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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150914 독일 에센, 아헨, 쾰른

네다 2016. 3. 1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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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914 맑음-비-맑음

독일 에센 아헨 쾰른

 

0930 기상. 에센에 도착하니 1100이다. 아침 일찍 나왔더라면 더 많이 돌아다녔을텐데 점점 게을러지는게 문제다. 

 

독일인들의 말투는 직설적이다. 좋게 말하면 거침없이 꾸밈이 없는 것이고 나쁘게 말하면 교양을 모르고 예의가 없다. 벤라트궁전에서 독일어가이드를 받지 않겠다고 하니 Then you will get no chance to get inside. 이런다. 영국인이었으면 highly restricted to라고 했을 것이다. 가이드 안받으면 하자라도 있는듯이 너한텐 안내줘, 이런 뉘앙스이다. 오늘 레드닷박물관에 가서 박물관 열었냐고 물어보니까 It is never open on Mondays. 관장이 지시받고 월요일날 문 열어봐야 저런 소리 못할텐데. 여기도 다 샛길이 있고 차선책이 있는 동네인거 뻔히 아는데 꼭 저런 식으로 말해서 사람 기분을 상하게 한다. 


그런가 하면 일반인들은 이상하리만치 친절하고 유쾌하다. 오늘 두벨벡오스트에서 두벨벡에 가려고 길을 헤매고 있는데 어떤 할아버지가 어디가냐고 묻는다. 내가 두벨벡 간다고 하자 여기가 두벨벡이라고 한다. 나는 두벨벡 오스트 말고 그냥 두벨벡 간다고 했는데 못알아 들으셨는지 뒤따라 오던 다른 할아버지를 잡아세우신다. 한참 두벨벡 촐퍼라인 설명하니 새로운 할아버지가 아하 이길로 쭉 따라가서 길건너지 말고 도르트문트행 기차를 타란다. 진짜 딱 그대로였다. 일반인과 관광지에서 만나는 사람들간 차이가 이렇게 큰건 또 처음봤다. 

 

아침에 에센Essen 시내를 돌았다. 신고전주의 성냥갑 건물들을 보니 기분이 째졌다. 가능하면 이런 동네에서 살고싶다. 독일 갈레리라 백화점은 육중하다. 돌로 된 견고한 성 같다. 파리 라파예트나 쁘렝땅이 화려하게 치장하고 여기와서 돈을 쓰면 넌 공주가 될거야, 유혹하는 반면, 독일 갈레리아나 칼슈타트는 아무리 돈을 써도 내가 한없이 왜소해져서 돈을 별로 쓰고 싶지 않게 만든다. 아무리 돈을 써봐라 니가 이 건물 끄트머리라도 살수 있나 이런 느낌이다. 돈을 엄청 절약할수 있을것 같은 외관이다. 


에센 라트하우스 갈레리아에 들어와 있는 상점들은 임대료를 얼마나 내는지 궁금하다. 우리도 공공기관에 매점 말고 아예 상가를 유치하면 어떨까. 


아헨 대성당Cathedral, 시청사Rathaus Aachen. 아헨으로 가는길에 비가 뿌리다말다 한다. 이번에도 비가 오려나 걱정했는데 막상 내리니 다행히 쨍쨍 맑다. 버스를 탈까 했는데 늦게 와서 지도를 보며 찾아갔더니 의외로 금방 나온다. 지난번에도 갈때는 금방 갔던가. 오랜만에 위용을 보니 반갑다. 사진을 찍으려면 기부금 1유로를 내라는건 알고 있었는데 이제는 할아버지가 아예 지키고 앉아서 돈 받고 팔찌표를 건네주신다. 그런데 살펴보니 핸드폰으로 찍는 다른 사람들은 가만히 두고 나만 지금 디카로 찍는다고 걷어가신다. 내가 어수룩해보인가. 아니면 디카로 찍으면 다 걷으시는가. 이건 차별이라 하기도 그렇고 기분 나빠야할지 말아야할지 모르겠다. 


성당을 나와 뒤쪽 시청사 사이 마당으로 가니 탄성이 절로 나왔다. 시청사는 중세왕의 성을 생각나게 한다. 샤를마뉴공국의 왕궁이다. 마당을 사이에 두고 공권력과 교권이 치열하게 대결하고 있다. 웅장함으로는 시청이 우위인데 실질적인 권력은 어찌됐을지 모른다. 


야코비코닉스프로메나드를 찾아가다가 이슬람 동네 어드메쯤에서 비를 만나 관두고 다시 역으로 돌아왔다. 


열차시각표를 보니 쾰른 가는 기차가 있어서 쾰른 대성당이나 다시 들르자 하고 탔다. 가는중에 생각해보니 일몰쯤이면 메세에 내려서 야경을 보는게 더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기차가 메세에 가던가. 하필이면 메세는 또 쾰른을 지나야 한다. 쾰른에서 내려야할지 판단이 안섰다. 내려서 다음기차든 에스반이든 타는것이 안전할수도 있다. 하지만 이 기차도 편하게 메세에 가는걸수도 있는데 괜한 무리수를 두는게 아닐까. 결국 쾰른에서 내려서 시각표를 봤는데 메세에 가는것이었다. 젠장. 하지만 다음 기차인 부퍼탈행 열차를 타고 메세에 도착했다. 


메세역에서 강변까지도 한참되었다. 걸어가는데 계속 노을이 타고있어서 내 속도 탔다. 강변에 도착했는데 아직 대성당에 불을 안켰다. 불켤때까지 기다렸다. 2030에 성당에 불이 들어왔는데 아, 너무 아름답다. 왜 이렇게 아름다운거야. 실물보다 사진이 더 나은것 같다. 그런면에서 런던은 사진보다 실물이 훨씬 나은데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