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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131223 이탈리아 로마 - 바티칸 시스티나예배당

네다 2014. 1. 21.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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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2.23 맑음
이탈리아 로마 바티칸시국
유로자전거나라 바티칸투어

시스티나 예배당Cappella Sistina 

라파엘로의 방을 지나, 긴 복도와 근현대 예술작품 전시실을 지나면 시스티나 성당에 진입하게 된다. 시스티나 성당은 사진촬영 금지이다. 분위기도 매우 특이하다. 수십평? 백평? 정도에 3층 정도되는 강당같은 공간인데, 벽면을 따라 의자가 쭉 늘어서있다. 다리 아픈 사람들, 고개 아픈 사람들 앉아서 보라는 이야기이다. 거기 앉아서 고개를 들면 천장에 그림이 있다. 그 강당같은 공간을 사람들이 가득 메우고 있다. 돌아다니면서 관람하는게 아니고, 그냥 한자리에 서서 관람한다. 가끔가다 감시원이 마이크에 대고 씰렌찌옹!! 싸일런스!! 노포토 플리스!! 라고 한다. 약간 수용소 같은 느낌이다.

시스티나 성당의 천장이 천장화 즉, 천지창조 그림이고 들어오는 입구가 제단쪽인데, 그 벽이 최후의 만찬 이다. 최후의 심판은 미켈란젤로뿐 아니라, 다른 많은 화가들의 작품에서도 소재가 된다. 시스티나 성당 천장화를 처음 본 사람중 울었다는 사람이 있는데, 좀 오바인것 같다. 엄청 감동적인 미켈란젤로랑 천지창조 설명 듣고 마음이 막 은총과 축복에 가득찬 것 같이 입장하면, 조명도 없고 어두침침하고 사실 처음에는 저 그림이 설명들은 그 그림인지 어안이 벙벙하다. 그러다 정신 차리고 하나하나씩 들여다보면 아까 배운 내용들이 있구나 하면서 익숙해진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조망하면서 대단하다, 엄청나다, 감탄하게 된다. 하지만 개인적인 결론으로는, 어떤 예술작품도 작가의 인생만큼 아름답고 감동적이지는 않다는 것이다. 나는 미켈란젤로의 인생에 대한 기사를 읽고 설명을 들었을때 더 큰 감동을 느꼈다. 천지창조는 그냥 위대한 예술가가 세상에 살았던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기 위한 알리바이에 지나지 않아보였다.


천지창조 Genesis

창세기전
엄밀하게 말하면 천장화 중앙에 있는 9개의 장면이 진짜로 하느님이 천지와 인간을 창조하시고, 아담과 이브가 선악과를 먹는 창세기 내용이다. 순서는 입장하는 문과 제일 먼 쪽부터 시작된다. 
 
1. 빛과 어둠의 구분
2. 해, 달, 지구의 창조
3. 땅과 물의 구분
4. 아담의 창조
5. 이브의 창조
6. 선악과의 유혹과 추방
7. 노아의 번제
8. 대홍수
9. 술에 취한 노아

최초 3장면은 창세기의 하느님이 세상을 창조하시는 이야기이다.
하느님은 6일만에 세상을 만드시고 7일째에 쉬셨다. 첫째날 하느님은 빛과 어둠을 창조하셨다. 둘째날 하느님은 하늘과 땅을 나누셨는데, 이것은 천장화 그림중 세번째에 해당한다. 그 가운데 장면에서 하느님은 해를 부르는 앞모습과 달을 부르는 뒷모습 2명으로 나타난다. 셋째날 하느님은 지구를 만들고 그로부터 행성들이 퍼져나가도록 하셨다. 넷째날 하느님은 낮과 밤, 시간과 계절을 지배할 해와 달을 만드셨다. 다섯번째날 하느님은 공중의 새와, 바다의 물고기들을 만드셨다. 여섯째날 하느님은 땅 위의 생물들을 만드셨다.

