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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140802 헝가리 부다페스트 - 마차시성당 및 부다왕궁

네다 2014. 9. 6. 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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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802 맑음

헝가리 부다페스트

 

원래 0702 비엔나발 기차로 0949 부다페스트에 갔어야 했는데, 일어나보니 0800이었다. 어제 시청필름페스티벌에 갔다와서 너무 피곤했는지. 돈도 날리고 시간도 날리고. 꼬이는 하루의 시작이다. 41유로에 다시 기차표를 끊었다.

 

0948 비엔나 - 1240 부다페스트 켈레티Budapest Keleti

 

기차역에서 나와 호스텔을 찾는데 호스텔이 없다. 몇블럭을 가다가 다시 되돌아와서 뒤지는데도 없다. 순찰하던 경찰까지 붙잡고 물어봐서 같이 찾고, 동네 주민인듯한 사람한테도 호스텔 아냐고 물어보는데 모른단다. 이것이 말로만 듣던 예약사기인가 하고 불안했다. 경찰까지 불렀으니 경찰서에 가야하는 것 아닌가 하고 걱정하고 있는데, 경찰들은 위에서 콜이 떨어졌다면서 나를 놔두고 가버렸다. 하는수 없이 건너편 베스트웨스턴호텔에 가서 벨치프에게 혹시 이 호스텔을 아냐고 물었다. 벨치프가 건너편 건물이 맞으며, 초인종을 눌러야 한다고 알려줬다. 그래서 다시 와서 초인종을 찾아봤더니 거기에 호스텔명이 써져있었다. 어휴. 호스텔이라기보다는 게스트하우스나 민박집이 더 맞는 것 같다. 아무튼 임신한 주인아줌마께서 매우 친절하게 지도를 주시면서 주요 관광지와 자전거 대여점을 설명해주셨다.

 

짐을 풀고 Keleti Palyaudvar 지하철역에 가서 24시간권(1,650포린트)을 끊어서 Deak Ferenc ter역에 도착했다. 이스트반대성당Szent Istvan Bazilika을 가려고 하다가, 내일 국회투어를 해야하는데 혹시 표를 미리 끊을 수 있는지 가서 확인해보려고 트램을 찾았다. 그런데 어디서 몇번 트램을 타야하는지 몰라서 관광안내소에 가서 물었더니 강가까지 나가야 한단다. 결국 Deak Ferenc 거리를 타고 강가로 나가서 Vigado ter에서 2번 트램을 타고 Kossuth Lajos ter가에서 내렸다. 이럴줄 알았으면 그냥 지하철 타고 계속 오는건데. 어휴. 국회의사당에 갔더니 당일 표만 판다고 내일 표는 내일 아침에 와서 사란다. 사람들 많냐고 물어보니 많단다. 어휴. 무슨 일이야.

 

1500 다시 2번 트램을 타고 되돌아와서 Deak Ferenc ter거리에서 부다성까지 가기 위해 16번 버스 정류장을 찾는데 버스정류장을 바로 앞에 두고 역시나 또 헤매느라 한 30분은 걸렸다. 버스를 타야 하는데 계속 트램만 찾고 있었던 탓이다. 어쨌든 겨우 16번버스 타고 Szentharomsag ter 정류장에 내렸다. 성당은 어부의 요새Halaszbastya 속에 있는데, 어부의 요새 탑에는 들어가지 않고 그냥 성당만 보기로 했다.(입장권 1,200포린트) 하늘을 찌르는 흰색 탑과 단정하게 내려앉은 붉은색 기와지붕이 청명한 하늘에 선명하게 대조를 이루면서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준다. 성당의 역사 자체는 아름답지만은 않다. 애초에 고딕성당으로 지어질 예정이었던 이 성당은 완공되기도 전에 왕국을 정복한 오스만투르크인들에 의해 이슬람 양식으로 성격을 급선회한다. 내부도 전통 고딕성당보다는 이민족의 분위기를 가미하여 독특한 인테리어로 마감했는데, 특히 벽에 칠한 갖가지 패턴의 아라베스크 무늬는 슬프게 아름다운 묘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성당을 나오니 생과일주스를 2,000포린트에 사먹었다. 나중에 환율로 계산해봤더니 만원 돈이다. 어휴. 비싼 주스 먹었다. 어부의 요새에서는 다뉴브강 너머로 헝가리 국회의사당이 보인다. 웅장한 모습으로 정확한 대칭을 이루며 강을 면하고 서있다. 밤에 보면 더 멋있을 것 같은데, 밤에 또 올수 있을지 모르겠다. 

 

1800 어부의 요새에서 걸어서 10분이면 부다왕궁인데, 그것 좀 걷기 싫어서 16번 버스를 탔더니 다시 세체니다리Szechenyi Lanchid로 내려가버렸다. 어쩔수 없이 세체니다리를 구경하고 다시 16번을 타고 부다왕궁으로 올라왔다. 부다왕궁을 활용하고 있는 국립미술관과 부다페스트 역사박물관은 1800 종료라서 입장하지 못하고, 그냥 왕궁에서 시내 전경만 보았다. 사보이 유진Savoy Eugene 왕자 동상 앞에는 많은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서서 성벽에 기대 전경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왕궁의 역사는 애처롭다. 벨라Bela 4세가 몽고족의 침입으로부터 도피해서 왕궁을 지은 것이 13세기, 이후 1526년 오스만투르크에 의해 점령당했다. 그러나 오히려 크게 손상된 것은 1686년 기독교 연합군이 다시 왕궁을 회복했을 때였다. 왕궁의 초기 건물인 슈테판탑Stephen's Tower도 손실되었다. 1715년 바로크양식으로 재건하기 시작하였고, 헝가리가 오스트리아 왕위계승전쟁에서 마리아 테레지아Maria Theresa 편을 든 것이 큰 행운이 되어 왕궁 또한 재건 증축에 속도가 붙었다. 다만 여왕은 이 궁전을 사용하지 않았고, 정작 오스트리아-헝가리 황제를 중임하고 왕궁을 방문한 것은 프란츠 요세프Franz Joseph 1세였다. 요세프 1세는 1856, 1857년 부다왕궁을 방문하였고, 19세기말 헝가리 자치정부가 비엔나 호프부르그와의 라이벌까지 노리면서 왕궁의 재건을 추진하였다. 1916년 합스부르크 계열의 마지막 헝가리 왕 까를Charles 4세의 대관식이 열렸고, 1918년 합스부르크 왕가 붕괴 후, 1920년에 독립 헝가리의 새로운 왕 호티Horthy가 즉위하였다. 

