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 Close and Personal>(1996)
감독 존 애브넛
출연 미셸 파이퍼, 로버트 레드포드
1. 때로는 생각지도 못한 엔딩에 가슴이 먹먹할 때가 있다. 너무 허무하게 끝나서 화가 난다는 게 아니라 실제로도 그럴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진짜로 슬퍼진다는 것이다. 인생만사 새옹지마라는 말이 점점 더 무섭게 다가오는 중이다. 이게 노화일까.
그래도 아낌없이 사랑했으니 아까울 것은 없다. 오히려 그래서 더 슬픔이 많이 남는 건지도 모른다. 이제는 더 더할 것도 없는 완벽한 사랑,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항상 안타까운 사랑. 굳이 이렇게까지 끝내면서 말하고 싶었던 것은, 아마도 '사랑하다 죽어버려라' 아닐까.
오히려 화가 나게 만드는 것은 '진부한 신데렐라 스토리지만 탄탄한 연기력' 운운하는 감상평들이다. 물론 본의아니게 그렇게 된 면은 없지 않지만 그렇게 밖에 볼 수 없다는 것이 실력과 능력보다는 연줄과 끗발로 승부내는 한국식 경쟁사회에서 자랐다는 촌티를 내는 태도는 아닐까. 카메라 뒤에서의 '샐리'와 카메라 앞에서의 '탤리'는 분명 전혀 다른 사람이었고 그것이 그녀의 능력이었다. 생판 처음 접해보는 정치기사를 다루면서도 밤을 새고 공부를 해서라도 문제없도록 하는 것이 그녀의 실력이었다. 누군지도 몰랐던 '익사한 밀입국자들'을 보고, 생사가 왔다갔다하는 교도소에서 사회의 부조리와 현실을 직시하는 것이 그녀의 재능이었다. 그런 그녀가 정당한 기회가 주어진데도 메인앵커자리에 오르지 못하는 게 이상한 것이 정상적인 경쟁사회의 시스템이다. 이를 두고 신데렐라라는 것은 개인을 간과하고 피상적인 관계에만 집착한 질투쟁이들의 발언이다.
*Up Close and Personal: 밀착취재
2. 워렌같은 인물이 있을까마는 있었으면 한다. 역할을 완벽히 소화해 낸 로버트 레드포드 덕분에 캐릭터뿐만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레드포드 자신도 매력적으로 보인다. 미셸 파이퍼가 물론 typical american beauty이긴 하지만 조디 포스터가 아쉬운 건 역시 백치미에 대한 편견때문일 것이다.
리메이크 되었으면 한다. 10년 전이라 확실히 의상이 좀 안타깝다.
3. 더 사랑하면 더 상처받지만 더 행복하다. 공정한 경쟁사회를 수립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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