다음 3장면은 아담과 이브의 이야기이다.
첫 장면에서 하느님은 아담에게 닿을 것 같이 팔을 뻗고 있다. 바사리는 아담의 아름다움과 자세, 윤곽이 유한한 인간의 그림이나 붓질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라기보다는, 최초이자 최고의 창조자에 의해 형성된 것처럼 보인다고 했다. 하느님의 팔이 감싸고 있는 아래로 약간은 걱정스러운 듯한 이브의 모습이 보인다.  일설에 따르면 하느님을 둘러싸고 있는 망토와 천사들이 인간의 뇌의 형태와 똑같다고 한다. 미켈란젤로가 의도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대뇌와 연수등 뇌의 각 부분과 같다고 한다.
2번째 작은 화면은 잠들어 있는 아담의 갈비뼈에서 이브를 창조하는 모습이다. 이 구성은 미켈란젤로가 한때 연구했던 쟈코포 델라 퀘르치아 Jacopo della Quercia 가 제작했던 볼로냐의 산페트로니오 성당 Basilica di San Petronio 에서 차용한 것이다. 
마지막 화면에서 미켈란젤로는 아담과 이브가 선악과를 취하는 장면과 그에 따라 에덴동산에서 추방당하는 장면을 한장면에 담았다. 이브는 뱀으로부터 선악과를 받고 있고, 아담은 옆에서 선악과를 받고 싶어한다. 에덴동산에서 쫓겨난 아담과 이브는 먹고살기 위해 일해야 하고, 인간으로서 죽음을 맞이하는 운명에 놓이게 된다. 이 장면에서 이브에게 선악과를 주었던 뱀과, 아담과 이브를 에덴동산에서 쫓아보내는 천사의 얼굴이 동일하다. 쾌락 또는 타락과 그에 따른 책임의 양면은 같은 얼굴을 하고 있다고 보인다. 반면 에덴동산에서 살던 아담과 이브는 젊고 아름다운 모습인 반면, 에덴동산에서 쫓겨나는 아담과 이브는 늙고 추한 모습이다. 

마지막 3장면은 노아와 대홍수에 대한 이야기이다.
시간순서과는 상관 없이 첫번째 장면은 대홍수에서 살아남은 노아와 가족들이 양을 제물로 번제를 드리는 모습이다. 가운데 큰 화면은 대홍수 당시의 현장 상황이다. 노아와 가족들은 방주를 타고 대홍수를 피하고 있고, 다른 사람들은 대홍수에서 살 땅을 찾아 헤매고 있다. 등장인물이 많은 이 화면은 벽에 그려졌던 그림들과 가장 비슷한 구성을 따르고 있다. 마지막 화면은 취한 노아를 그리고 있다. 대홍수 뒤에 땅을 갈아 포도를 경작하는 노아의 모습이 그림 뒷편에 묘사되어 있다. 포도를 경작해서 와인에 취한 노아는 나체로 쓰러져 자고 있다. 그의 막내아들 함 Ham 은 두 형 솀 Shem 과 야베드 Japeth 를 데려와서 우스운 광경을 보여주지만, 두 형은 아버지에게 담요를 덮어준다. 이후 함은 노아에게 저주를 받고, 함의 아들 가나안 Canaan 은 솀과 야베드의 후손들을 영원히 받들게 된다. 이 세장면을 통하여 인간이 하느님의 완벽한 창조로부터 아주 멀리 떨어져왔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나 솀과 그의 후예들 이스라엘인을 통해, 세상에 구원이 올것이라는 것을 드러내고 있다. 

미켈란젤로가 성경의 아홉장면을 시간 반대 순서로 작업했기 때문에, 관람객들 입장에서는 취한 노아 장면이 가장 먼저 시작된다. 톨니 Tolnay 에 따르면 신플라토닉 Neoplatonic 관점에서 해석할때, 노아 이야기를 가장 먼저 시작하고 신의 창조를 가장 나중에 작업한 것은 신격화 deificatio 의 과정이라고 볼 수 있으며, 육체적 단계에서 정신적 단계로의 회귀라고 한다. 아마 하느님을 그릴 때 가장 완벽하고 싶어서 인간 단계의 그림을 습작 삼아 우선 그렸던 것 아닐까 싶다. 물론 천재 미켈란젤로에게는 습작이란 단어조차 적절치 않겠지만 말이다. 