 

왕궁의 영화는 계속되지 않았다. 제2차 세계대전시 독일군 오토 스코르체니Otto Scorzeny가 이끄는 특공대는 1944년10월 왕궁을 점령하였고, 헝가리는 독일 지배하에 들어갔다. 독일-헝가리군은 1944년12월부터 1945년2월까지 러시아-루마니아의 부다페스트 점령을 막기위해 치열하게 싸웠다. 18만명의 독일-헝가리군중 추정되기로 99천에서 15만의 사상자가 나왔고, 애초에 50만명 이상이었던 러시아-루마니아 군에서는 8만명의 전사/실종, 24만명의 부상자가 나왔다. 도시는 결국 함락되었다. 낭설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부다성 파괴를 위하여 퇴로에 중무기를 배치해놓았다고 한다. 어쨌든 헝가리 전사상 가장 비극적인 전투라 불리는 부다페스트 공성전으로 부다왕궁은 1686년 수준으로 완전히 허물어졌다. 

 

역으로 복구 또한 신속하게 이루어졌다. Laszlo Gero와 Laslo Zolnay에 의해 지휘된 복구연구는 유럽에서 거의 가장 큰 규모로 실시되었다. 1950년부터 짜여진 계획에 따라 복구는 재빨리 진행되어 대천장Great Rondella과 왕궁예배당 등을 복원하며 1966년 일차로 완료되었다. 1970년대 계속된 재건공사로 북쪽, 서쪽 부분이 복구되었다. 다만 이때 복구된 투르크 양식의 탑들은 원형에 비하지는 못한다. 재건은 2011년까지 계속되었다. 재건된 왕궁은 더이상 왕궁으로 기능하지는 않는다. 헝가리 국립박물관, 부다페스트 역사박물관, 국립도서관으로 활용되고 있는데, 오히려 이런 활용이 더 고맙고 반갑게 느껴진다. 더 이상은 파괴될 일이 없을 것으로 믿는다. 

 

2000 지하철 4호선/또는 트램 19,41,47,49번을 타고 Moricz Zsigmond Koerter 역에서 내려서 Villanyi ut 거리에서 27번 버스를 탄다. 버스는 겔레르트언덕을 꼬불꼬불 올라가서 음식점이 있는 삼거리에서 서는데, 거기서 내려서 10분정도 가벼운 언덕길을 걸어올라가면 요새에 닿는다. 요새에 도착했더니 2000가 되었는데 아직 해가 환하다. 좀 더 밑에서 놀다 올라올걸 하고 후회가 됐지만 그냥 앉아서 도시에 불켜지는 것을 감상했다. 2100이 지나면서 모든 건물에 불이 켜졌다. 부다지역의 왕궁이 암흑의 탄광에 떨어진 보석같이 빛난다. 건너편에서는 국회의사당이 웅장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고, 상가거리가 늦게까지 집에 가지 않는 손님들을 대접하느라 바쁘다.

 

밤이 어두워졌기에 다시 27번을 타고 내려와 Moricz Zsigmond Koerer 역에서 49번 트램으로 갈아탔다. 49번 트램은 사바사 다리Szabadsag hid를 건넌다. 녹색 구조물로 된 다리에는 전등불이 환하게 올라가 밤거리에 아름답게 빛난다. 나는 41번 트램을 타고 세체니 다리로 가서 다시 강을 따라 걸으면서 국회의사당의 야경을 감상했다. 수십개의 가로등이 강물을 비추고 간간히 차들이 속력을 높여 지나갔지만, 적막처럼 흐르는 강을 사이에 두고 오직 국회의사당과 나만이 있었다. 불빛이 너무 밝아 열기가 나는 느낌이었고, 얼굴이 붉어지는 느낌이었다. 취한 느낌이었다.


Locomotive Light Hostel

Baross ter 2, 1082 Hungary, +36309547851

부다페스트 켈레티역 정면을 등지고 큰 5거리에서 11시방향 블럭 첫번째 건물이다. 건물에 간판이 없다. 슈퍼 오른쪽에 초인종을 보면 2층에 호스텔명이 써져있다. 

마챠시 성당Matyas Templom
Szentharomsag ter 2, 1014 Hungary, +3613555657 / 버스 16번 Szentharomsag ter 정류장
http://www.matyas-templom.hu/eng/index1.html

부다왕궁Budavari Palota
Szent Gyoergy ter 2, 1014 Hungary, +36204397325 / 버스 16번 Disz ter 정류장
http://budacastlebudapest.com/

겔레르트언덕 요새Gellert Hegy Citadella
Citadella Setany 1, 1118 Hungary버스 27번 Busulo Juhasz(Citadella) 정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