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조선일보Books] 피터 드러커 미공개 강의노트

네다 2008. 8. 4.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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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Books | 김경은 기자 eun@chosun.com
알아서 일하는 사람과 묻는 사람 둘 중 누구를 CEO로 지명했을까
피터 드러커 미공개 강의노트
윌리엄 코헨 지음|김명철 옮김|문학수첩
392쪽|1만5000원

 

한 회사의 대표가 나이가 들자 자신의 후임을 생각하게 됐다. 마침 능력이 뛰어난 부사장 둘이 있었다. 그는 두 사람을 불러 놓고 자신이 5년 뒤 은퇴를 생각하고 있으며 둘 중 한 명을 대표로 임명할 거라고 말했다.

5년 동안 두 사람은 일을 잘 해냈다. 그런데 일을 하는 방식이 달랐다. 한 명은 대표를 귀찮게 하는 일 없이 혼자서 업무를 잘 처리해 나갔다. 반면 다른 한 명은 대표를 찾아와 진행상황을 보고했고, 조언해 달라고 청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대표는 누구를 후임으로 지명했을까?

1975년 미국 클레어몬트 대학원에서 중역 박사과정을 밟고 있던 학생들은 스스로 알아서 일한 후보를 대표로 지명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교수 피터 드러커는 정반대였다.

"누구나 다 '아는' 것이라 해도 틀릴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CEO는 자신의 정책과 유산이 본인이 물러난 뒤에도 이어지길 바랍니다. 두 번째 후보는 계속해서 의논하고 조언을 구하면서 자신이 대표의 유업을 이어갈 사람임을 어필한 겁니다."

이 책은 1975~79년 드러커의 수업을 들었던 저자가 자신이 들은 강의를 되살려낸 것이다. 실제로 책을 읽는 동안 드러커의 강의실에 앉아 경영 수업을 받는 듯한 생생함을 느낄 수 있다.

드러커는 '경험을 버리고 백지 상태로 돌아가라'는 조언도 했다. "1939년 제2차 세계대전 중 영국은 미국인 헨리 카이저에게 화물선을 만들어 달라고 주문했습니다. 카이저는 배(船)에 대해 아는 게 없었지만 그만의 해결책을 생각해냈죠. 노동자들이 자기가 맡은 부분만 알면 되도록 조립 라인을 도입하고 미리 만들어져 있는 부품을 가져다 쓴 겁니다. 결국 그는 시간과 비용을 대폭 줄이면서 배 1500척을 만들었어요."

원제 A Class With Drucker: The Lost Lessons of the World's Greatest Management Teach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