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917 비-맑음
독일 하이델베르크Heidelberg, 만하임Mannheim, 칼스루헤Karlsruhe
기차역 약국에서 상처에 바를 연고를 사야되는데 피부 재생을 도와주고 아프지 않게 하는 연고를 생각을 잊어버리고 발진크림만 샀다. 게다가 간지럽다는 걸 단어를 까먹어서 약사가 잇칭 하는걸 듣고서야 말해서 샀다. 아. 또 제대로 하는게 없다.
아침부터 비가 세차다. 이러다 말겠지 하는 생각으로 일단 바뎀-뷔어템부르크 일일권을 끊고 안내소에 하이델베르크 가는 편을 물어봤다. IC를 타라고 하길래 일일권을 샀다고 하니 힐브룬Heilbrunn을 경유하는 지역열차를 알려준다. 기차를 타고 가는내내 비가 그칠줄 모르더니 하이델베르크 내려도 계속 내리붓는다. 우루루 몰려가는 사람들을 따라 32버스를 타고보니 33버스만 케이블카로 가는것이었다. 제발 좀 미리 알아보고 출발하자ㅠㅠ
33버스로 갈아탈만한 곳이라도 없는지 찾아보는데 그마저도 없다. 하는수없이 32종점이 우니버지탯플라츠까지 가서 내려서 일단 아무데로나 걸었다. 무슨 골목으로 들어섰는데 저 멀리 산등성이에 고성이 보였다. 골목 여기저기를 헤매다 학교상점을 지나쳐서 하웁트슈트라세로 나오니 상점들이 몰려있었다. 날씨도 춥고, 가게들을 보니 티셔츠를 살까말까 고민하다가 다시 학교상점으로 돌아가서 반팔티셔츠를 하나 사서 중앙로 교회에 들어가서 덧입었다. 하이델베르크는 저녁때 노을을 보러 다시 오기로 한다.
계속 비가 오는 가운데 에스반호프까지 가서 기차를 타고 슈투트가르트 중앙역으로 돌아왔다. 기차를 타고 만하임에 도착했는데 계속 비가 멈추지 않았다. 방문자센터에 가서 두리번거리니 직원이 먼저 인사를 건넨다. '혹시 시내지도가 있냐' 물어보니 '그러길래 직원에게 먼저 물어보지'고 답한다. 지도를 얻고 구시가지로 어떻게 가냐고 묻자 만하임은 전쟁때 완전히 파괴돼서 구시가지가 없단다. 유감이라고 하니 중앙시가지는 역을 등지고 5분이란다.
걸어가다 보니 쿤스트할레Mannheim Kunsthalle가 나온다. 2유로에 들어가보니 명화들이 셀수없다. 막스베크만 오토딕스가 독일인이라 그런지 독일전역에서 이들작품은 쉽게 찾아볼수 있는것 같다. 마네 모네도 유럽 어디에나 널려있는것 같다. 한 전시실의 중앙에는 마네의 '막시밀리안 황제의 처형'이 걸려있다. 런던 내셔널갤러리와 다른 그림이지만, 이런 대작이?! 이 작은 도시 미술관에 이게 다 진품들일까 했는데 뭉크 등 여러 작품를 대여하는걸로 봐서 진품인것도 같다. 만하임은 단순히 중공업, 산업이 발전한 도시인 줄 알았는데, 대단한 도시였구만. 헌데 근대미술관은 2유로에 이정도인데 현대미술관은 왜 십몇유로씩 받는지 의문이네.
만하임 쿤스트할레를 나와 중앙 탑에 갔다가 다시 역으로 돌아와 칼스루헤로 이동했다. 기차역에 칼스루헤궁전에서 초상화전을 한다고 붙어있다. 방문자센터에 궁전에 가는법을 묻고 4트램을 타고 마크트플라츠에 내려서 궁전에 갔는데 비때문에 사진찍기도 힘들고 해서 전면만 보고 그냥 S4를 타고 중앙역으로 돌아왔다. 다시 하이델베르크로 갔다.
하이델베르크 철학자의 길Philosophenweg에 올랐는데 나무때문에 마을이 반밖에 안보이고 다리도 안보인다. 올라올때 봤던 샛길에서 더 잘보일것 같아 내려가는데 다 주택뿐이다. 중간에 아시아인 한명이 카메라를 들고 올라온다. 다시 윗길로 올라가서 사진을 찍다가 더 높은 곳이 있나 올라가려던 차에 아까 아시아인이 내려오면서 위험하단다. 예상치 못한 친절이다.
브뤼케슈트라세에 2020쯤 5트램을 타면 2056 귀가열차를 탈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5트램은 2016 2046에 있었다. 하는수없이 23트램을 타고 에스반호프 남서역에 내렸다. 여기에 열차가 설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내가 바보였다. 여긴 에스반호프잖아. 또한번 자괴감과 허탈함으로 벤치에 앉아서 기다리는데 옆에 앉은 남자애가 잘생겼네. 컴퓨터로 뭔가를 작성하는 것 같은데 볼수는 없었지만 훈훈했다. 향기도 좋았다. 가끔씩 배고프다거나 뭥미 하는 제스쳐를 취했는데 원래 그러는지 일부러 그런건지 귀여웠다.
2100에 와야할 에스반에 5분째 연착되었다. 대신 이상하게 만하임행 RE가 멀찌감치 섰다. 남자애 1 여자애 1이 뛰길래 나도 뛰었다. 하지만 아무리 버튼을 눌러도 문이 열리지 않았다. 뒤에 따라오던 내 옆에 앉아있던 남자애 2가 기관사에게 뭐라뭐라 하자 문을 열어줬다.
하이델베르크역 화장실은 50센트이다. 아줌마에게 2유로, 1유로, 20센트짜리밖에 없다고 하자 그냥 들어가란다. 참 이상한게 여기는 돈내고 받는 서비스는 기분나쁘게 하는데 생각지도 못한데서 일반인들이 눈물날것 같은 친절을 베풀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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