원형 청동 메달 그림

 

9화면중 작은 화면들 양쪽으로는 누드형상 Ignudi 들이 붙잡고 있는 청동색 원형의 방패 또는 메달들이 있다. 방패들 안에는 구약성서와 성서외경 마카베오서에서 따온 내용들이 그려져 있다. 선지자 엘리야 Elijah 가 후계자 엘리사 Elisha 에게 외투를 남기고 불의 전차 Chariot of Fire 를 타고 천국으로 올라가는 이야기를 제외하면, 주요 내용들은 성경 이야기중 섬뜩하거나 부끄러운 이야기들이다. 또는, 일부 관점에서 보면 선지자로서의 엘리야의 역할은 이스라엘인들이 회개하도록 경고하는 것이었고, 그의 천국행은 전통적으로 그가 하느님 이전에 이스라엘인에게 죄를 들어 벌을 내리려고 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온전히 끝난 다섯개 중 네개 메달들의 장면들은, 미켈란젤로의 다른 작화 '카시나 전투 Battle of Cascina' 와 유사하게 폭력적인 장면으로 점철되어 있다. 방패에 사용된 금색은 금색이 없는 다른 천장부분과 비교했을때, 천장을 어느정도 벽쪽 프레스코화와 연결시켜준다. 미켈란젤로 이후로 프레스코화들 또는 많은 세부 부분에서 금박이 엄청나게 많이 활용되었는데, 대표적으로 페루지노 Perugino 는 예복의 세밀한 부분을 표현하기 위해서 뿐만 아니라, 빼곡한 금색얼룩에서 모호한 구획에 따른 굴곡을 강조하기 위하여 사용하였다. 아마 이 방식은 보티첼리 Sandro Botticcelli 가 모세의 일생중 <반역자들의 처형 Punishment of Korah and Stoning of Moses and Aaron>에서 그린 로마 개선문에 나타난 메달들에서 영감을 받아 미켈란젤로가 선택해서 더 발전시킨 것으로 보인다. 메달들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아브라함 Abraham 이 이삭 Isaac 을 희생시키려는 순간
2. 바알 Baal 조각상이 파괴되는 순간
3. 바알 숭배자들이 참혹하게 사살되는 순간
4. 다윗왕의 부하 유리아 Uriah 가 구타로 사망하는 순간
5. 성직자 나탄 Nathan 이 살인과 간음을 들어 다윗왕 King David 를 비난하는 순간
6. 다윗왕의 반역자 아들 압살롬 Absalom 이 도망치다가 나무에 머릿카락이 걸려 다윗왕의 부하들에게 참수되는 순간
7. 아브네르 Abner 를 죽이기 위해 요압 Joab 이 몰래 다가가는 순간
8. 여호람 Joram 이 수레로부터 머리부터 내동댕이 쳐지는 장면
9. 천국으로 올라가는 선지자 엘리야 Elijah
10. 불분명 또는 미완성.



사방 날개 - 선지자들과 예언자들

창세기전 그림 9장을 둘러싸고는 예언자들이 그려져 있다. 예수의 출현을 예언했던 이스라엘 선지자 Prophet 남자 7명과 지역별 예언자 Sibyl 여자 5명이다. 성당 문과 반대쪽 천장에 남자 선지자 2명을 빼고 10명은 남녀순으로 교차배열 되어있다. 제단쪽 천장부터 시계방향으로 순서는 다음과 같다. Jonah(IONAS) - 제단쪽 천장, Jeremiah(HIEREMIAS), Persian Sibyl(PERSICHA), Ezekiel(EZECHIEL), Erythraean Sibyl(ERITHRAEA), Joel(IOELl), Zechariah(ZACHERIAS) - 문쪽 천장, Delphic Sibyl(DELPHICA), Isaiah(ESAIAS), Cumaean Sibyl(CVMAEA), Daniel(DANIEL), Libyan Sibyl(LIBICA)  

이스라엘 선지자들은 4명의 주요 선지자 - 이사야, 예레미야, 에제키엘, 다니엘 - 를 포함한다. 그외 선지자들중에 선택된 자들은 요엘, 스가랴, 요나 이다. 요엘과 제카리아는 성경에서 그들의 예언이 차지하는 분량이 많지 않아 주요예언자라고 할 수는 없으나, 예언 하나하나가 중요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요엘 2장에서 신은 언급한다. '내 영을 너희에게 부어주리니, 너희 자녀들은 장래 일을 말할 것이다. 너희 늙은이들은 꿈을 꾸고 너희 젊은이들은 이상을 볼 것이다.' 이 말은 미켈란젤로의 그림형식에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미켈란젤로는 여성 예언자들을 남성 선지자 사이에 배치하고, 어린 다니엘을 늙은 예레미아 건너편에 배치한 것이다. 

