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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150915 독일 뒤셀도르프 - K20, 쿤스트할레, 쿤스트팔라스트

네다 2016. 3. 1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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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915 비-맑음

독일 뒤셀도르프

 

아침부터 비가 내린다. 낮되면 쨍쨍 맑을거 뻔히 아는데 내가 밖에 다닐때만 이런다.

 

걸어서 K21에 갔는데 0955이다 예상했듯이 밖에서 기다리라고 한다. 이런경우 이탈리아에서는 안에 일단 들어오라고 한다. 프랑스에서는 손님이랑 수다떠느라 예정보다 더 늦게 연다. 독일 및 북유럽에서는 예정시각까지 문을 걸어잠그고 못들어오게 한다. 1000에 입장했다. 뒤셀도르프카드르 파냐고 물었더니 안판단다. 그냥 일반을 샀더니 10.00. 사고 나서 아차 콤비티켓을 안샀구나 생각났다. 다행히 나갈때 바꿔주었다. 

 

어떤 작가가 암실에서 거미를 2년동안 키우면서 거미줄 만든것을 작품으로 내놨다. 의미는 사람이 결국 혼자 살수는 없고 사회적 웹 속에서 살아간다는 것이다. 글쎄. 그리고 그 거미줄을 바탕으로 미술관 천장에 거대한 그물을 설치했다. 그 안에 베개도 널어놨다. 특수복장을 입고 올라가는 체험을 해볼수 있는데 나는 안해봤다. 

 

또 다른 작가는 소설 데드풀을 소재로 방을 꾸몄는데 의자에 앉아서 소리를 듣거나 소원엽서를 쓰거나 이것저것 체험해볼수 있었다. 하지만 음산한 분위기때문에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 

 

다른 전시관은 폭력과 성에 대한 것 같다. 5개의 작은 방들이 붙어있는데 각방에는 파괴되거나 이상하게 변형된 작품이 가운데 있고 벽에는 사진 콜라쥬들이 붙어있다. 한방에는 무지막지하게 파괴된 인형의 집이 있다. 집안의 벽들에 이슬람 무장단체와 테러와의 전쟁 군인 사진들이 붙어있다. 콜라쥬는 외설적린 사진들 사이에 폭력적으로 살해된 시체들 사진을 끼워넣었다. 불에 타거나, 목만 남거나, 찌그러지거나, 황산때문에 가슴이 뚫린 시체등 어디서 구했는지 비위가 좋은 작가였다. 외설적인 사진보다도 그런것들이 더 호기심을 자극했다. 

 

K20 미술관 가는 셔틀을 물었더니 대문에서 기다리면 10분 있다가 올거란다. 아무리 기다려도 버스는 안보이더니 봉고한대가 문앞에 선다. 뛰쳐나가서 빤히 보다가 아닌가 싶어서 문 옆에 찌그러져 있었다. 잠시후 기사가 나오더니 셔틀 기다리냔다. 나는 반갑게 셔틀에 올라탔다. 큰버스일줄 알았다고 했더니 사람 없어서 이서면 충분하단다. 기사님이 웹을 탔냐고 묻길래 그냥 무서워서 안탔다고 했더니 처음 올라가서 바닥을 보지말고 베개있는 데까지 가서 누우면 몸이 그렇게 편안하다고 한다. 그러면서 "미술관 가기전에 나를 만났어야 돼!" 한다. 나는 아쉽다고 했다. 아저씨가 여행중이냐고 물어서 사정을 설명하고 내일 슈투트가르트로 떠난다고 했다.  

 

K20에 도착해서 콤비티켓을 들고 매표소에서 줄서서 있는데 기사아저씨가 들어오더니 내 표를 훽 낚아들고 직원한테 보여주고 팔찌를 얻어오셔서 채워주셨다. 감사했다. 이상하게 여기는 돈받고 제대로 서비스 받아야할 데서는 못받고 괜한 사람들이 베푸는 친절만 받는다. 후안미로전에는 할아버지할머니와 학생 관람객들이 많았다. 도슨트들이 설명하느라 바빴다. 사진도 못찍는다고 해서 후딱 돌고 윗층으로 갔다. 콜렉션은 위층 한개뿐인것 같다. 관람을 마치고 나오니 언제 비가 왔냐는듯 쨍쨍 맑다.


바로 앞에 있는 쿤스트할레Kunsthalle에 가기 전에 서브웨이에서 점심으로 바베큐립에 메뉴로 파프리카맛 레이를 먹었다. 쿤스트할레와 K미술관들의 작품양은 별 차이가 없는것 같은데 가격은 네배 높다. 공공이 아니라서 그런가. 1층 전시관에 작은 방이 있어서 들어가도 되냐고 했더니 작품들만 건드리지 말란다. 하지만 걸어다니다가 두번이나 발로 찼다. 2층 전시관 한쪽에는 남성용 대리자위기구가 있고 반대편 방에는 손을 꼭 닮은 재질과 모양의 여성용이 있다. 

우반을 타고 쿤스트팔라스트Kunstpalast 쿤스트팔라스트로 이동했다. 툰할레쪽으로 나가야되는데 쿤스트아카데미아 쪽으로 나가서 괜히 또 고생했다. 다시 미술관으로 돌아와서 화장실부터 갔다. 점심때 먹은거에 어제부터 쌓인것까지 합쳐서 거하게 한판하니 시원했다.

 

1층 중앙에 백남준을 전시해놨다. 뒤쪽 전시관을 통해서 루벤스관을 지나고 18-20세기 전시관으로 갔다. 계단을 올라가서 닫힌문을 열고 가는식으로 동선이 복잡하게 돼있었다. 마지막 20세기관을 보고 나오는데 대화하고 계시던 할아버지 직원 두분께서 불러세운다. 중국인인지 한국인인지 묻는다. 확실히 일본인으로는 안보이나보다. 한국인이라고 하자 한 할아버지가 좋아하신다. 다른 할아버지가 데리고 나가시면서 북한이냐 남한이냐 물으신다. 남한이라고, 독재아니고 민주주의라고 말씀드리니 재밌어하신다. 나도 재미있다. 1층 유리공예 전시관을 보면서 유리공예 만드는 영상을 관람하는데 도자기보다 더 힘들어보였다. 우리가 자부심 느끼는 도자기도 유리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가. 


막 나오려고 화장실에 들렀는데 바로 옆 전시관에서 게르하르트리히터와 아이웨이웨이를 찍은 사진을 전시하고 있었다. 들어가려고 하니 시간이 별로 없으니 가방은 문앞에 두고 금방 다녀오란다. 1745라서 거의 문닫을 시간이었다. 바쁘게 보고 나오는데 알차게 본 기분이라서 보람찼다. 

나오자마자 허기 져서 강가 가판대에서 햄빵을 주문하자마자 지난번에 먹었던 슈니첼과 햄이 생각났다. 아, 그 고약한 맛은 다시는 안되지. 치즈빵으로 주세요. 죄송해요. 휴 다행이다. 치즈빵은 엄청 맛있는데 고기들은 다 왜 그 모양일까. 하인리히하이너 알리 버거킹에서 아이스크림을 먹다가 다시 툰할레쪽으로 돌아와서 야경사진을 찍고 숙소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