국물에 들어가는 재료의 가짓수만 보더라도 그야말로 '요리'라는 말이 꼭 들어맞을 정도로 엄청나다. 일본인들은 라멘을 우동이나 메밀국수처럼 자신들만의 고유음식으로 생각할 뿐만 아니라, 몇 대에 거쳐 라면 전문점을 운영할 정도로 대단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이런 일본식 생 라멘이 우리나라로 넘어온 데에는 일본유학생이나 한국에 체류하게 된 일본인들의 역할이 컸다. 처음에는 한국인의 대중적인 입맛을 사로잡지 못해 가게가 문을 닫기 일쑤였으나 차차 일본 정통 맛과는 다른 한국식 맛을 가미하면서 인기를 끌었다.

이런 험난한 풍토 속에서 일본 정통 라멘의 한국 점령을 꿈꾸는 발칙한 곳이 있으니, 바로 ‘라멘만땅’이란 곳이다. ‘만땅’은 ‘가득 채우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일본어로, 우리들도 은어로 흔히 사용하는 말이다. 친숙한 단어를 사용해 간판 이름에서부터 친근함이 묻어난다. 가게 이름을 해석해 보자면 ‘푸짐하게 한 그릇 먹고 가라’ 는 의미를 담고 있다.
    
 
견고한 목조건물로 이루어진 라멘만땅 안은 햇볕이 가득 내리쬐어 밝고 따사롭다. 여기에 곳곳에 일본 소품들을 놓아 아기자기한 느낌이다. 자리를 잡고 앉자, 두건을 쓴 깔끔한 인상의 종업원이 다가와 메뉴 설명을 하며 주문을 돕는다. 시간이 지체되면 불어버리는 면 요리를 다뤄서인지 종업원들의 동작은 하나같이 민첩하고 정확하다.

주문을 하고 매장을 쭉 둘러보니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우는 일본지도가 눈에 들어온다. 각 지역별 명물 라멘을 소개한 지도로 여러 가지 라멘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한다. 지도에 눈을 응시하고 있자, 지켜보던 라멘마스터의가 다가와 지역별 라멘 설명을 해준다. 육수와 면발의 종류가 지역별로 다르다는 점이 흥미롭다. 라멘의 종류와 역사, 지역별 라멘 특징을 아우르는 해박한 지식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주문을 한 지 20여 분이 지나자 음식을 내온다. 구수한 향이 입맛을 더욱 자극한다. 실제로 국물 맛은 진하고 깊다. 꼭 우리네 사골 육수에 라면을 말아 놓은 듯하다.
    
 
일본 라면의 특징은 ‘국물’에 엄청난 공력을 들인다는 점인데 이런 점에서는 라멘만땅도 별반 다르지 않다. 쇼유와 미소라멘류에는 통닭과 닭발, 사과와 각종 단맛이 나는 채소를 넣고 푹 끓여 국물을 낸다. 돈코츠라멘은 사골과 다시마, 채소를 넣고 12시간 이상 끓여서 준비한다. 일본에서 하는 방식과 똑 같다. 라멘을 종류에 따라 수십 가지 국물을 준비하는 수고로움을 아끼지 않았다.

물론 면도 예사롭지 않다. 12시간 이상 숙성시킨 면 반죽은 계란을 넣어 부드러우면서도 탱글탱글하다. 뜨거운 국물에 오랜 시간 넣어두어도 잘 퍼지지 않아 쫄깃한 식감이 제대로다.

이름처럼 푸짐한 양을 내오지만 저렴한 가격도 이 집의 매력 중 하나. 술 마신 다음 날 속을 풀어 줄 뜨끈한 국물이 생각난다면. 트랜스지방 가득한 인스턴트라면 대신 부드럽고 가벼운 생 라멘 음식점에 들려보자.
    
 
RESTAURANT INFO
●02-591-7877(www.ramenmt.co.kr) ●11:30~03:00(일 23:00까지) ●라멘 5000~7000원, 튀김 6000~1만2000원, 나베 1만5000~2만원, 후라이돈부리 6000~7000원 ●주차불가 ●지하철 2?3 호선 교대역 10번 출구 방향으로 직진 100m

Taste
일본 최북단 ‘홋카이도라멘’부터 ‘오사카라멘’ 에 이르기까지 각양각색의 라멘을 선보인다. 그중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것만을 골라 메뉴판에 올렸다. 면은 트랜스지방이 전혀 없는 생면만을 고수해 최근 ‘웰빙’ 트렌드에 맞췄다.

