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자루 빗자루 윤동주 요오리 조리 베면 저고리 되고 이이렇게 베면 큰 총 되지. 누나하고 나하고 가위로 종이 쏠았더니 어머니가 빗자루 들고 누나 하나 나 하나 엉덩이를 때렸소 방바닥이 어지럽다고 아아니 아니 고놈의 빗자루가 방바닥 쓸기 싫으니 그랬지 그랬어 괘씸하여 벽장 속에 감췄.. 감상 2014.03.28
풍경 풍경 윤동주 봄바람을 등진 초록빛 바다 쏟아질듯 쏟아질듯 위태롭다. 잔주름 치마폭의 두둥실거리는 물결은, 오스라질듯 한끝 경쾌롭다. 마스트 끝에 붉은 기ㅅ발이 여인의 머리칼처럼 나부낀다. 이 생생한 풍경을 앞세우며 뒤세우며 외-ㄴ하루 거닐고 싶다. - 우중충한 오월(五月)하늘 .. 감상 2014.03.24
사랑스런 추억 사랑스런 추억 윤동주 봄이 오던 아침, 서울 어느 쪼그만 정거장에서 희망과 사랑처럼 기차를 기다려, 나를 플랫포옴에서 간신히 그림자를 떨어뜨리고, 담배를 피웠다. 내 그림자는 담배 연기 그림자를 날리고 비둘기 한 체가 부끄러울 것도 없이 나래 속을 속,속 해빛에 비춰 날았다. 기.. 감상 2014.03.24
비 오는 밤 비 오는 밤 윤동주 솨! 철썩! 파도소리 문살에 부서져 잠 살포시 꿈이 흩어진다. 작은 한날 검은 고래 떼처럼 설레어, 달랠 아무런 재주도 없다. 불을 밝혀 잠옷을 정성스레 여미는 삼경 념원(念願). 동경의 땅 강남에 또 홍수질 것만 싶어 바다의 향수보다 더 호젓해진다. 감상 2014.03.24
우리의 삶은 하나의 약속이다 우리의 삶은 하나의 약속이다 용혜원 우리들의 삶은 하나의 약속이다. 장난기어린 꼬마아이들의 새끼손가락을 거는 놀음이 아니라 진실이라는 다리를 만들고 싶은 것이다. 설혹 아픔일지라도 멀리 바라보고만 있어야 할지라도 작은 풀에도 꽃은 피고 강물은 흘러야만 하듯 지켜야 하는 .. 감상 2014.03.24
바닷가에 대하여 바닷가에 대하여 정호승 누구나 바닷가 하나씩은 자기만의 바닷가가 있는 게 좋다. 누구나 바닷가 하나씩은 언제나 찾아갈 수 있는 자기만의 바닷가가 있는 게 좋다. 잠자는 지구의 고요한 숨소리를 듣고 싶을 때 지구 위를 걸어가는 새들의 작은 발소리를 듣고 싶을 때 새들과 함께 수평.. 감상 2014.03.24
강물 강물 정호승 그대로 두어라 흐르는 것이 물이다. 사람의 용서도 용서함도 구하지 말고 청춘도 청춘의 돌무덤도 돌아보지 말고 그대로 두어라 흐르는 것이 길이다. 흐느끼는 푸른 댓잎 하나 날카로운 붉은 난초잎 하나 강의 중심을 향해 흘러가면 그 뿐 그동안 강물을 가로막고 있었던 것.. 감상 2014.03.24
귀천 귀천歸天 천상병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감상 2014.03.24
다시 다시 박노해 희망찬 사람은 그 자신이 희망이다 길 찾는 사람은 그 자신이 새 길이다 참 좋은 사람은 그 자신이 이미 좋은 세상이다 사람 속에 들어있다 사람에서 시작된다 다시 사람만이 희망이다. 감상 2014.0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