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조선일보Books] 선부론 외 3권

네다 2008. 8. 4.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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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Books | 최성환 대한생명 경제연구원 상무 sungchoi@korealife.com
직장인 위한 경제·경영서 4선(選)

 

"능력 있는 자가 먼저 부자가 돼라." 1978년 덩샤오핑이 중국 경제를 개방하면서 내놓은 '선부론(先富論)'의 핵심이다. 이후 선부론은 중국을 절대평등에서 능력위주 사회로 변화시켰다. 덕분에 중국은 강대국의 대열에 올라섰지만 동시에 빈부격차가 가장 심한 나라로 전락했다. 하지만 중국인들은 여전히 부자에 대해 관대하다는 것이 20년 이상 중국 주재 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의 관찰이다.

부자가 가난한 자들에게 기회를 제공한다는 가치관을 가지고 '앞선 부자'를 따라잡기 위해 중국인들은 오늘도 열심히 뛰고 있다는 것이다. 2002년 이후 우리나라의 최대 투자대상국이자 2004년 이후 우리나라의 최대 무역대상국인 중국에 살고 있는 중국인들을 알고 싶은 사람은 꼭 읽어야 할 책이다.

보보스(bobos)는 부르주아(bourgeois)와 보헤미안(bohemian)의 합성어로 부르주아의 야망과 성공에 대한 집착과 보헤미안의 저항과 창조성이라는 특성을 동시에 지닌 미국의 새로운 상류계급을 가리키는 말이다. 저자가 2000년에 쓴 《보보스: 디지털시대의 엘리트》에서 만들어낸 신조어다. 이번 책은 보보스를 찾아 교외로 떠난 저자의 여행기다.

보보스는 육아·교육·쇼핑·일 등 모든 일상생활에서 열정과 활력을 분출시킨다. 예를 들어 이들의 교육열은 한국 부모들에 못지않다. 고등학교에서는 법대·의대·경영대 진학이 최대 목표고, 대학교에서는 변호사·의사·CEO가 되기 위해 앞만 보고 달린다. 자다가도 일어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적을 만큼 열정적인 이들 보보스가 사는 파라다이스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클린턴 행정부에서 노동부 장관을 지낸 로버트 라이시가 쓴 《슈퍼자본주의》는 피도 눈물도 없는 자본주의가 민주주의의 이상(理想)을 밀어내고 있는 현상에 대한 통렬한 비판이다. 거의 모든 나라로 확산된 자본주의는 그에 따른 폐해도 만만치 않다. 미국 캘리포니아 공무원들의 연금기금인 캘퍼스(CalPERS)는 은퇴자들의 돈을 불린다는 명목으로 투자한 유럽회사들에게 압박을 가했다. 이 바람에 프랑스의 통신회사 알카텔은 눈물을 머금고 구조조정에 나섰고, 독일의 전기·가스회사 RWE 역시 지역사회와의 유대 강화라는 오래된 관행을 버려야 했다.

우리는 경제적 파이를 키우는 자본주의 덕분에 유례없는 풍요로움을 누리고 있다. 이제 그 파이를 어떻게 나누고 깨끗한 공기를 어떻게 보존할 것인가와 같은 민주주의를 더 돌아다보고 그에 따른 새로운 규칙을 만들어야 한다는 저자의 목소리를 귀담아 들어야 할 때가 아닐까?

'메가트렌드(Megatrends)'는 미래학자 존 나이스빗이 말한 대로 현대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글로벌화·정보화·네트워크화와 같은 거대한 변화의 흐름을 말한다. 반면 '마이크로트렌드(Microtrends)'는 나름대로 뚜렷한 주체성을 갖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변화의 흐름을 뜻한다.

트렌드 포착분야의 전문가인 저자들은 이제 더 이상 '메가트렌드'나 '전 세계적 경험'만으로는 세상을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마이크로트렌드를 이끌어가고 있는 '열정적인 주체성 집단'이 바로 우리들의 자화상이고 이들을 이해해야 급변하는 세상을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