생면은 12시간가량 숙성한 반죽을 사용하고 수분 함량을 60% 이상으로 유지해 쫄깃함이 살아있다. 반죽에는 일본에서 공수해온 간수(니가리)도 들어가는데 다이어트에 효과적이라고 한다. 계란을 듬뿍 넣어 노란색으로 만든 면은 식욕을 돋운다. 가장 인기 있는 라멘은 ‘쇼유라멘’, ‘탄탄멘’ 등이다.

도쿄에서 유래한 ‘쇼유라멘’은 닭 육수에 간장 소스로 맛을 냈고 숙주와 파, 미역, 차슈(돼지고기로 만든 고명) 등을 올린다. 살짝 기름기가 돌아 거부감이 들 수도 있지만 의외로 고소하고 담백한 육수 맛으로 꾸준히 인기다. ‘탄탄멘’은 한국인 입맛에 가장 잘 맞는 메뉴. 청양고추를 잘게 썰어 넣어 얼큰한 국물 맛이 기막히다.

라멘 한 그릇으로 부족하다 싶으면 우리네 만두와 비슷한 교자를 주문해 보자. 찜통에서 익혀내 윗부분은 말랑하고 아랫부분은 바삭한 게 특징이다. 담백한 면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라도 걱정하지 말 것. 잘 익은 김치와 아삭하고 새콤한 부추절임이 반찬으로 제공된다.
    
 
Mood and Interior
일본 전통의 라멘가게는 대부분 골목길에 위치한 작고 허름한 형태다. 그에 비해 라멘만땅은 넓은 대로변에 위치한데다 50평이 넘는 규모로 ‘전통’과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빛바랜 목조건물에 ‘라멘’ 이라고 적은 깃발을 걸어 두고 매장 곳곳에 일본전통주를 놓는 등  틀은 갖췄다. 자리는 모임의 특성에 맞게 앉을 수 있을 만큼 다양하다.

단체 손님도 거뜬히 앉을 수 있는 벽 등받이 좌석이 있고 주방 앞 바(bar) 코너는 혼자 오는 손님을 위한 자리다. 가장 안쪽에 위치한 자리는 다다미방으로 편하게 식사를 하려는 가족손님에게 인기다.

한편 매장 입구에 놓아둔 진열대에는 일본관광과 관련된 크고 작은 책자가 가득하다. 지역별 지도와 일본여행 패키지 소개 등 매주 달라진다. 덕분에 음식을 맛보는 공간으로 그치지 않고 일본을 조금 더 자세히 알 수 있는 곳으로 활용가능하다.

Service
가게에 들어선 순간 ‘이라샤이마세 (いらっゃいませ)’라고 우렁차게 외치는 종업원들. 어떤 자리를 원하시냐는 질문에 이어 에스코트하듯 자리를 안내해 준다. 또 주방에서 일하는 종업원들은 그릇 부딪히는 소리가 날 때마다 “죄송합니다” 하고 크게 인사하며 예의를 표한다. 익숙하진 않지만 이런 친절한 인사 한마디에 ‘대접’ 받는 기분을 절로 느낄 수 있다.

생소한 라멘 이름과 재료로 당황하는 손님을 위한 안내 서비스도 마련되어 있다. 바로 '라멘 마스터 제도'. 와인전문스토랑에 소믈리에가 있듯 라멘에 대해 설명해 주고 개인 취향이나 식사 분위기에 맞게 음식을 추천해 주는 사람이다.

본사에서 라멘에 대한 교육을 받은 사람들로 해박한 지식을 자랑한다. 라면 위에 올릴 토핑이나 메인요리에 곁들일 사이드 메뉴 등 사소한 부분까지 친절하게 설명하고 조언해준다.

'음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드레스 카페  (0) 2007.11.12
완소 리필 맛집  (0) 2007.10.22
신사동 가로수길  (0) 2007.10.22
씨푸드 레스토랑  (0) 2007.10.22
삼청동 맛집  (0) 2007.1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