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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131223 이탈리아 로마 - 바티칸미술관 벨베데레정원

네다 2014. 1. 21. 0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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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2.23 맑음
바티칸시국
자전거나라 바티칸투어

벨베데레정원Belvedere Garden

피나코테카관 관람을 마친 뒤, 점심을 먹는다. 가이드님 말씀에 의하면 바티칸 미술관의 카페테리아는 세계적으로 명성이 있다. 가격 면에서나, 음식 맛이나 신선도 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어떤 사람들은 도시락을 싸가라고 한다. 어떤 사람들은 사람이 먹을 음식이 아니라고 한다. 하지만, 일생에 단한번 지구상 가장 성스러운 곳에서 오늘 아니면 절대 먹지 않을 음식을 먹는다면 이 또한 얼마나 값어치 있는 일인가. 나는 핫도그 세트(7.5유로)를 먹었는데, 나쁘지 않았다. 햄버거 세트(8.5유로)나 기타 다른 파스타, 피자, 샐러드(4.5유로)는 어땠는지 모르겠다. 그나마 저렴한 쓰레기를 골라서 다행이다.

 

어차피 거지같은 점심, 빠르게 먹고 난 뒤 짬을 이용해서 바티칸 여행의 별미 - 집으로 엽서쓰기 시간 - 을 갖는다. 카페테리아에서 나와서 왼쪽 복도를 이용해서 쭉 들어가면 우체국이 있다. 엽서는 0.9유로라서 별로 비싸지 않은데, 펜을 안 갖고갔던 나는 모나미볼펜보다 퀄리티 안좋은 3.98유로짜리 펜을 사서 엽서를 썼다. 엽서를 쓰고 우체국 가운데 줄(오른쪽 줄은 우편업무가 아니다.)로 가서 싸우쓰코리아!! 라고 말하면 2유로짜리 우표를 준다. 침 발라서 우표를 붙이고 우체통에 넣는 인증샷을 남긴다. 점심을 다먹고 다시 집결해서 오후 투어를 시작했다.

 

솔방울 정원은 원래 바티칸에서 대중을 상대로 최초의 미술작품 전시회를 열었던 벨베데레 정원의 일부이다. 지금은 중앙에 바티칸 도서관이 건설되어 두개로 나뉘게 되었다. 솔방울 정원에서 바티칸 도서관을 건너가면 진짜 벨베데레 정원이 나온다. 벨베데레 정원에는 벨베데레의 아폴론 상이 있다. 벨베데레의 아폴론은 이상적인 남성신체가 갖추어야할 모든 비율과 균형을 갖췄다. 상체와 하체 길이의 비율은 1:1.618 황금비율이고, 팔과 다리의 근육은 아름답다. 그래서 고대에 만들어진 이 조각상은 현재까지 남성조각을 만드는 모든 예술가들의 모델이 된다. 대표적으로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상을 들수 있다. 대두의 이상한 비율만 빼면 말이다. 나폴레옹은 아폴론상과 비너스상을 한곳에 두고 볼 계획을 세웠으나, 무산된다.

 

라오콘 군상은 역동성의 상징과도 같은 작품이다. 트로이 제사장이었던 라오콘은 아테네-트로이 전쟁에서 신점을 통해 트로이 목마의 계략을 알아내고, 목마를 들이지 말라고 제언한다. 물론 그의 제언도 수용되지 않았지만, 몰래 신들의 계략을 빼낸 그는 신들의 미움을 사서, 두 아들과 함께 물뱀에게 물려 죽는다. 라오콘 군상은 라오콘과 두 아들이 물뱀에게 휘감겨 빠져나오려고 안간힘을 쓰지만 결국 죽게 되는 생생한 현장을 담고 있다. 애초에 교황 율리오 2세 시기에 포도밭에서 라오콘 군상이 발견되었을때 라오콘의 오른쪽 팔이 없었다. 교황은 예술가들에게 이 팔을 복원하자고 물었다. 모든 예술가들은 완성된 동상을 쭉 뻗은 팔의 형태로 예상했다. 오직 미켈란젤로만이 라오콘의 자세, 근육의 형태를 고려했을때 안쪽으로 굽은 팔의 형태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실제 피렌체 우피치미술관에는 오른팔을 쪽 뻗은 라오콘 군상 모작이 있다.

 

벨베데레 정원을 지나 건물 안으로 들어오면 피오 클레멘티노 조각전시관이 있다. 교황 클레멘스 14세 Clementino XIV와 후임자 교황 피오 6세 Pius VI가 수집한 조각상들을 전시해 놓았다. 여기 뮤즈의 방에는 벨베데레의 토르소가 있다. 기원전 1세기의 토르소 상은 미켈란젤로와 로댕을 비롯하여 많은 조각가들에게 영감을 준 작품이다. '네스토르의 아들 아폴로니오스' 라는 서명으로 보아서 아폴로니오스라는 작가의 작품으로 인정된단다. 최초에 다수설은 깔고 앉아있는 짐승가죽이 사자가죽일 것이라는 점을 들어 주인공이 헤라클레스일 것이라고 추정했으나, 근래 1998년 빈셔Winsche라는 학자가 트로이 전쟁의 그리스 영웅 아이아스 텔라모니오스 장군일 것이라는 설을 내놓았다. 아이아스는 율리시스와의 경쟁에서 져 화가난 나머지 양떼를 적군으로 착각하고 몰살시켰다. 이후 수치심을 느낀 그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 조각상은 자살을 고민하는 순간을 담은 것으로 추정된다.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의 자세 모델이 되었다.

 

아라치 갤러리 벽에 걸린 태피스트리도 아름답지만 이곳의 하이라이트는 천장이다. 조각이 아니라 그림을 그려 입체감을 드러내었다. 지도의 방 복도 양 옆으로는 이탈리아의 지도가 남쪽부터 북쪽까지 이어진다. 천장에는 황금색 액자속에 그림들이 담겨있다.

 

 

 

바티칸 우체국에서 부친 엽서.

 

 

 

우체국 근처에서 본 바티칸 미술관 궁륭.

 

 

 

 

피나코테카관 출구에서 나오면 보이는 정원

 

 

 

 

피나코테카관 건물 앞쪽 정원

 

 

 

 

 

 

 

 

 

아르날도 포모도로 <천체 안의 천체Sphere within Sphere>(1990)

 

 

 

 

솔방울 조각상 Pigna. 서기 1세기에 만들어져 판테온에 있던 조각상을 옮겨놓았다.

 

 

 

벨베데레의 아폴론. 심지어 발도 아름답다.

 

 

 

 

 

 

 

 

 

 

 

 

 

 

 

포세이돈

 

 

 

 

 

 

 

 

바티칸박물관 역사의 시발점이 된 라오콘 군상. 기원전 작품인데 이정도면 사실 인류예술사가 거꾸로 가는 것 아닌가.

 

 

 

 

 

 

 

 

 

 

 

 

 

 

아테네의 아폴로니우스Ateniese Apollonios가 조각한 아이아체 텔라모니오Aiace Telamonio(추정)의 토르소. 미켈란젤로는 이 모습 그대로 완벽하다며 복원을 반대했다.

 

 

 

 

 

 

 

헤라클레스 청동상

 

 

 

콘스탄티누스 대제의 모친 헬레나의 석관 장식

 

 

 

아라치 갤러리. 떨어져 나올 것만 같은 천장의 부감도에 깜짝 놀란다.

 

 

 

 

 

 

 

 

 

 

 

 

 

지도의 방, 벽에 걸린 지도보다 빛나는 황금색 천장이 장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