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파리로 가다

네다 2008. 6. 18. 12:29
728x90

1.

"그런 생각은 행복에 겨워서 아직 철이 덜 든 사람들이나 하는 거예요. 세상이란 그렇게 만만하지 않아요.

어차피 이 세상은 여우와 너구리가 서로 속고 속이는 난장판이에요.

자기가 낸 돈만큼 자기 스스로 즐기는 수밖에 없는 거라구요.

어쩌다 깜빡 속았더라도 마지막에는 고맙다, 잘 놀았다, 그렇게 웃으며 인사하며 살아야 한다구요."

 

2.

"알아요, 간짱. 처음부터 속일 작정으로 시작하는 사랑은 없어요.

언젠가 헤어지는 날이 오면 그때는 서로 원수처럼 노려보겠지요. 서로가 서로에게 속았다고 생각하는 거에요. 그게 남자와 여자에요.

그러나 나는 이제 두 번 다시 그런 비참한 일은 겪고 싶지 않아요.

그러니까 당신과 함께 지내는 이 순간을 진심으로 소중하게 감사하게 생각해요.

마음껏 즐기고 진심으로 감사하면서 당신의 뒷모습에도, 자는 얼굴에도 항상 고맙다고 인사를 해요.

계속 그러다보면 언젠가 헤어질 때는 분명 고맙다고, 잘 놀았다고 말할 수 있을 테니까요."

 

3.

"이제 잊어버려요.

원망은 전부 물에 흘려버려.

지난 일에 끙끙거리며 고민해봤자 한걸음도 앞으로 나갈 수 없어.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남에게 허술하게 당할 만큼 사쿠라이의 인생은 싸구려가 아니잖아?"

 

4.

"내가 사는 방법은 이거야.

현재를 소중하게 여긴다.

미래를 바라지 않는다.

과거에 연연하지 않는다.

내가 있는 지금 이 순간을 손에 움켜쥔 보석처럼 아끼고 사랑한다.

그냥 그것뿐이야."

 

파리로 가다

아사다 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