스가랴는 언급했다. '새겨들어라! 너희 왕께서는 가난한 모습으로 나귀를 타고 오실것이다.' 그의 모습은 문 바로 위 천장에 그려져 있는데, 이 문으로 야자수주일에 교황이 입장한다. 그리스도는 야자수주일 즉, 부활절 1주일전 나귀를 타고 예루살렘에 입성함으로써 이 예언을 실현했다. 

요나는 니느웨 Nineveh 의 몰락을 예언했다. 이 예언만으로 그가 제단 위를 장식하기에는 부족해 보이나, 사실 요나 그 자신이 극본과 스테인드글라스 등 수많은 예술작품을 장식할 정도로 상징적이고 예언에 있어서의 중요성을 의미하고 있기 때문에 그가 제단 위 천장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요나는 니느웨로 가서 몰락을 예언하라는 하느님의 뜻을 거역하고 다르싯으로 도피하려다가 바다 위에서 풍랑을 만나 바다에 던져졌다. 그는 거대한 물고기에게 먹혀 뱃속에서 3일을 지내다가 기적적으로 살아나와 하느님의 뜻을 전한다. 이런 점에서 요나는 십자가에 못박혀 사흘만에 부활한 그리스도의 예현이 된다고 볼 수 있다. 시스티나 성당 제단 위의 천장에 그려진 요나는 옆에 거대한 물고기를 두고, 창조자 하느님께 고개를 돌림으로써, 그리스도의 부활의 징조를 보여주고 있다. 일설에 따르면, 누워있는 요나의 모습은 항상 밧줄에 매달려서 천장화 작업을 하던 미켈란젤로 자신을 모델로 하고 있었다고 한다. 

바사리는 특히 이사야 그림을 칭송했다. '원래의 모습에 충실하고 미술 기술의 진정한 모태라 할 수 있는 이사야의 그림을 공부한 사람은 누구라도 훌륭한 화가가 되기 위한 모든 계율을 가르치는, 아름답게 구성된 작품이라는 것을 깨달을 것이다.' 

5명의 고대 여성 예언자들은 제각각 그리스도의 탄생을 예언했다. 예언자 기록을 담은 비길의 기록 Virgil's Aeneid VI 에 따르면 쿠마에 무녀는 천국의 새로운 자손이 황금시대의 회귀를 가져올 것이라고 언급했다. 쿠마에 무녀는 비기독교였지만 그의 예언은 그리스도를 의미한 것으로 해석된다. 기독교에 따르면, 그리스도는 유대인 비유대인 가리지 않고 찾아온다. 이는 그리스도 탄생 전부터 하느님이 세상에 그가 올것을 준비시킨 것이라고 해석된다. 그렇기 때문에 하느님은 유대인과 비유대인을 같이 활용하셨다. 비기독교인인 로마황제 아우구스투스가 인구조사를 지시하지 않았더라면, 그리스도는 베들레헴(그리스도가 태어날것으로 예언되던 곳)에서 탄생하지 않을 것이었다. 그리스도가 탄생했을때, 부자이건 가난하건, 권력이 있건 없건, 유대인이건 아니건 그 소식이 전해졌다. 귀중한 선물을 들고 새로운 아기 왕을 찾은 세명의 동방박사들은 비기독교인 외국인들이었다.

