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916 비-흐림
독일 슈투트가르트
왜 새벽 6시부터 열차를 끊어놨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새벽같이 일어나서 역으로 향했다. 숙소는 밀히호프Milchhof정류장에 가까이 있었는데 구글맵이 자꾸 그 역을 안 가리킨다. 유령역인가. 구식 노선도를 보면 15우반을 타면 밀히호프에 가는줄 알고 있었는데 아니었다.
15우반을 타고 구글에서 말한 다른역에서 내려서 거의 30분을 공동묘지를 걸어내려오면서 욕이 나왔다. 여기를 걸어올라가야 할때면 어떡하나 걱정했다. 구글을 못믿겠지만 이럴때는 또 구글이 맞네, 도대체 종잡을수가 없었다.
그런데 숙소에 거의 당도했을때쯤 밀히호프 정류장이 나왔다. 이게 뭐지, 구글이 말 안해줬는데. 게다가 멀쩡히 우반도 다니고 있었가. 알고봤더니 12우반이 지나가는 것이었다. 내 노선도는 구식이라 그런지 노선도 제대로 안나와있었다. 중앙역에서 노선도 한번만 확인했으면 이런 개고생은 안했을텐데 나는 왜 이모양인지 모르겠다.
숙소에 짐을 놓고 다시 중앙역으로 나와서 방문자센터로 가서 슈투트카드를 샀다. 지난번에 왔을때도 이걸 샀으면 벤츠 포르쉐박물관을 공짜로 봤을텐데.
슈투트가르트 시립미술관Staatsgalerie은 구관 바로 옆에 신관이 있다. 양관을 연결하고 구관을 리모델링 하느라 구름다리로 통과가 아직 안됐다. 밖으로 나와서 구관으로 다시 입장해야했다. 구관 직원들은 별로 표검사도 안하고 놀고있는 듯했다. 구관 2층 18-20세기전부터 보고 신관 1층 특별전, 2층 21세기전을 관람했다. 특별전에는 제프쿤스 막스나우만 등이 있었다.
알테슐로스Alte Schloss의 뷔어템베르크 란데스뮤제움Landesmuseum에 갔다. 1층으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왕실무덤 혹은 시계콜렉션으로 연결되는데 둘다 계단을 다시 타고 지하1층으로 내려가야한다. 이게 무슨 고생인지. 시계콜렉션이라길래 얼마나 대단한 시계를 모셔놨나 했더니 진짜 황금으로 번쩍번쩍하다. 왕실무덤은 음침한 가운데 경비원 한명이 서있는데 관람객도 별로 없을 때에 혼자서 무섭지 않을까 궁금했다. 2층에 뷔어템베르크지역의 역사가 전시되어있는데 네안데르탈인이며 뗀석기며, 책에서 보던 지역에 실제로 왔다는 걸 깨달으니 기분이 좀 묘했다. 마지막 뷔어템베르크 왕국의 왕관과 은식기가 나올때는 탄성이 나왔다. 얘네는 이 시대에 이런걸 만들었구나. 프랑스는 일찍부터 중앙집권이 강해서 파리에 거의 모든게 다 몰려있지만 독일은 아직도 연방제일만큼 각 지역의 문화가 보존되어있고 그것도 아주 잘 발달되어 있다.
발이 터질것 같고 배가 고파서 쾨닉스바우 처트니에서 치킨망고를 먹고 1층 카페에서 라데마키아토를 마셨다.
지도에 나온 쿤스트게보이데에 갔더니 전시는 없고 무슨 음악 관련 이벤트를 한다고 하는데 사람들끼리 둘러앉아서 이야기하는 행사인것 같다. 그림전시는 없냐고 물었더니 지금은 없단다. 하는수 없이 그냥 나왔다.
물을 사서 숙소로 일단 들어갔다. 침대를 정리하고 야경을 보러 나오기 전에 로비에서 핸드폰을 하고있으니 텔레비전에서 분데스리가 중계를 해준다. 프랑크푸르트가 쾰른을 5:2로 꺾었다. 야누자이가 어느새 도르트문트로 갔다. 도르트문트는 얼굴보고 선수 뽑나. 아욱국의 골키퍼가 잘생겼다. 구자철이 한순간 나왔지만 별 활동 없이 하이라이트가 끝났다. 생각해보니 얘네는 매일 저녁 중계로 마르코로이스를 보는것이었다. 부럽다고 해야하나.
야경을 보러 시청으로 나갔다. 근대식 시청건물 2층 연회장 같은 곳에 사람들이 모여서 리셉션같은 것을 하고 있었다. 시청광장을 둘러싼 집들이 색색깔이었다. 신궁전에 가서 사진을 찍고 숙소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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