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447

뉴턴의 아틀리에

뉴턴의 아틀리에 김상욱, 유지원 민음사 70 '농담'의 희생자 루드비크는 자신의 유머가 오해되어 일어난 잘못을 바로잡고 싶었다. 쉽게 말해서 복수를 원했다. 하지만 결국 깨닫는다. "모든 것은 잊히고, 고쳐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무엇을 고친다는 일은 망각이 담당할 것이다. 그 누구도 이미 저질러진 잘못을 고치지 못하겠지만 모든 잘못이 잊힐 것이다." 유머는 사람들 사이의 차이가 야기하는 불편을 호감으로 바꾼다. 하지만 유머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 차이는 오히려 증폭된다. 보테로의 비만을 오해하고 지방을 모두 제거하면 세포는 제 기능을 할 수 없어 죽고 만다. 부적절한 유머를 구사하여 유머가 오히려 상대를 무장시킬 때, 잘못이 잊히길 기다리는 것 이외에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루드비크의 적절한 ..

독서 2021.02.27

우리가 간신히 희망할 수 있는 것

우리가 간신히 희망할 수 있는 것 김영민 사회평론 143 하지만 공맹자는 묵자에게 서늘하게 대답한다. "귀신(귀와 신)은 없다." 그러고는 한술 더 떠 이렇게 말한다. "그럼에도 군자는 반드시 제사와 예를 공부해야 한다." 아니, 이게 무슨 말인가. 귀신이 없다는 주장도 황당한데, 귀신이 정녕 없다면 제사나 예식은 도대체 왜 필요하단 말인가? 그래서 묵자는 대꾸한다. "귀신이 없다면서 제사와 예를 공부하는 것, 이것은 손님이 없는데 손님 맞는 예를 공부하는 것과 같다. 이것은 물고기가 없는데 그물을 만드는 것과 같다." 자식이 고시에 합격하기를 기원하는 마음에서 추운 겨울에도 매일 새벽에 치성을 드리러 가거나 기도를 드리러 가는 사람들이 있다...."그래도 새벽기도는 계속하는 게 좋을 거에요. 신이야 있..

독서 2021.02.27

책, 이게 뭐라고(장강명 산문집)

책, 이게 뭐라고(장강명 산문집) 장강명 아르테 34 이제는 한국의 출판업이 사실상 '셀럽 비즈니스'가 된 게 아닌가 싶다. 셀러브리티가 쓴 책이 잘 팔린다. 아니, 셀러브리티가 쓴 책만 잘 팔린다. 아예 처음부터 셀러브리티를 섭외해서 책을 만든다. 실제로 원고를 쓰는 거야 다른 사람이 얼마든지 해줄 수 있따. 셀러브리티이기만 하다면 반려견도 만화 캐릭터도 책을 낼 수 있다. 나는 한편으로 그런 현실이 못마땅하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알쓸신잡'에서 연락이 오기를 고대하는 마음이기도 했다. 나중에 월터 아이작슨의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팟캐스트에서 다룰 때 앞부분 몇 페이지를 읽다가 쓴 웃음을 짓고 말았다. 이 책 머리말은 다빈치가 미라노 통치자에게 보내는 편지로 시작한다. 다빈치는 미라노의 권력자에게 자..

독서 2021.02.19