미켈란젤로가 천정화를 그리던 시대 로마 기독교는 비기독교 과거 도시의 유적을 발굴하는데에 관심이 증폭되고, 학자들이 중세교회 라틴어 독해에서 고전 라틴어 독해로 바꾸고 고대철학이 성아우구스티노의 기록과 같이 연구되던 시기였다. 시스티나 성당에 이교도 예언자가 다섯이나 그려진 것도 놀랄 일은 아니었다. 미켈란젤로가 10명 또는 12명의 선택지가 있었을때, 중요성이 낮은 선지자들과 함께, 왜 여성 예언자 5명을 선택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존 오말리 John O'Malley 에 따르면, 여성 예언자들은 지역별 대표성을 띄고 있다고 해석된다. 여성 예언자들은 아프리카, 아시아, 그리스와 이오니아 지역 출신인 것이다. 바사리는 에리트리아 무녀에 대해 언급한다. '이 그림의 많은 부분은 특히 사랑스럽다. 그녀의 얼굴, 머리장식과 옷주름들. 그리고 그녀의 드러난 팔은, 다른 부분들과 같이 사랑스럽다.'

네 귀퉁이 - 이스라엘의 영웅들

천장의 네 귀퉁이는 삼각형 모양의 장식이 달려있다. 삼각형 장식들에는 이스라엘을 구원한 영웅 4명 - 남성 2명, 여성 2명 - 의 일화들이 그려져 있다. 

1. 모세 Moses 와 놋뱀 : 이스라엘 백성이 광야에서 생활할때 하느님에게 불평하자 하느님은 불뱀을 내려서 그들을 벌하였다. 모세가 이들을 구하기 위하여 하느님께 여쭙자 놋뱀을 만들어 그것을 보는자는 살게된다는 답을 들었다. (민수기 21장) 그림에는 불뱀에 물려 고통스러워 하는 사람들 뒤로 놋뱀 기둥이 서있는 모습이 보인다. 놋뱀의 일화 장면에는 바글거리는 군중 모습이 나온다. 불뱀의 공격으로 혼란에 빠진 사람들은 그들을 구할 놋뱀을 간절히 찾는다. 이 장면은 천장화중 대홍수 장면으로부터 인간 군상의 고통을 차용하여, 이후에 그려지는 최후의 심판에서 나타나는 최후 인간영혼의 고통으로 연결하는, 매너리즘 양식에 가장 가까운 그림이다. 

2. 에스더 Esther 와 하만 Haman 징벌 : 유대인이 황야를 떠돌던 시절 아말렉족의 땅에 들어가려 하나, 아말렉족이 이를 막는다. 하느님은 노하여서 아말렉족을 벌하리라고 하였다. 이후 시간이 흘러 아말렉족의 후예 공직자 하만은 문지기인 유대인 모르드개에게 자신에 대한 숭배를 요구한다. 모르드개가 이를 거부하자 하만은 유대인 전체를 고사시킬 계획을 세우고 왕 아하수에로에게 재가를 올린다. 하만은 모르드개를 처벌할 심산으로 높은 나무기둥를 세운다. 유대인 베냐민 지파로서 모르드개와 사촌지간이었던 에스더는 용기와 지혜를 갖고 왕비가 되었다. 왕비 에스더는 남편 아하수에로 왕을 설득하여 유대인 몰살을 막고 하만을 벌한다. 하만은 자신이 세웠던 기둥 위에서 처형된다. 그림에서는 방안에서 지시를 내리는 아하수에로왕, 문 밖으로 지시를 전달하는 에스더왕비, 그리고 문 밖에서 나무에 매달려 처형된 하만이 보인다. 하만의 그림은 처형되는 하만, 에스더 및 왕과 연회를 열고 있는 하만, 그리고 침대에 있는 왕 3가지 장면으로 나눌수 있다.  

3. 다윗 David 과 골리앗 Goliath : 그림에서는 돌팔매에 맞고 쓰러진 골리앗의 목을 치는 순간의 다윗이 나온다. 골리앗의 처형 장면은 두 주인공을 강하게 부각시키고 나머지 인물들은 흐릿하게 처리함으로써, 간단하고 진한 이미지를 전달한다.  

4. 유디트 Judith 의 홀로페르네스 Holofernes 살해 : 홀로페르네스는 아시리아의 대장군으로 유다를 정복할 계획을 세우고 유대인들이 사는 배툴리아를 포위한다. 유디트는 홀로페르네스를 취하게 만들어 그의 목을 쳐 살해한다. 그림에서는 홀로페르네스의 목을 들고 따르는 시녀와 앞서가는 유디트가 나온다. 홀로페르네스 살해와 하만 살해 2개의 그림은 삼각형을 둘로 쪼개 전후 상황을 묘사하고 있다.  

