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조선일보Books] 화폐전쟁

네다 2008. 8. 4.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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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Books | 연합뉴스
"화폐를 통제하는 자가 세상을 지배한다"
'화폐전쟁' 출간
차혜정 옮김. 512쪽. 2만5천원.

 

지난해 중국에서 출간돼 큰 논란을 불러 일으켰던 ’화폐전쟁’이 랜덤하우스에서 번역, 출간됐다.

화폐발행권을 둘러싼 세계 경제주체들의 경쟁을 음모론적 시각에서 그린 이 책은 중국에서 ’다빈치 코드’의 화폐판이라고 불리며 100만부 이상이 판매된 베스트셀러다.

1990년대 미국에 유학했으며 최근 수년간 금융업종에 종사한 쑹훙빙(宋鴻兵)이 쓴 이 책은 세계 경제의 역사가 화폐발행권을 둘러싼 암투였다는 전제 하에 금융 개방이 이뤄진 중국에서 일어날 화폐전쟁에 대비해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저자는 21세기 중엽 중국이 세계 경제의 진정한 강국이 되는데 가장 중요한 걸림돌은 ’화약연기 없는 전쟁’, 즉 잠재적 금융대전의 위협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아시아 금융위기로 ’네 마리 용’이 승천을 멈춘 것과 일본 경제가 마치 혼이 나가는 약이라도 먹은 듯이 맥을 못 추게 된 것 등이 우연히 발생한 것이 아니라 막후에서 힘을 발휘하는 존재 때문이라고 분석하며 다음 공격 목표는 중국이 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저자는 “2006년 중국의 금융영역 개방과 관련해 국제 금융재벌들이 벌써 칼을 갈며 이 날만 기다리고 있었다”(422쪽)면서 국제 금융재벌들이 중국에 대거 진입한 전략적인 이유는 중국의 화폐 발행권과 중국 경제를 통제하면서 해체함으로써 런던과 월가가 주도하는 세계 정부와 세계 화폐를 만드는데 최후의 걸림돌을 제거하기 위한 것이란 관점을 제시한다.

국제 금융재벌들의 음모에 맞서기 위해 그가 제시하는 대응책은 내부적으로는 금융방화벽을 견고히 쌓고 대외적으로는 금융 홍수 방지 댐을 구축하는 두 가지 방어체계 확립이다.

금융방화벽은 외자은행이 악의적으로 인플레이션을 조장해 중국 자산에 거품이 끼게 만든 다음 갑자기 돈줄을 잡아매 통화 긴축을 조장하는 일을 막기 위한 것이다. 외자은행의 신용대출 규모와 방향을 엄격히 감독하고 지급준비율과 저축으로 금융의 거시조정을 진행해 외자은행이 국내 채무를 대량으로 화폐화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홍수 방지 댐은 달러 체제 붕괴에 대비해 정부와 민간이 힘을 합쳐 금.은 보유고를 늘리는 것을 의미한다. 금광과 은광자원은 가장 중요한 전략자산으로 철저히 보호하고 전면 국유화해야 하며 외국의 금ㆍ은 생산업체를 적극 사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가 주장하는 궁극적인 방향은 중국의 국가 실정에 맞는 금과 은을 기축으로 하는 ’이중 병행제 화폐체계의 확립’이며 이를 통해 달러의 패권이 끝나는 ’포스트 달러’ 시대에 중국의 위안화가 세계 각국이 선호하는 기축화폐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감수를 맡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의 중국직무전문가 박한진 씨는 이 책에 대해 “진실게임 식의 접근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삼국지처럼 사실에 허구를 더한 ’팩션’의 개념으로 받아들였으면 한다”고 말했다.

 

조선일보Books | 김영진 기자 hellojin@chosun.com
21세기는 '핵무기' 아닌 '화폐'가 지배한다
화폐전쟁
쑹훙빙(宋鴻兵) 지음|차혜정 옮김
박한진 감수|랜덤하우스|512쪽|2만5000원
 
세계 최고의 갑부를 꼽으라면 누구든지 빌 게이츠를 연상한다. 재산이 무려 500억달러에 이른다. 하지만 쑹훙빙의 '화폐전쟁'은 재산이 50조 달러가 넘는 로스차일드 가문을 소개한다.

이 책은 도입부에서 약 200년 전 워털루 전쟁 시대로 거슬러올라가, 당시 돈의 흐름을 주도했던 각종 중대 사건의 배후에 세계 최초 국제 은행재벌 로스차일드 가문이 등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면서 국제금융재벌들의 최종 목표는 런던과 월가가 통제하는 '세계정부'와 '세계 화폐' 그리고 '세계 세금'체제를 완성하기 위해 그 기초를 확실하게 다지는 것에 있다고 결론내린다.

미국에서 금융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 쑹훙빙은 21세기를 지배할 결정권은 '핵무기'가 아닌 '화폐'라고 단언한다.

수조달러를 휴지조각으로 만든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에 충격받은 저자는 배후에 강력한 금융세력이 있다고 확신하고 10여 년간 고증(考證)에 들어갔다. 저자는 "영국중앙은행이 설립된 이후 지난 300여 년간 서양의 중요한 금융사건들을 종합해 거대한 '퍼즐'을 맞췄다"면서 "화폐발행권이 퍼즐의 핵심이고, 이를 둘러싼 다툼에서 주요 금융사건의 배경과 단서를 찾을 수 있었다"고 말한다.

저자는 국제금융재벌이 세계 금융사에서 활약하는 과정을 통해 돈을 둘러싼 각축전이 어떻게 서양 역사를 발전시키고 국가의 재화를 분배해 왔는지 파헤치고 있다.

역사적으로는 1929년 미국 경제 대공황이 일어난 이유, 황금이 국제적 기축통화가 될 수 없는 이유, 중동석유가 미국 달러에 미친 영향, 아시아 금융위기의 배후 조정자들을 흥미롭게 다루고 있다. 쑹훙빙은 한국이 IMF 위기를 극복한 이유를 설명하면서, "국제금융재벌이 한국의 강한 민족정신을 너무 얕잡아 봤다. 민족정신이 강한 나라는 외세 압력에 쉽게 굴하지 않는 법이다. …서양 기업들은 한국 대기업을 거의 하나도 사들이지 못했다"고 소개했다.

'화폐전쟁'은 현재 위안화 절상압력에 시달리고 있는 중국 역시 이미 총성 없는 화폐전쟁의 와중에 있다고 진단하면서 중국 사회에 대해서도 경종을 울리고 있다. 현재 중국은 금융전쟁에 대해 지나치게 낙관적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