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조선일보Books] 전쟁의 기억 냉전의 구술

네다 2008. 6. 29. 00:07
728x90

조선일보Books | 박영석 기자 yspark@chosun.com
국가가 전쟁 상처 치유하라
전쟁의 기억 냉전의 구술

김귀옥 등 지음|선인|323쪽|2만3000원
 
냉전시대 두 마리 위대한 '고래'(미·소) 싸움에 등이 터진 '새우'들의 얘기에 책은 주목한다. 한국전쟁·베트남전쟁이 소설·영화·반공드라마의 단골 소재인 반면, 학술적 논의 측면에선 빈약했다는 반성에서 비롯된 것이다. 월남·월북 가족, 상이군인, 베트남 참전용사를 인터뷰해 시대상과 이데올로기를 미시적으로 재현했다.

 

조은 동국대 사회학과 교수는 "월남 가족은 정치색을 띤 조직(이북5도민회)을 통해 의견을 말하고 실향의 기억을 되살리며 반공·반북 이데올로기를 확대하는 반면, 월북자 가족은 커밍 아웃과 침묵하기란 정반대 방식으로 정체성을 드러낸다"고 말한다. '빨갱이 가족'으로 살아가는 이들은 "결혼도 못할 몸" "연좌제에 평생 얽매인 삶" "투명인간"이라고 자기 처지와 분단 현실을 토로한다.

 

윤충로 한성대 전쟁과평화연구소 연구교수는 "베트남 참전군인들의 집단주의·국가주의·발전지상주의는 전체주의 지배의 토양이 될 수 있다"면서도 "전쟁의 상처를 국가·사회가 치유하지 않고 개인의 고통으로 남겨두는 것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