날개들 사이의 삼각형 공간 - 그리스도의 조상들

궁륭을 지지하는 거대한 장식들 사이에는 6개의 창문들이 있다. 그리고 성당 앞뒤로 창문이 2개 더 있었는데 폐쇄되었다. 제단 위쪽 최후의 심판으로 덮여진 부분에 창문이 더 있었다. 창문들 사이에는 8개의 아치형태 채광창이 있고, 그 위에 삼각형 형태의 스판드렐이 있다. 즉, 천지창조 양 옆의 날개들 사이에 삼각형 공간이 있다. 이 공간은 벽과 천장을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크기는 약 2미터 정도이고, 거대한 선지자들 사이에 끼여 있었다. 이 공간들에는 그리스도의 조상들이 그려져 있다. 마태오복음서를 바탕으로 하여 아브라함으로 부터 그리스도의 세속적인 아버지 요셉에 이르기까지의 조상들이다. 

창세기전중 5개의 작은 화면 - 누드형상들

창세기전 화면중 5개의 작은화면들 네 귀퉁이로는 20개의 누드형상들이 앉아있다. 이 인간들은 분홍색 리본, 초록색 베개, 혹은 도토리로 만들어진 많은 머리띠 등에 기대거나 잡고있다. 인간들은 모두 앉아있지만 그리스도의 조상들보다는 약간 덜 불편한 자세이다. 단색의 남성과 여성 쌍쌍 형상이 스판드렐 위에 대칭적으로 앉아있되, 모양은 모두 다르다. 초기작업에서는 그들이 쌍으로 다만 다양성을 띄고 나타났다. 그러나 점점 작업이 진행될수록 둘 사이의 대칭 차이는 심하게 벌어져 네 귀퉁이 형상이 제각각으로 변해버리는 정도가 되었다. 

이 누드형상들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서는 밝혀진바가 없다. 아마도 '인간이 모든 것의 잣대이다' 라는 고대그리스의 인본주의적 관점과 관련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미켈란젤로는 성경을 잘 알았다. 그는 세라프들(천사와 유사한 천상의 존재)과 케루브들(천상에 속하는 아홉천사중 두번째 지위, 날개달린 어린아이, 어린아이 머리로 표현되지만 매우 강력한 존재) 들이 날개달린 존재로 묘사되었지만, 천사들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들은 사람의 형상을 한 것으로 묘사되고는 했다. 미켈란젤로가 이후에 성당의 제단벽(최후의 심판)을 작업할때, 많은 천사들을 포함시켰는데, 특히 채광창쪽에는 예수의 고난을 상징하는 도구들을 들고 오는 천사들이 그려져 있다. 다른 천사들은 죽은이들을 불러올리는 트럼펫을 불고 있으며, 살생부를 펼치고 있거나, 죄인들을 지옥으로 던지고 있다. 모두 다 해서, '최후의 심판' 에는 40여명의 천사들이 있는데, 이들은 모두 천장화의 누드형상들과 매우 닮았다. 이 점이 누드형상들이 천사들을 의미한다고 결론내릴 수 있는 근거이다. 

누드형상들이 진짜로 천사들이라면 그들은 인간의 운명을 감정없이 바라보고 기다리는, 하느님이 가시는 곳 어디든 따라가고 하느님의 뜻을 전하는 존재들이다. 이들의 형상은 천장화의 다른 어떤 인물, 주인공들보다도 미켈란젤로의 해부학과 축소기술에 대한 깊은 지식과 그의 창조에 대한 무한한 능력을 잘 드러내고 있다. 고대유물을 형상화 함으로써, 이 형상들은 교황 율리우스 2세가 가진 포부 즉, 이탈리아의 새로운 황금시대를 이끌겠다는 포부를 반향하고 있다. 동시에 미켈란제로의 위대함을 보여주는 증거가 된다. 그러나 한편으로 천장을 벗겨버리고 싶어했던 교황 아드리아노 6세 Adrian VI 를 비롯하여, 몇몇 사람들은 그들이 실오라기 한올 걸치지 않았다는데에 불쾌해하고, 천장화를 불결하다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