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면 방화 사건 전말기 - 욥기 43장
이기호
현대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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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공부가 끝나면 한 명 한 명씩 따로 담임목사와 신앙 상담 같은 것을 한 모양인데, 그때마다 목사가 자꾸 자기 이야기를 꺼낸다는 거예요. 언니한테는 일주일 동안 무슨 일 없었냐고 짧게 묻고... 자기는 뭐가 힘들었다, 자기는 두 명의 아버지로부터 눈치보면서 살고 있는 기분이다, 한 명은 하늘에 계시고, 다른 한 명은 이 건물에 와 계신다, 자기는 목사라는 직분이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다... 그런 말들을 계속 주저리주저리 꺼낸다는 거예요. 이게 뭘 뜻하는지 아시겠어요?
푸념은 무슨... 염병, 한과 공장 다니는 피곤한 애 엄마한테 목사가 왜 푸녕을 늘어놔요? 뭐 푸념이 화투장이에요? 목사가 신도한테 화투 치자는 거예요?
다 수작인 거죠, 수작. 딱 보면 몰라요? 나 아프다, 나 안쓰러운 놈이다, 나 인생이 괴롭고 불쌍한 사람이다, 꼐속 자기 좀 봐달라고, 자기 좀 어떻게 해달라고 졸라대는 거죠. 아니, 씨발. 목사가 아프고 인생이 괴로우면 하나님한테 부탁을 해야지, 왜 그러지 않아도 삶이 팍팍한 우리 언니한테 신앙 간증을 하냐구요? 씨발, 뭐 우리 언니가 정신과 의사야? 뭐 뭐, 성모 마리아야? 하여간... 한국 남자들은 그게 기본 코스라구요. 목사나 아이스크림집 사장이나, 모델하우스 실장이나, 덮치기 직전에 하는 예비 수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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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사실 목사도 넓게 보면 사장 아니겠습니까? 이게 다 먹고살려고 하는 일이잖아요. 교회도 신도 수 따라서 권리금도 다르고, 이윤도 다르고... 뭐, 그냥 커피숍이나 다를 바 없는 거죠. 말이 나왔으니까 하는 말이지만, 거 신도시 같은 곳에 택지 개발하면 누가 가장 먼저 덤벼드는지 아십니까? 목사들이에요, 목사들. 거기 종교부지 분양받으려고, 아주 난리를 치세요. 거 웬만한 투기꾼들 머리 위에서 노신다니깐요. 기도를 많이 해서 그런가, 감도 좋고... 그렇게 싸게 분양받아서 몇 년 잘 운영하다가 비싸게 되팔고, 다시 다른 신도시 찾아 떠나고... 이 양반들이 무슨 모세 같아. 계속 젖과 꿀이 흐르는 땅만 찾아서 떠나고 또 떠나고... 난 그래서 신학대학교에 무슨 부동산 투자 심화 과정이 있는 줄 알았다니깐요. 하나님께 꼭 분양받을 수 있도록 기도드리는 전문 강의 같은 거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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