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시 이런 시 이상 내가 그다지 사랑하던 그대여 내 한평생 그대를 잊을 수 없소이다 내 차례에 못 올 사랑인줄은 알면서도 나 혼자는 꾸준히 생각하리라. 자 그러면 내내 어여쁘소서 감상 2014.06.17
환장 환장 김용택 그대랑 나랑 단풍 물든 고운 단풍나무 아래 앉아 놀다가 한줄기 바람에 날려 흐르는 물에 떨어져 멀리멀리 흘러가버리든가. 그대랑 나랑 단풍 물든 고운 단풍나무 아래 오래오래 앉아 놀다가 산에 잎 다 지고 나면 늦가을 햇살 받아 바삭 바삭 바스라지든가. 그도 저도 아니.. 감상 2014.06.17
편지 편지 김남조 그대만큼 사랑스러운 사람을 본 일이 없다. 그대만큼 나를 외롭게 한 이도 없었다. 이 생각을 하면 내가 꼭 울게 된다. 그대만큼 나를 정직하게 해준 이가 없었다. 내 안을 비추는 그대는 제일로 영롱한 거울, 그대의 깊이를 다 지나가면 글썽이는 눈매의 내가 있다. 나의 시작.. 감상 2014.06.17
짝사랑 짝사랑 이남일 어쩌다 내 이름을 불러 준 그 목소리를 나는 문득 사랑하였다. 그 몸짓 하나에 들뜬 꿈 속 더딘 밤을 새우고 그 미소만으로 환상의 미래를 떠돌다 그 향기가 내 곁을 스치며 사랑한다고 말했을 때 나는 그만 햇살처럼 부서지고 말았다. 감상 2014.06.17
춘몽 춘몽 김용택 꾸벅 졸다가 뚝 뜬 눈에 피어 있는 너는 어둔 밤을 지샌 꿈이요 다시 감은 두 눈에 들어온 한 낮을 지낸 꿈이요 내가 다시 잠들어 너를 잊어도 너는 내게 흰 꿈이로다 꽃은 꿈이요 깜빡 속은 게 꽃이라 감상 2014.06.17
저녁과의 연애 저녁과의 연애 강영은 저녁의 표정 속에 피 색깔이 다른 감정이 피었다 진다 보라 연보라 흰색으로 빛깔을 이동시키는 브룬스팰지어자스민처럼 그럴 때 저녁은 고독과 가장 닮은 표정을 짓는 것이어서 팔다리가 서먹해지고 이목구비가 피었다는 사실을 잠시 잊는다 여럿이 걸어가도 저.. 감상 2014.06.17
오늘 밤 나는 쓸 수 있다 오늘 밤 나는 쓸 수 있다 파블로 네루다 오늘 밤 나는 쓸 수 있다 제일 슬픈 구절들을. 예컨데 이렇게 쓴다 - "밤은 별들 총총하고 별들은 푸르고 멀리서 떨고 있다" 밤바람은 공중에서 선회하며 노래한다. 오늘 밤 나는 제일 슬픈 구절들을 쓸 수 있다. 나는 그녀를 사랑했고 그녀도 때로는.. 감상 2014.06.17
5월 5월 장석남 아는가, 찬밥에 말아먹는 사랑을 치한처럼 봄이 오고 봄의 상처인 꽃과 꽃의 흉터로 남는 열매 앵두나무가 지난날의 기억을 더듬어 ... 앵두꽃잎을 내밀 듯 세월의 흉터인 우리들 요즘 근황은 사랑을 물말아먹고 헛간처럼 일어서 서툰 봄볕을 받는다 감상 2014.06.17
그가 남몰래 울던 밤을 기억하라 그가 남몰래 울던 밤을 기억하라 김경주 아마 그는 그 밤에 아무도 몰래 울곤 했을 것이다 어느 시인은 세상에 어느 누구도 울지 않는 밤은 없다고 말했지만 세상은 이제 그가 조용히 울던 그 밤을 기억하려 한다 어둠 속에서 조용히 흐느껴본 자들은 안다 자신이 지금 울면서 배웅하고 .. 감상 2014.06.17
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 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 고정희 길을 가다가 불현듯 가슴에 잉잉하게 차오르는 사람 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 목을 길게 뽑고 두 눈을 깊에 뜨고 저 가슴 밑바닥에 고여 있는 저음으로 첼로를 켜며 비장한 밤의 첼로를 켜며 두 팔 가득 넘치는 외로움 너머로 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 감상 2014.0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